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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그래서요?] 입국장 면세점, 여행객 지갑 열게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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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하물 찾는 곳에 입점…여행 내내 짐 들고 다니는 불편 해소

구매 품목·한도 제한적이라는 지적에 정부 "구매 한도 상향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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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국제공항 제1 터미널에 들어선 입국장 면세점. 사진=유은정 기자


하루에도 수많은 제품들이 쏟아지고 갖가지 서비스가 등장합니다. 정부 정책도 연일 발표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문제는 소비자와 국민들을 겨냥한 이들 제품과 서비스, 정책이 정말 유용하고 의미가 있는 것인지 정확히 가려내기란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세계파이낸스는 기존 사용 후기식 제품 비교에서 벗어나 제3자 입장에서 냉정하게 분석하고 평가해보는 새로운 형태의 리뷰 시리즈를 연재합니다. 수동적인 입장이 아니라 보다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입장의 [그래서요?] 시리즈를 통해 제품·서비스·정책의 실효성과 문제점 등을 심층 진단합니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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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국제공항 제1 터미널 입국장 면세점을 알리는 표지판.사진=유은정 기자


[세계파이낸스=유은정 기자] 지난달 31일 인천국제공항에 국내 첫 입국장 면세점이 문을 열었습니다. 입국장 면세점이란 귀국 시 이용할 수 있도록 입국장에 마련된 면세점을 뜻합니다.

그간 국내에서는 출국장 면세점만 운영되다가 이번에 인천국제공항에서 입국장 면세점 3곳이 문을 열면서 새롭게 운영되고 있습니다. 정부는 6개월간 시범 운영과 평가를 거쳐 전국 주요 공항 등에 입국장 면세점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발표했습니다.

입국장 면세점이 오픈한 지 열흘 만인 지난 6일 인천국제공항 제1 터미널에 들어선 입국장 면세점을 직접 방문해 봤습니다.

무겁고 깨지기 쉬운 주류 구매 고객 많아…귀국 후 여유 있게 쇼핑 가능

인천국제공항의 입국장 면세점의 경우 제1 터미널에 에스엠면세점이 2곳(190㎡ )을, 제2 터미널에선 엔타스듀티프리가 1곳(326㎡)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날 오후 제1 터미널에서 입국 심사를 받은 뒤 수하물 찾는 곳으로 나오자 '입국장 면세점'을 알리는 표지판이 곳곳에 설치돼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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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국제공항 제1 터미널에 들어선 입국장 면세점. 수하물 찾는 곳에 위치해 있다. 사진=유은정 기자


수하물 찾는 곳을 가기 위해 입국 심사대에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려오자 캐리어를 운반하는 컨베이어밸트 뒤편에 입국장 면세점이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입국 심사 후 입국장으로 가는 사이에 설치돼 있기 때문에 이용객들이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습니다.

입국장 면세점은 기존의 출국장 면세점과 크게 달라보이지 않았습니다. 다만 출국장 면세점이 여러 매장을 운영해 다양한 제품을 판매하는 것과 달리 비교적 매장 크기와 판매 품목도 제한적이었습니다.

입국장 면세점에서 취급하는 품목은 술과 향수, 화장품, 기념품 등 10개입니다. 담배와 검역이 필요한 과일이나 축산가공품 등은 판매하지 않습니다.

실제로 이날 입국장 면세점에서 이용객들이 구매하는 품목을 살펴보니 술이 많았습니다. 무게가 나가고 깨지기 쉬운 양주, 와인 등 주류의 경우 귀국 후 입국장 면세점에서 사면 여행 내내 들고 다니는 불편을 줄일 수 있습니다.

양주를 구매한 이용객 A씨는 "여행 내내 무거운 술을 들고 다닐 엄두가 나지 않아 구매하지 않았었는데, 입국하면서도 살 수 있어서 불편을 덜었다"고 말했습니다.

출국하기 전보다 여유롭게 쇼핑을 즐길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혔습니다.

이용객 B씨는 "출국할 때는 새벽 시간에 비행기를 타서 면세점 쇼핑을 할 수 없었다"며 "들어올 때에는 면세점이 열려있어서 여유 있게 쇼핑할 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이곳에는 주류 외에도 △ 설화수, 오휘 등 화장품 △ 프라엘 등 가전기기 △ 비타민 △ 전자담배 △ 초콜릿 등 기념품 등을 취급하고 있습니다.

구매 한도 600달러에 그쳐…담배·고가 제품 팔지 않아

입국장 면세점에선 일반 담배는 없지만 전자담배는 판매하고 있습니다. 일반 담배는 입국장 면세점 구매 허용 시 '되팔기' 우려로 판매 목록에서 제외됐습니다. 아이코스, 릴 등 전자담배 기기는 전자 제품으로 분류되면서 판매되고 있습니다.

출국장 면세점과 달리 입국장 면세점에선 일반 담배가 판매하지 않으면서 이에 불만을 털어놓는 이용객들이 눈에 띄었습니다.

이날 한 이용객은 면세점 직원에게 연초 담배는 판매하지 않는다는 설명을 듣고 "면세점에서 주로 담배를 사는데, 왜 팔지 않느냐"고 따졌습니다.

현재 입국장 면세점에서 구매할 수 있는 품목과 한도가 제한돼 불편을 주고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구매 한도가 600달러이기 때문에 600달러를 넘기는 고가 명품 등은 판매되지 않습니다. 화장품도 아직 중저가의 국산 제품이 대부분입니다.

이날도 한 여성 여행객이 외국 브랜드 제품 사진을 모바일로 점원에게 보여주면서 찾았지만 입점되지 않다는 설명을 듣고 구매하지 못한 채 발길을 돌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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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국장 면세점 면세 한도를 알리는 설명문. 사진=유은정 기자


한편 원래 면세점의 구매 한도는 3000달러였으나 입국장 면세점 600달러가 더해지면서 현재 총한도는 3600달러로 확대됐습니다. 면세 한도는 기존과 같이 600달러입니다.

정부에서는 면세점 구매 한도를 늘려달라는 의견이 지속적으로 제기되면서 구매 한도를 3600달러에서 상향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입니다. 면세 한도도 600달러에서 추가로 올리는 방향을 논의 중입니다.

정부는 이달 안에 상향 조정 폭을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을 통해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viayou@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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