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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야당 인사들 文 ‘김원봉 언급’에 “北 비위 맞춘다”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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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이 현충일 추념사에서 북한 정권에서 훈장을 받은 김원봉을 치켜세운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공산주의 침략세력의 요직 인물을 수많은 (6.25) 전사자 영혼들 앞에서 치켜세웠다”며 “호국보훈의 달 행사를 북한 정권 비위 맞추기에 동원했다”고 비판을 이어갔다.

세계일보

문재인 대통령이 6일 오전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제64회 현충일 추념사를 하고 있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9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문 대통령이) 김일성의 훈장까지 받은 인물의 이름을 감히 현충일 추념사에 올렸다”며 “이 나라를 지키다 돌아가신 분들이 얼마나 원통하고 분하겠느냐”고 질타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6일 현충일 추념사에서 “광복군에는 무정부주의 세력 한국청년전지공작대에 이어 약산 김원봉 선생이 이끌던 조선의용대가 편입돼 마침내 민족의 독립운동역량을 집결했다”며 국군의 뿌리에 김원봉이 있다고 언급했다. 북한 정권 수립에 기여한 김원봉은 6.25 전쟁 중 조국 해방전쟁에 앞장섰다는 이유로 김일성으로부터 최고 상훈 중 하나인 노력훈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나 원내대표는 청와대가 지난 4일 천안함·연평해전 유가족들에게 문 대통령 내외와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내외가 손을 맞잡은 사진을 담긴 책자를 나눠준 것에 대해서는 “범행 희생자의 유가족들에게 범죄자와 찍은 사진을 보여준 것이나 다름없다”며 “그분들께마저도 북한 정권과의 친분을 과시하고 싶었느냐”고 꼬집었다.

한국당 윤상현 의원도 이날 SNS에 “좌파는 우리의 훌륭한 독립운동가와 민족주의자들을 친일파로 낙인찍어 공격해왔다. 일생의 한 부분만으로 그들의 삶 전체를 규정하는 식이었다”며 “김원봉에 대해서만은 그의 일생 전체의 공과 과를 보자고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문재인 대통령이 김원봉의 공은 크게 보고 과는 작게 보면서 독립운동가와 민족지도자들의 과는 크게 보고 공은 작게 보는 역사인식에 동의할 수 없다. 공정하지도 않고 정의롭지도 않기 때문”이라고 했다.

세계일보

문재인 대통령이 6일 오전 국립서울현충원 위패봉안관에서 고 성복환 일병의 위패에 유가족인 부인 김차희 씨와 헌화한 후 묵념하고 있다.


바른미래당 지상욱 의원은 지난 8일 SNS에 “이번 추념사는 고도로 기획된 김원봉 독립유공자 서훈 수여를 위한 제2차 작전의 시작”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 3·1절 100주년 기념식 당시 보훈처의 “서훈 검토한 적 없다”는 말에 “오창석 보훈혁신위원이 ‘시간이 촉박해서 3·1절에 하지 못했다. 심사 기준을 고쳐서라도 8·15 광복절이나 11·17 순국선열의 날에 수여하려는 것이 보훈처의 입장’이라 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주류세력 교체와 국가 정체성의 재정립 작업이 ‘보훈정책’을 통해 시도되고 있음을 알아야 할 것”이라며 “대통령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항일독립운동 관련 단체들이 대대적인 ‘조선의열단 창단 100주년 기념사업’과 함께 ‘김원봉 서명운동’을 전개하는 것이 바로 단적인 예”라고 했다. ‘조선의열단 창단 100주년 기념사업 추진위원회’는 오는 27일 서울 여의도 광복회관에서 기념사업 발족식을 연다.

김원봉은 일제강점기에 의열단을 조직해 항일무장투쟁 앞장섰다. 광복 후 1948년 월북했으며 북한 공산당 중앙위원회 중앙위원,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부위원장 등을 거쳤다. 1958년 연안파 사건으로 김일성에게 숙청됐다.

곽은산 기자 silve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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