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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8 (일)

'강서 PC방 살인' 김성수 동생 무죄, 왜?…法 "혐의 충분히 증명되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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法 "검찰 제출 자료만으로 동생 혐의 입증 안 돼"

"CCTV영상, 동생이 범행 도왔다고 확실하게 볼 수 없어"

"김성수 진술·거짓말 탐지기 조사 신빙성 인정하기 어려워"

이데일리

강서구 PC방 살인사건 피의자 김성수(30)가 치료감호소로 이동하기 위해 지난해 10월 22일 오전 서울 양천구 양천경찰서를 나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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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손의연 기자] 법원이 ‘강서 PC방 살인사건’ 김성수에게 징역 30년형을 내리며 공동폭행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동생 김모(28)씨에게는 무죄를 선고했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동생이 왜 무죄를 받냐. 살인 공범은 아니더라도 폭행 혐의는 인정받아야 하지 않느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法, “동생 김씨, 형사 형법상 범죄라고 볼 여지 없어” 무죄

‘강서 PC방 살인사건’이 일어난 후 동생의 공범 인정 여부는 가장 큰 논란 중 하나였다. 앞서 동생을 살인 공범으로 봐야 한다는 여론과 달리 검찰은 공동 폭행 혐의를 적용해 기소했다.

일단 1심 재판부는 동생 김씨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 11부 이환승 부장판사는 “검찰이 제출한 증거만으로 동생 김씨가 김성수와 공동으로 폭행을 저질렀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충분히 증명되지 않았다”며 무죄 선고 이유를 밝혔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법영상분석연구소 등 전문기관의 CCTV영상 분석 결과를 볼 때 동생 김씨가 폭행을 도왔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또한 그에게 피해자를 폭행할 만한 충분한 동기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려울 뿐더러 김성수의 돌발적인 가해행위를 예상하거나 폭행에 동참할 의사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게 재판부의 판단이다.

또한 김성수의 진술에 대한 신뢰도 측면에서 유죄를 선고하기 어려웠다고 봤다. 재판부는 김성수가 조사 과정에서 동생이 범행을 도왔다고 진술했다가 다시 동생이 싸움을 말리려고 한 거 같다고 말을 바꾼 것에 대해 김성수의 주관적 평가가 개입돼 신빙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더욱이 경찰이 실시한 거짓말 탐지기 조사 결과에 대해서도 대상자가 일정한 심리상태를 유지해야 하는 등 조건을 제대로 충족하지 않았다며 확실한 증거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유족 측 “동생도 살인공범”…불붙은 논란

김성수는 지난해 10월 14일 서울 강서구의 한 PC방에서 아르바이트생 신모(21)씨를 주먹으로 폭행하고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김성수는 사건 당시 피해자에게 흉기를 수십차례 휘둘렀다. 피해자는 이후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과다출혈로 결국 숨을 거뒀다.

동생 김씨는 이 자리에 함께 있었다. 사건이 벌어진 이후 수사가 진행되면서 동생의 범행 가담 여부도 논란이 됐다.

사건 발생 한 달여가 흐른 지난해 11월 15일 피해자의 유족은 기자회견을 열고 “김성수의 동생에게도 살인죄 공범으로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며 논란이 더 불붙었다.

이 자리에서 김호인 변호사는 동생 김씨의 행동에 대해 살인죄 공범 혐의를 적용할 수 있다며 법적 근거를 설명했다. 김 변호사는 “김성수가 흉기를 휘두르기 시작한 순간이 범행이 시작되는 시점이다. 공범이 범행에 가담해 범행이 이뤄진 경우 형법 상 공범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또 김 변호사는 “김성수가 오른손으로 피해자를 때린 후 둘이 5~6초 정도 엉켜 있는데 김성수의 동생 김씨는 피해자 뒤에서 두 팔로 피해자의 허리를 감았다”며 “이때부터 7초 동안 김성수는 피해자의 얼굴과 목을 흉기로 찌르는 움직임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둘 사이에 사전 공모가 없더라도 동생 김씨는 10차례가 넘게 흉기로 찔리면 피해자가 사망에 이를 수 있음을 충분히 예견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4일 선고가 끝난 후 피해자 유족 측 김 변호사는 “동생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는 소식을 듣고 김성수에 대한 형량도 적을 걸로 예상했다”라며 “차분히 입장을 정리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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