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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최저임금에 경제계 목소리 반영?...고개 드는 '속도조절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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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충남 당진시 한 편의점에서 점주가 출입문에 '알바 문의 사절'이라는 문구를 붙인채 상품을 운반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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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도 최저임금 인상 속도가 느려질 것이라는 전망이 고개를 들고 있다. 최근 2년 동안 최저임금 인상률이 29%를 기록해 고용·노동 현장에서 부작용이 심화했다는 우려가 확산하면서다. 경제계는 최저임금 인상 폭을 결정하는 최저임금위원회에 사용자 측의 의견이 반영될 것을 기대하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지난 24일 내년도 최저임금을 결정할 최저임금위원회 중 일부 위원을 새로 위촉했다. 공익위원·사용자위원·근로자위원 각 9명씩 총 27명으로 구성되는 최저임금위에서 공익위원 8명과 사용자위원 2명, 근로자위원 1명 등 11명이 바뀌었다. 공익위원은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캐스팅보트 역할을 한다. 공익위원 9명 중 당연직인 고용부 국장급 1명을 제외한 8명이 새로운 인물로 바뀌며 사실상 전원 교체됐다.

경제계에서는 새 공익위원 중 권순원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신자은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경제학 교수·노민선 중소기업연구원 연구위원 등 3명이 최저임금 인상 속도를 조절할 의견을 내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권 교수는 최저임금의 ‘지역별 차등적용’을 주장하는 등 보수·중립 성향의 학자라는 평가가 나온다. 노 연구위원은 중소기업의 견해를 반영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 경제단체 관계자는 “위원 구성을 보면 지난해보다 비교적 중립적 인사가 포함된 만큼 최저임금 인상 폭이 예년보다는 낮을 것으로 보인다”며 “문재인 대통령도 ‘1만원 공약에 얽매일 필요 없다’고 발언하는 등 속도조절 분위기가 반영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망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관계자도 “(새로 위촉된) 위원들이 언론에 한 발언이나 다양한 토론회에서 한 말들을 종합해보면 지난해 공익위원들보다는 경제계 견해가 투영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 2년 동안 30% 가까이 오른 최저임금에 대한 부작용을 내년 최저임금 심의 때 고려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최저임금 인상 속도조절론에 무게를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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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대 최저임금위원회 공익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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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최저임금위원회가 내년도 최저임금을 결정할 때 정부에 강력한 신호를 전해야 한다는 견해도 나왔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경영학부 교수는 “최근에 와서야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이 부작용을 야기했다는 점에 대해 진지하고 본격적인 논의가 시작된 것 같다”며 “그동안은 최저임금 인상이 마치 성역처럼 변해 경제를 정치로 풀어가는 모습이 자주 관찰됐지만 올해 최저임금위원회는 최저임금 인상 부작용에 대한 명확한 신호를 정부에 전달해 부작용을 해소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부작용이 저소득층의 고용·임금 양 측면에서 모두 관측됐다는 점도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 속도조절론에 힘을 더한다. 26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하위 10% 1분위 가구 월평균 소득은 80만3000원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3만8000원(-4.5%) 줄었다.

저소득층의 고용불안도 이어졌다. 지난 21일 고용노동부가 개최한 ‘최저임금 영향 분석 토론회’에서 노용진 서울과기대 경영학과 교수는 “다수의 기업에서 고용 감소가 발견되고 있으며 고용 감소와 근로시간 감소가 동시에 나타나는 기업도 상당수 존재했다”고 말했다.

성태윤 연세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최저임금에 직접 영향을 받는 저소측층은 고용에서 탈락해 소득 통계에서 빠지고, 고소득층은 경제불황으로 소득이 줄어 지난 2년 간 최저임금 인상으로 임금불평등이 줄어든 것 같은 착시효과가 나타나고 있지만 실질적인 소득불평등은 오히려 심화했다”며 “소득주도성장에 대한 정부의 궤도수정이 불가피해 보인다”고 분석했다.

최저임금위원회는 오는 30일 첫 전원회의를 열고 최저임금위 위원장을 정할 예정이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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