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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최종구·이재웅 '설전' 봉합되나…“혁신의 그늘도 포용” 공감(재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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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최종구(왼쪽) 금융위원장과 이재웅 쏘카 대표 (사진=노진환, 김유성 기자)


[이데일리 박종오 기자] 최종구 금융위원장과 이재웅 쏘카 대표의 설전(舌戰)이 하루 만에 봉합될 전망이다. 둘 다 산업 혁신에 따른 피해자를 정부와 기업이 도와야 한다는 데 뜻을 같이한 것이다.

최종구 위원장은 23일 서울 중구 을지로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코리아 핀테크 위크 2019’ 개막 기조연설을 통해 “혁신의 빛 반대편에 생긴 그늘을 함께 살피는 것이 혁신에 대한 지원 못지않게 중요한 일”이라고 말했다.

최 위원장이 전날 승차 공유 서비스인 ‘타다’에 반대하는 택시 업계는 물론 정부를 함께 비판한 이재웅 쏘카 대표를 향해 “이기적이고 무례하다”고 비판한 데 이어 다시 설전의 포문을 연 것이다.

그는 “디지털 전환과 혁신의 과정에서 일자리를 잃거나 소외되는 분에 대한 존중과 배려, 그분들의 사회적 충격을 관리하고 연착륙을 돕는 것도 혁신 지원만큼 중요한 일”이라며 “정부는 혁신과 포용의 균형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또 “한 사회의 발전은 혁신에서 시작되지만 사회 구성원에 대한 충분한 안전장치가 함께 마련돼야 비로소 사회 전체의 번영으로 귀결된다”면서 “혁신의 궁극적인 목표는 사회 전체의 후생을 높이는 것임을 항상 유념하고 노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 위원장은 개막식 이후 기자들과 만나서는 “(이 대표를 비판한 것은) 제가 생각해 오던바”라며 해당 발언이 청와대와 교감한 것이라거나 내년 총선 출마를 위한 것이라는 일각의 추측을 일축했다. 그는 이 대표가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갑자기 이분은 왜 이러시는 걸까요? 출마하시려나?”라는 글을 올린 것을 두고도 “그런 식으로 비아냥거릴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최 위원장은 “정부는 민간 사업자의 혁신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지만, 피해받는 계층도 잘 돌보는 것도 정부의 큰 역할”이라며 “혁신 사업자도 사회적 갈등이 최소화되도록 좀 더 책임 있는 자세로 노력해 주었으면 하는 뜻에서 말씀드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재웅 대표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좋은 말”이라는 글을 올리며 최 위원장 견해에 공감했다. 이 대표는 “지금까지 제가 언론 등에 주장하던 이야기를 잘 정리해주셨다”며 “주무 부처 장관도 아닌데 제 주장을 관심 있게 잘 읽어봐 주셔서 고맙다”고 했다.

다만 그는 “혁신에 승자와 패자는 없다”면서 “혁신은 우리 사회 전체가 승자가 되는 것이고 그 과정에서 피해자가 있을 뿐”이라며 일부 이견을 보이기도 했다. 최 위원장이 이날 기조연설에서 “혁신의 승자들이 패자를 이끌고 함께 걸을 수 있길 바란다”고 촉구한 것을 반박하는 다른 해석을 제시한 것이다.

이번 설전은 최 위원장의 돌발 발언이 발단이 됐다.

최 위원장은 전날 청년 전·월세 대출 협약식 참석 후 기자들과 만나 “내가 사실 이 말을 하고 싶었다”며 “혁신 사업자가 택시 사업자에 거친 언사를 하는 것은 너무 이기적이고 무례한 언사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 대표가 그동안 언론 인터뷰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밝힌 견해를 정면으로 비판한 것이다.

최 위원장은 “(이 대표 발언은) 결국 ‘나는 달려가는데 왜 못 따라오느냐’라는 상당히 무례하고 거친 의미”라며 “혁신 사업자들이 오만하게 행동한다면 사회 전반적인 혁신 동력을 약화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혁신으로 뒤처지는 계층을 어떻게 보호할 것이냐가 정부로선 중요하고 어려운 과제”라며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데 그 합의를 아직 이뤄내지 못했다고 해서 경제 정책의 책임자를 향해 ‘혁신 의지 부족’ 운운하는 비난을 멈추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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