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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날, 같은 거리인데 요금은 두배 차이...항공 닮은 프랑스 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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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로 보는 철도요금]

파리→ 특실요금 1인당 28유로

돌아올 때는 두배 넘는 61유로

프랑스 철도요금, 항공권과 유사

일찍 끊고, 승객 적으면 값 내려

아예 일반 고속열차보다 훨씬 싼

저비용 고속철 OUIGO도 도입 운영

국내, 매표시기 상관없이 고정요금

"유연요금제 도입 관련 논의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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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Oui는 프랑스 고속열차의 새 이름이다. [강갑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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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5유로 vs 61유로'


회사원 김 모(40) 씨는 최근 프랑스 파리 출장 기간에 일행 3명과 함께 업무차 파리 북부에 있는 도시인 릴까지 고속열차인 'TGV InOui(떼제베 이누이)'를 타고 다녀왔다.

특실을 이용한 김씨 일행이 파리 북역의 매표소에서 지불한 열차 요금은 1인당 28.5유로였다. 우리 돈으로 3만 7900원가량이다. 그런데 역 구내에 있는 열차표 자동발매기에서 확인해보니 같은 구간의 요금이 38유로(약 5만 600원)로 표시됐다.

김 씨는 동일한 구간의 요금이 이렇게 차이 나는 것이 의아스러웠다. 그런데 더 큰 차이는 당일 오후에 릴에서 파리 북역으로 돌아오는 열차 요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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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 파리~릴을 왕복했지만 요금은 두배 넘게 차이가 났다. [강갑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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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역에서 끊은 InOui의 특실 가격은 무려 61유로(약 8만 1200원)였다. 같은 날, 같은 구간을 오가는 동일한 기차표인데 2배 넘게 차이가 난 것이었다.

이처럼 프랑스의 열차 요금이 동일 구간, 동일 좌석에서도 다양한 것은 바로 항공권 발매시스템과 유사한 방식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예매 일시와 매표 상황 등에 따라 요금이 계속 바뀐다.

항공권과 마찬가지로 일찌감치 표를 예매하면 정상가보다 훨씬 싸게 표를 살 수 있다. 반대로 갑작스러운 출장이나 용무로 인해 출발 당일 역에서 표를 구매하면 가장 비싼 돈을 내야만 한다.

이러한 '유연요금제'를 잘만 활용하면 같은 구간이라도 상당히 저렴한 가격에 기차를 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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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에서 운영 중인 저비용 고속철인 OUIGO. 가격이 InOui의 3분 1 수준이다. [강갑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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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프랑스에는 아예 그 자체로 요금이 더 싼 저비용 고속열차도 있다. 'OUIGO(위고)' 란 이름의 이 저비용 고속열차는 InOui보다 통상 3분의 1 수준의 저렴한 가격에 표를 살 수 있다.

다만 특실이 없고, 의자 간격이 좁고, 정차역이 많으며, 기본 수하물 외의 짐에는 별도로 요금이 부과되는 등 몇 가지 제약요건은 있다. 우리나라의 저비용항공사(LCC)와 유사하다.

하지만 짐이 많지 않고, 시간만 맞는다면 훨씬 싼 가격에 여행이 가능하다는 게 장점이다.

반면 우리나라는 상황이 전혀 다르다. 요금이 사실상 고정돼 있다. 동일 구간에선 언제 표를 사느냐에 관계없이 같은 요금을 내야 한다. 미리 예매를 하거나, 당일 기차역에서 표를 사거나 요금이 다 같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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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UIGO의 실내. 열차 간격이 좁고, 의자 재질도 일반 고속열차에 비해 수준이 떨어진다. [강갑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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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레일에서 특정 시간대에 일괄적으로 10% 내지 15%를 할인해주거나, 경로 우대 등 몇 가지할인제도를 운용하는 게 있을 뿐이다.

사실 코레일에서도 한때 프랑스 같은 유연요금제 도입을 검토한 바가 있다고 한다. 하지만 정부의 반대와 승객 반발 우려 등으로 인해 추진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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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레일은 특정 시간대의 열차에 대해 일괄적인 할인을 해주고 있다. [앱화면 캡처]




철도는 공공재라는 개념이 강해 매표 시기에 상관없이 요금을 동일하게 받아야 한다는 주장이 강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프랑스 사례처럼 유연요금제가 잘만 정착된다면 보다 저렴하게 여행을 할 수 있는 길이 열릴 가능성도 있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유연요금제 도입에 대한 깊이 있는 논의와 의견 수렴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강갑생 기자 kksk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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