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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정부 "ILO 협약 비준" 무소불위 노조 권력에 날개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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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해고·실직자의 노조 가입 허용 등 국제노동기구(ILO)의 핵심 협약 3건을 비준하는 절차를 밟겠다고 22일 발표했다. ILO 협약대로 법·제도가 바뀌면 해고된 사람과 실직자, 시민단체 등 기업과 무관한 사람도 그 기업 노조에 가입할 수 있게 된다. 법외노조 판정을 받은 전교조가 합법화되고, 불법 파업·비리로 해고된 사람들도 노조에 다시 가입해 더한 투쟁을 벌일 수 있게 된다. 어렵게 확립한 '무노동 무임금' 원칙도 무너진다. 기업이 노조 일만 하는 전임자에게도 월급을 지급해야 한다. 국·과장 등 일부 관리직을 제외한 5급 이상 공무원도 노조원이 될 수 있게 된다. 무소불위 노조 권력이 날개까지 달게 되는 것이다.

ILO 핵심 협약 비준은 장기적으로 검토해야 할 문제다. 최근 EU가 'FTA 노동 조항 위반'을 통상 문제화하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그러나 나라마다 처한 사정이 다른데 국제협약이라고 무작정 비준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기업 내부에 노조가 있는 우리와 달리 유럽은 노조가 기업 외부에 있다. 유럽에선 해고자·실업자의 노조 가입이 이상할 게 없지만 우리는 기존 노사 관계의 토대가 완전히 흔들리는 것이다. 노조 전임자 임금 지급은 외국에선 그런 관행 자체가 없다. 우리와는 토대 자체가 다른 것이다. ILO 협약을 비준하려면 이 토대부터 합리적으로 바꿔야 한다. 정부는 그런 노력을 했나.

ILO 협약을 비준한 대부분의 나라가 노조 파업 때 대체 근로를 전면 금지하지 않는데 우리만 전면 금지를 한다. 미국·영국·일본은 대체근로 금지 규정 자체가 없다. 노조가 사용자를 압박하기 위해 고소·고발을 남용하는 사용자의 '부당노동행위 형사 처벌'도 삭제하거나 최소한 노조에도 동일한 의무를 지워야 한다. 툭하면 사업장을 점거해 기물을 파손하고 영업을 방해하는 사업장 내 쟁의 행위도 금지해야 한다. 미국과 유럽 국가들이 그렇게 한다. 2년으로 규정된 단체 협약 유효 기간도 프랑스(5년), 일본(3년)처럼 늘려야 한다. 미국·독일은 아예 규정을 두지 않고 노사 자율에 맡기고 있다.-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