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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톤 2시간 벽 돌파, 2032년 한반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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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마라톤 2시간 벽까지 99초

2032년 5월 깨질 확률 10% 추산

남북공동올림픽 성사땐 기대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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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2년 서울이나 평양에서 마라톤 2시간 벽이 무너진다? 그런 재밌는 상상을 해볼 수 있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지난해 세계 남자마라톤 기록이 2시간1분대로 진입하면서 2시간 벽 돌파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케냐의 엘리우드 킵초게(Eliud Kipchoge)는 2018년 9월6일 베를린마라톤에서 2시간1분39초를 기록하면서 세계기록을 78초나 단축한 것이 계기였다. 2시간 벽까지는 이제 단 99초만 남았다. 킵초게는 사실 2시간0분대까지 주파한 경험도 있다. 2017년 5월 나이키의 2시간 벽 깨기 프로젝트 브레이킹2(Breaking2)의 일환으로 이탈리아 몬자(Monza)에서 달린 마라톤에서 2시간25초를 기록했다. 페이스 메이커들의 도움을 받은 것이어서 공식 기록으로 인정받지는 못했지만 2시간 벽 돌파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부풀린 이벤트였다. 킵초게는 지난 4월 열린 런던마라톤에서도 2시간2분37초라는 역대 2위 기록으로 우승을 차지하며 건재를 과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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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마라톤 2시간 벽은 언제 깨질 수 있으며,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지난 수십년 간의 마라톤대회 기록을 토대로 통계분석 기법을 활용해 2시간 벽 돌파 시점과 확률을 예측해 본 결과가 나왔다. 오스트레일리아 모나시대 경제학부의 사이먼 앤거스(Simon D Angus) 교수는 지난 2월 공개 과학저널 `스포츠와 운동 의과학'(Medicine and Science of Sports and Exercise)에 발표한 연구논문에서 1950년 이후 세계 마라톤 기록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마라톤 2시간 벽 돌파는 적어도 2032년 5월까지는 기다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 앤거스 교수에 따르면, 2018년 킵초게가 세계 신기록을 세웠을 때 자신의 분석법으로 본 기록 경신 확률은 25%였다. 그러나 당시 2시간 벽 돌파 확률은 2%로 매우 희박했다. 앤거스는 2032년에는 이 확률이 10%로 높아져 어느 정도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확률을 25%로 올려서 보면 2054년까지 기다려야 한다.

그가 예측한 2032년은 정부가 북한과 함께 남북 공동으로 하계올림픽 개최를 추진하려는 해다. 지난해 남북 정상이 원칙적인 합의를 봤다. 남북공동 올림픽은 국제올림위원회에서도 대회 홍보를 하는 데 좋은 소재여서 호의적이다. 만약 서울-평양 올림픽 유치가 성사된다면 서울이나 평양이 마라톤 대기록 역사의 산실이 될지도 모를 일이다.

물론 조건이 좋지는 않다. 우선 올림픽에 앞서 봄에 열리는 파리, 런던, 로마, 보스턴 마라톤에서 기록이 깨지지 않아야 기회가 온다. 계절 특성상 올림픽이 한여름에 열리면 신기록이 나오기도 쉽지 않다. 1950년대 이후 신기록이 8월에 작성된 적은 딱 한 번이다. 올림픽에서 마라톤 신기록이 나온 것도 2번밖에 없다. 2000년대 들어선 9월에 열리는 베를린마라톤에서 신기록이 쏟아지고 있다. 이런 사정들을 고려하면 가능성은 더 낮아질 듯도 하지만 추정은 어디까지나 추정일 뿐이다. 확률이 높든 낮든 기록은 언제든지 깨질 수 있다. 2014년 스페인의 한 연구팀이 뉴욕마라톤대회 참가들을 대상으로 분석한 바에 따르면 마라톤에 가장 좋은 나이는 남자 27세, 여자 29세다. 그러나 킵초게가 세계 신기록을 작성한 건 33세였다. 35세인 올해도 2시간2분대에 완주했다.

앤거스 교수는 그동안의 기록 단축 흐름을 토대로 남자마라톤의 기록 한계치도 예측했다. 똑같은 10% 확률 조건에서 최대치는 1시간58분5초였다. 이는 1991년에 생리학적 분석을 토대로 산출한 마라톤 기록 한계치와 불과 7초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 수치다. 당시 운동생리학자 마이클 조이너는 경기력을 좌우하는 3대 요소(최대산소섭취량, 젖산역치, 경제적 달리기)의 생리학적 최대치를 계산한 결과, 인간의 마라톤 기록 한계는 1시간57분58초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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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마라톤 120분 벽=여자마라톤 130분 벽

남자마라톤의 2시간 벽에 해당하는 여자마라톤의 목표 기록은 어떻게 될까?

앤거스 교수가 계산한 여자마라톤 기록의 한계치는 2시간5분31초다. 이는 2003년 4월 영국 폴라 래드클리프(Paula Radcliffe)가 런던마라톤에서 세운 세계 기록 2시간15분25초보다 10분이나 빠른 기록이다.

남자의 기록 한계치 1시간58분5초와 2시간의 차이를 백분율로 계산하면 1.62%다. 이를 여자 한계기록에 적용하면 2시간7분33초가 남자의 2시간 벽에 해당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앤거스 교수는 "이런 이유로 남자마라톤의 2시간 벽은 대략 여자마라톤의 2시간10분 벽과 같다"고 말했다. 이를 분 단위로 표현하면 남자 마라톤의 120분 벽은 여자마라톤의 130분 벽과 같다. 앤거스 교수는 여자 기록은 2003년 이후 16년째 깨지지 않고 있는 반면 같은 기간 남자 기록은 7번이나 경신됐다고 덧붙였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곽노필의 미래창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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