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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8 (수)

"자석이 철가루 빨아들이듯"···전기로 火발전 미세먼지 제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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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세관 기자] [기계연, 미세먼지 1/10줄이는 장치 개발···60개 화력발전소, 韓 미세먼지 14%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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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력발전소에 설치될 EME 원리/사진제공=한국기계연구원


화력발전소 굴뚝에서 배출되는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의 양을 기존대비 10분의 1로 줄이는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오염입자에 전기를 걸어 한곳으로 모이게 한 후 제거하는 방식이다. 자석으로 철가루를 빨아들이는 것과 같은 효과를 활용했다. 이르면 올해 말 상용화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연구진 미세먼진 1/10 줄이는 EME 개발= 한국기계연구원(기계연)은 21일 김용진 환경시스템연구본부 책임연구원이 두산중공업과 함께 화력발전소에서 배출되는 미세먼지를 기존 대비 10분의 1 수준으로 제거하는 '고효율 정전 습분제거기(EME: Electronic Mist Eliminator)'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 등 화력발전소에서 배출되는 오염물질 입자에 전기를 걸어 한 곳으로 모이게 해 제거하는 원리를 적용했다.

우리나라 화력발전소에 공기오염 저감 장치가 없는 건 아니다. 굴뚝으로 배출되기 전 탈황설비(FGD: Flue Gas Desulfurization) 상부의 습분제거기(ME: Mist Elimainator)가 오염물질 입자를 강하게 회전시키는 원심력을 적용해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를 잡는 역할을 한다. 지그재그로 돼 있는 파이프를 따라 오염물질이 충돌하면서 에어컨 필터에 먼지가 붙듯 제거되는 방식이다.

그러나 지름 20㎛(마이크로미터, 1m의 100만분의 1) 이하의 작은 입자에 효과적이지 못했다. 입자의 지름이 10㎛ 이하인 미세먼지와 2.5㎛ 이하인 초미세먼지 저감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었다.

이에 따라 음의 성격을 갖는 이온(전하를 띤 입자)을 흩뿌려 오염물질이 음의성질을 갖게한 후 양의 성질로 대전시킨 집진판에 달라붙게 하는 EME를 개발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마치 철가루가 자석에 달라붙게 하듯 미세먼지·초미세먼지를 집핀판에 달라붙게 한 후 한꺼번에 제거할 수 있어 보다 효과적이다.

실제 기계연 연구팀이 두산중공업과 함께 화력발전소에 적용할 수 있는 실물크기 모듈의 파일럿(Pilot) EME를 창원공장에 설치해 열흘 간 연속운영을 한 결과 미세먼지는 평균 91.1%가, 초미세먼지는 89%가 기존대비 제거됐다. 미세먼지의 양도 세제곱미터 당 0.5㎎까지 제거됐다. 현재 정부에서 허용 중인 화력발전소의 미세먼제 배출 허용 기준은 세제곱미터 당 5㎎이다.

◇60개 화력발전소, 韓 미세먼지 14% 영향···EME 이르면 올해말 상용화= 현재 60여개인 국내 화력발전소에 EME가 모두 설치될 경우 미세먼지 저감에 상당한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계연은 기대했다. 우리나라 미세먼지 총량에 화력발전소가 미치는 영향은 최대 14%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정부는 2022년까지 2014년대비 미세먼지 배출량을 30%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한 종합대책을 시행 중이다. 화력발전소의 경우 2026년까지 배출되는 미세먼지를 입방미터당 5㎎ 이하까지 제거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발전소 가동이 정지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최근 석탄화력발전소들이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 노후된 ME를 교체를 시도 중이기도 하다.

EME는 이르면 올해 말 상용화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며, 200~300억원 수준인 기존 ME 대비 크기는 3분의1, 가격은 절반 이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업체들의 관련 국내 진출이 추진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EME가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계연은 기대했다.

김용진 기계연 책임연구원은 "EME는 기존 석탄화력 발전소의 미세먼지 배출농도를 LNG(액화천연가스) 수준으로 청정하게 하는 세계적인 환경장치 기술"이라며 "대용량 발전소 환경개선은 물론 중소 일반 산업용으로도 활용해 국내 미세먼지 저감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세관 기자 s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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