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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금융권 화두는 디지털…10년前 은행과 비교해 면접 대비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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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지난 18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19 서울머니쇼 `금융권 취업성공론 시중은행 편`에 참석한 취업준비생들이 은행 인사 담당자의 강연을 경청하고 있다. [이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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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을 전공하고 시중은행 취업을 준비 중인데, 갑자기 디지털 역량을 강화하라니 뭘 준비해야 할지 막막합니다. 컴퓨터 학원이라도 다녀야 하는 건가요?"

지난 17~18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이틀간 열린 2019 서울머니쇼 '금융권 취업성공론' 세미나는 이런 고충을 토로하는 10대·20대 취업준비생으로 붐볐다. 최근 금융권이 디지털·혁신, 글로벌 진출, 소비자 보호 강화, 생산적·포용적 금융 등을 주제로 크고 작은 변화를 겪으면서, 이런 화두가 신입 직원 채용에도 직접 영향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신한은행은 현재 진행 중인 상반기 채용부터는 일반 행원 채용 과정에서도 '디지털 역량 평가'를 새롭게 도입한다고 밝힌 바 있다.

취업난 속에서 '신의 직장'의 좁은 문을 뚫고 미래 금융 전문가를 꿈꾸며 머니쇼 현장을 찾은 취준생을 위해 금융 공기업과 주요 시중은행 인사부 담당자들은 '꿀팁'을 아낌없이 공개했다. IBK기업은행·예금보험공사·한국주택금융공사와 신한·우리·NH농협은행 등 각기 다른 조직문화를 가진 기관이지만 인사부 담당자들이 보는 '함께 일하고 싶은 후배 직원'의 요건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채용에서도 가장 큰 화두는 디지털이었다. 은행권 인사 담당자들은 "전공자 수준의 전문 지식을 요구하는 것은 아니다"며 "금융 디지털화에 대한 관심과 고민을 드러내라"고 조언했다. 강무진 우리은행 차장은 "은행의 달라진 영업 방식에 관해 고민해보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디지털화된 은행이 앞으로 어떻게 영업해야 하는지, 그러기 위해서 지원자는 어떤 마음가짐을 가질 것인지에 대해 생각을 정리해두라"며 "10~20년 전 은행 영업 방식과 지금의 영업 방식을 비교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귀띔했다.

신한은행은 디지털 역량은 곧 논리력 평가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왕석 신한은행 과장은 "올해부터 직무 적합도 면접에서 지원 분야를 막론하고 디지털 역량을 검증한다"면서도 "컴퓨터를 잘 다루거나 코딩을 할 수 있는지와는 무관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 평가는 많은 정보 속에서 필요한 내용을 얼마나 잘 찾아내는지, 논리적 사고를 잘할 수 있는지 보기 위한 것"이라며 "혹시 지원자가 디지털 지식에 문외한이더라도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설명했다.

디지털에 대한 걱정을 한시름 덜었더라도, 막상 자기소개서를 쓰려니 막막할 수도 있다. 특히 전 금융권이 지원자 개인정보와 학력·전공·외국어 점수 등을 언급하지 못하게 하는 '블라인드 채용'을 도입해 "내 장점을 어떻게 내세워야 하는지" 어려워하는 지원자가 적지 않다. 대신 '직무 능력'을 강조하는 추세이지만 적잖은 학생이 "직무 경험이 없다"고 토로한다.

그렇다면 자기소개서 입력 창을 잠시 끄고, 지원하는 기관·은행 홈페이지에 먼저 들어가보면 어떨까. 남성우 예금보험공사 책임역은 "회사마다 인재상을 바탕으로 채용 절차를 설계했기 때문에 이를 숙지해두면 서류 작성이나 면접 답변 때 도움이 된다"며 "인재상과 회사 설립 목적을 바탕으로 질문 의도를 파악하고 답변하라"고 조언했다. 남 책임역은 또 "지난해 신입 합격자 39명에게 물어보니 대부분 면접 스터디를 했다고 한다"며 "필기시험 이후에는 일정이 촉박하니 틈틈이 준비하고, 제한 시간 안에 의견을 정리해 발표하는 연습도 해두라는 조언도 전해왔다"고 말했다.

직무 능력에 대해선 반드시 직장이나 인턴 경험을 써야 하는 것은 아니다. 남 책임역은 "봉사, 동아리, 학회 활동이나 심지어는 일반적인 학교 수업 중에 발견한 본인의 강점을 어필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강 차장은 "준비된 마음으로 직무 맞춤형 자소서를 준비하라"며 "자소서 50여 개를 복사해다 붙여 쓴 지원자와 은행에서 어떤 일을 하는지, 지원하는 은행이 최근 어떤 점을 강조하는지 알고 쓴 지원자는 차이가 난다"고 강조했다.

필기와 면접 전형은 항상 어려운 난도와 새로운 유형에도 대비해야 한다. 김주영 NH농협은행 과장은 "최근 인공지능(AI) 면접 도입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며 "폭넓게 고려하고 준비하라"고 말했다. 또 어렵기로 소문난 필기 전형에 대해선 "지원자들에게도 (너무 어렵다고) 혼이 많이 났다"면서도 "개선하겠지만 변별력을 갖추기 위해 어렵게 낼 수밖에 없는 부분이 있어 앞으로도 마냥 쉽게 출제되진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채준석 한국주택금융공사 차장은 필기 시험에 대해 "대학교에서 열심히 공부했다면 풀 수 있는 정도의 난이도인데, 실제 합격자 중엔 행정·사법고시를 준비했던 지원자가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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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6개 기관에서 모두 강조한 주의점이 있다. 회사명·맞춤법 등 '사소한 실수가 당락을 가른다'는 것이다. 김 과장은 "지원자가 워낙 많다 보니 자소서에 작은 맞춤법 오류라도 있으면 '불성실하다'는 인식을 줘 좋은 평가를 받기 어렵다"고 말했다. 비슷한 시기에 여러 회사 공고가 뜨는 때가 많다 보니 회사명을 틀리는 경우도 왕왕 있다.

IBK기업은행에 지원하면서 'IBK국민은행'으로, 예금보험공사에 지원하면서 '예금보호공사' '예금보험공단' 등 회사명을 잘못 적는 경우가 많다는 지적이 연달아 나왔다. 이승민 IBK기업은행 차장은 "자기소개서에 비속어를 쓰거나 분량이 미달하는 경우가 많다"며 "기업은행의 경우 서류만 제출하면 불성실 기재자를 제외하고 모두 필기시험 기회를 드리기 때문에 기본적인 부분을 놓치지 말라"고 조언했다.

[정주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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