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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6 (월)

“태양활동, 240년 주기 있었다”…고려·조선시대 천문 기록으로 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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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태양 표면에 검게 보이는 부분이 흑점이다. [출처 천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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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이정아 기자] 국내 연구진이 역사서에 기록된 태양흑점과 서리 정보를 연구해 태양의 240년 활동주기를 찾아냈다. 아울러 이러한 태양의 장주기 활동이 과거 기후변화와 밀접한 연관성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양홍진 한국천문연구원 박사가 이끄는 연구진은 고려사와 조선왕조실록에서 흑점에 대한 55군데 기록을 찾아 현재까지 잘 알려진 태양활동의 주기인 약 11년과 60년 이외에도 240년의 장주기가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20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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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사(1151년 3월) 흑점 기록 부분. “해에 흑점이 있는데 크기는 계란만 했다”고 적혀 있다. [출처 천문연]


연구진은 분석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중국 사서에 기록된 흑점 정보도 함께 연구했다.

서양에서 태양흑점 관측은 17세기 이후부터 시작됐기 때문에 현대 천문학계에서는 태양의 240년 장주기 활동에 대해 잘 알려지지 않았다. 반면 한국과 중국은 12세기 이전부터 태양흑점을 관측해 기록으로 남겼다. 특히 고려사와 조선왕조실록에는 흑점의 크기를 다섯 등급으로 나누어 검은 점, 자두, 계란, 복숭아, 배의 크기로 표현했다. 이들 크기는 실제 흑점 활동의 강도를 나타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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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00년간 흑점과 서리 기록 분포. 빨간 점선 막대그래프는 한국의 흑점기록 수, 파란색 막대그래프는 중국의 역대 흑점 기록 수, 막대그래프에 겹쳐진 곡선그래프는 240년 태양의 주기 활동을 나타낸 것. 위쪽의 작은 원은 서리 기록으로 검은색과 흰색 원은 봄과 가을의 서리 관측 날짜. [출처 천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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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진은 태양활동이 기후변화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역사서에 기록된 기상현상 중에서 서리 기록이 온도 변화를 보여줄 수 있는 지표라는 사실도 알아냈다.

연구진은 흑점과 서리 기록를 비교한 결과, 1400년과 1650년 근처에서 무상기간이 급격히 줄어드는 모습도 발견했다. 240년 주기로 태양의 흑점이 많아진 시기에 우리나라의 온도가 급격하게 하락했다는 의미다. 현대과학계는 여러 데이터를 바탕으로 지난 1000년간 기후가 점차 추워졌다고 보고 있는데 역사서의 관측 기록을 통해서도 기후변화가 태양활동에 영향을 받는다는 사실을 유추할 수 있게 됐다.

이번 연구 논문은 기상과 태양-지구 물리 저널(Journal of Atmospheric and Solar-Terrestrial Physics)에 5월호에 게재됐다.

ds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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