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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1 (수)

[사설] 황교안 대표의 ‘민생 대장정’ 이후 선택을 주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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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19일 오전 민생 대장정의 일환으로 찾은 제주시 회천동 쓰레기매립장에서 관계자에게 질문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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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이번 주 수도권 민생 대장정을 끝낸 뒤 어떤 정치적 결정을 내릴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교체된 여야 원내대표들이 국회 정상화를 위한 대화를 시작하는 만큼 제 1 야당 대표의 선택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제안한 청와대 여야 대표회담과 여야정 상설협의체 재개 문제가 형식과 범위를 놓고 힘겨루기 양상을 보여온 만큼 전망은 밝지 않다. 하지만 지금이야말로 황 대표가 광주 5ᆞ18 기념식 참석 과정의 경험을 쓴 보약으로 삼아 통합의 큰 정치를 해나갈 때다.

황 대표는 5ㆍ18 기념식 전후로 일부 시민단체의 거센 항의와 물병 세례까지 받았지만 소신대로 참석을 강행했다. 이후 그는 입장문에서 “기념식에 간 것은 환영받기 위해서가 아니라 제가 반드시 참석해야 할 곳이기 때문이다. 광주 시민의 마음이 열릴 때까지 광주 시민들을 만날 것”이라고 밝혔다. 국회 5ㆍ18 진상특위 표류 책임과 ‘5ㆍ18 망언 3인방’ 솜방망이 징계로 광주 시민이 화가 난 것을 알지만 그럴수록 더다가가 소통하는 것이 자신의 책임이자 역할이라는 얘기다.

황 대표가 냉대에 개의치 않고 광주 시민에게 다가가겠다고 말한 것은 정치인으로서 성숙한 자세다. 그러나 어떤 메시지와 콘텐츠로 광주 시민의 마음을 열겠다는 것인지 알맹이가 빠져 실망스럽다. 특히 5ㆍ18 특위 정상 가동에 적극 협조하고 망언 의원 징계를 조속히 매듭짓겠다는 언급을 안 한 것은 이해할 수 없다. 이런 문제를 털지 않으면 한국당에 덧칠된 ‘수구 우파’ 꼬리표를 뗄 수 없고 국민통합은 물론 당의 외연 확장도 그림 속의 떡일 뿐이다.

더 중요한 현안은 패스트트랙 발동 후 실종된 의회 정치를 복원하는 일이다. 여야 지도부가 앞장 선 막말 공방으로 여야 간 감정의 골이 깊게 패여 있다. 한국당의 ‘좌파 독재’만큼 문 대통령의 ‘독재자 후예’ 발언도 논란이다. 그래서 황 대표가 24일 민심 대장정 완료에 즈음해 내놓을 옵션이 더 주목된다. 때마침 민주당과 한국당 바른미래당 등 여야 3당 원내대표가 오늘 국회 정상화 방안을 놓고 머리를 맛댄다. 눈앞의 지지층 너머를 보는 황 대표의 리더십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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