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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6 (일)

[데이타마이즈의 앱스타트업 이야기#2] 게임 성공에 필요한 3개의 엣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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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인터뷰는 센서타워 유준범 지사장이 진행하는 팟캐스트 ‘앱 스타트업 이야기(팟빵, 애플 팟캐스트)’를 글로 옮겨 정리한 내용입니다. 전체 내용은 팟캐스트 채널 혹은 하단 오디오 본을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 정리 및 편집 최홍매 기자

플래텀

김도형 버프스튜디오 대표/사진=버프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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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데이타마이즈의 유준범입니다. 오늘은 게임 개발사 버프스튜디오(Buff Studio)의 김도형 대표님을 모셨습니다. 버프스튜디오의 대표작으로는 ‘마이 오아시스(MyOasis)’, ‘세븐데이즈(7 Days)’, ‘용사는 진행 중’ 등이 있습니다. 센서타워 기준으로 총 다운로드가 1천만, 그 중 힐링 게임 ‘마이 오아시스’가 9백만입니다.

김 대표님은 1998년 개발자로 NC소프트와 위메이드 등에서 일을 했고, 2002년부터 게임 기획자로 전향하였습니다. 2015년에 혼자 개발한 ‘용사는 진행 중’이 성공하면서 버프스튜디오를 창업했습니다. 버프스튜디오는 2014년 대한민국 게임대상 인디 게임상, 이달의 우수 게임상, OGN G-RANK 챌린지 서울상, 넥스트 스타트업 최우수상, 2017년 구글플레이 올해를 빛낸 최고의 인디 게임상, 2018년 대한민국 게임대상 스타트업상 등을 수상했습니다. 오늘 김도형 대표님과 함께 게임개발 사업운영과 실패 그리고 삶의 지혜를 나누는 시간을 가져보겠습니다.

Q. 얼마 전에 회사 매출을 공개했어요.

A. 특별한 목적이 있거나 그런 건 아닙니다. 저희 회사 규모나 매출 등 공개된 것이 없어서 정보 공유 차원에서 공개했습니다.

Q. 벌거벗은 느낌이 들 수도 있어요.

A. 그런 부분도 살짝 걱정되기는 했어요. 주변에서 대박이 난 줄 알던데, 사실 그렇지 않았거든요. 현재 인원수 대비 여유 있는 상황은 아니에요. 하지만 부풀려서 보이는 것보다 현재 상황 그대로를 보여주는 게 더 낫다고 생각했습니다.

Q. 2019년 목표 매출액은 얼마인가요?

A. 올해 게임 3개가 더 나올 예정입니다. 기존 서비스 중인 게임과 신작 합쳐서 한 18억원 정도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Q. 게임 성공의 ‘3개 엣지’를 말씀하신 적이 있어요.

A. ‘마이 오아시스’를 개발할 때 어떤 게임이 모바일에 적합하고, 애플이나 구글에서 좋아할 수 있는지에 대해 많이 찾아봤어요. 그때 제가 발견한 공통된 요소가 ‘그래픽’, ‘소재’, ‘플레이 메커니즘’이에요. 인기 있는 게임은 이 3개 중 하나 이상의 엣지를 갖고 있더라고요. 세스 고딘의 ‘보랏빛 소가 온다’를 보면 ‘리마커블’이라는 용어가 나와요. 차를 타고 길을 가던 중 보통의 소 떼를 보면 그냥 지나치지만, 소 떼 중 보랏빛 소가 있으면 눈에 확 띄는 거죠. 그래서 3가지 요소 중 최소 한 가지 이상이 있는 게임을 ‘엣지 게임’이라고 명명하고, 회사 사람들과 공유하며 처음 만든 게임이 ‘마이 오아시스’에요. 마이 오아시스에는 그래픽과 소재에 엣지를 줬고, 플레이 메커니즘은 기존 클리커 방식을 적용했어요.

Q. 세븐데이즈는 유료게임이었는데도 피처드에 선정되었어요. 기대만큼의 수익이 발생하였나요?

A. 기대만큼의 수익은 발생하지 않았어요. 사실 아직 개발비 회수는 못 한 상태에요. 유료게임에서 유의미한 매출이 나오려면 중국과 북미 쪽에서 상위권을 차지해야 되요. 세븐데이즈는 그렇지 못했어요. 피처드가 되긴 했지만, 남미, 아프리카 등 돈이 안 되는 나라들 위주로 됐어요.

Q. 앞으로도 유료 게임을 개발하실 건가요?

A. 유료 게임은 계속 염두에 두고 있어요. 세븐데이즈가 지금보다 성과가 좀 더 좋았다면 다음 유료 게임을 빨리 출시할 수 있었을 거에요. 모바일 게임도 계속 개발하겠지만 PC 스팀이나 콘솔 분야도 관심있게 보고 있어요.

Q. 회사의 대표 게임은 900만 다운로드의 ‘마이 오아시스’에요. 지금은 성공한 게임이라 평가받지만, 초반에는 리텐션 비율이 낮았어요.

A. 리텐션을 올리는게 제일 힘들어요. 보상 등 관련 장치를 보강하면 올라갈 줄 알았는데 기대치만큼은 아니었어요. 시스템의 구조적 한계라 보고 올해 대대적인 개편을 준비 중이에요.

Q. 마이 오아시스는 게임 소재가 ‘힐링’입니다. 저도 게임을 하면서 긍적적인 영향을 받게 되더라고요. 좋은 리뷰를 많이 받으셨을 것 같은데요.

A. 이 게임을 통해 위로와 공감, 힐링을 받았다는 분들이 많았어요. 학교 왕따로 자살까지 생각했는데 게임을 하면서 해소되었다는 학생 유저, 수유 중 플레이하며 마음에 안정을 찾았다는 산모의 경우가 기억에 남아요.

Q. 마이 오아시스를 론칭한게 2017년 6월이에요. 당시 회사 통장 잔고가 다 떨어졌던 상황이었다고 들었어요. 동료들에게 그 상황을 어떻게 이해시켰나요.

A. 회사 구성원들과 대부분의 정보를 다 공유하고 있어요. 다만 자금과 관련된 건 전체공개를 하지 않는 게 좋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사람마다 처한 상황이 달라 어떤 사람은 공개해도 흔들림 없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을 수 있으니까요. 그래도 분위기라는 게 있으니 회사가 어렵다는 건 다들 알고 있었어요.

Q. 회사가 문을 닫을 수 있는 상황이었어요. 그걸 어떻게 극복했나요.

A. 당시 ‘용사는 진행 중2’가 잘 안돼서 플랜B로 준비하던 마이 오아시스를 빨리 런칭시키는 것만이 유일한 길이었어요. 그게 실패하더라도 직원 급여처리는 할 수 있어서 큰 걱정은 안 했어요. 그런 상황이 오면 정리할 건 정리했겠지만, 그렇다고 폐업을 한다는 생각은 안 했어요. 1인 개발자부터 시작을 했기에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면 된다고 생각했어요. 상황이 어려웠지만 엄청 스트레스를 받거나 그러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Q. 여유가 넘치지는 않지만, 회사 복지는 신경쓰실텐데요.

A. 8시에서 11시 사이 원하는 시간에 출근해서 근무시간을 채우면 퇴근해도 됩니다. 본인의 의지만 있다면 성장과 관련된 건 대부분 다 지원해요. 여름이나 연말에 보너스도 나갑니다.

Q. 올해 출시하는 3개 게임에 대해 간략하게 소개 부탁드립니다.

A. 우선 ‘갤럭시 패션 어택’은 실시간으로 패션을 대전하는 게임입니다. 패션쇼를 할 수 있고 다른 사용자들한테 투표를 해서 점수를 줄 수도 있어요. 레트로 팝아트라고 해서 70,80년대의 팝아트라고 보면 됩니다. 이런 스타일의 게임이 없어서 개발에 어려움은 많았지만, 그래픽과 플레이 메커니즘에 엣지를 부여하고 있어요.

두 번째 게임은 ‘마이 컬러링’이라는 게임이에요. 컬러링이라고 하는 색칠하는 앱에 게임적인 요소를 넣었어요. 디오라마라고 명명한 테마가 있는 세트장의 객체들을 하나씩 색칠해서 완성시키는 게임이에요. 3D 복셀 그래픽을 기반으로 하나의 디오라마 세트장이 완성되는 거죠.

세 번째는 ‘테마 솔리테어’라는 게임이에요. 무언가를 계속 키우는 성장 게임이에요. 퍼즐 대신 카드게임 솔리테어가 들어가요. 솔리테어에 엄청 많은 룰이 있는데, 그중에서 가장 심플하면서도 중독적인 룰을 차용해서 만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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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프스튜디오의 대표작 ‘마이 오아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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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최근 광고 수익화 시도를 하고 있어요. 파트너 선정은 어떤 것을 보고 하세요?

A. 회사가 어려웠던 때에는 도움을 줄 수 있는 네트워크사하고 계약을 했어요. 매출이 난 뒤에 얼마를 더 준다거나 eCPM을 더 보장해주거나하는 형식이 아니라 계약이 끝나면 개발비로 바로 돈을 받을 수 있는 곳과 했죠. 지금은 아주 어려운 상황은 아니어서 매출이 많이 나올 수 있는 네트워크사와 하고 있죠. 다양하게 테스트를 하고 있어요.

Q. 네트워크사는 각자 자신들이 최고라고 말할거에요. 거기서는 어떤 엣지가 있을까요.

A. 개발사가 지금 필요한 것이 뭐고 니즈가 뭔지를 파악하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개발사마다 조금씩 다르거든요. ARPU(가입자당 평균 수익)나 LTV(유저가 한 게임에서 쓸 돈의 총량)가 잘 나오는 게임은 효율적 광고에 대한 니즈가 있을 것이고, 수익화를 하면서 광고를 해야 하는 입장도 있을 거에요. 게임은 좋지만 상황이 안 좋아서 자금을 확보해야 하는 개발사도 있을 거예요. 먼저 개발사 상황을 파악하는게 선행되어야 한다고 봐요.

Q. 게임 사업을 준비하고 있는 이들에게 조언해줄 것이 있다면요.

A. 처음부터 너무 욕심내지 말고 작은 성공부터 만드는게 좋다고 봐요. 이건 저한테도 해주고 싶은 얘기에요. 처음 회사를 만들 때 목표가 ‘위처’ 시리즈를 만든 ‘cd 프로젝트 레드 스튜디오’ 같은 회사였어요. 그런 볼륨이 있는 트리플A 게임을 만들려면 캐시카우가 되는 게임을 만들어야한다는 생각에 처음부터 욕심을 부렸어요. ‘용사는 진행 중1’ 성과 이후에 바로 투자를 받아 볼륨을 키우면서 ‘용사는 진행 중2’를 ’RPG 게임으로 만들었어요. 개발 기간도 오래 걸리고 리스크도 커졌죠. ‘마이 오아시스’가 아니었으면 폐업 위기까지 갔을 거에요.

처음에는 3개월짜리 프로젝트로 성공할 때까지 만드는 건 어떨까 싶어요. 그다음에 6개월짜리 프로젝트, 1년짜리 프로젝트 식으로 점진적으로 성공을 맛보면서 가면 좋다고 봐요. 작은 성공을 해야 큰 성공도 할 수 있어요. 이런 식으로 진행을 하면 리스크도 줄이면서 경험도 쌓이고 또 그 경험을 바탕으로 좋은 성과도 낼 수 있는 것 같아요.

Q. 사업은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을 안고 가는 과정이에요. 회사 경영자로 멘탈 관리는 어떻게 하세요?

A. 걱정한다고 해결되는 부분이 아니기 때문에 미래의 불확실성으로 인한 힘든 부분은 별로 없어요. 다만 신체적으로 건강해지려면 운동이 필요하잖아요. 마찬가지로 마음이나 정신적인 부분도 운동을 해야 된다고 생각해요. 책을 통해서 할 수도 있고 명상 같은걸 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신체 운동하듯이 꾸준히 하면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Q. 본인의 인생 책은 뭔가요?

A. 주변에 많이 선물한 책이 있어요. 마셜 B. 로젠버그의 ‘비폭력 대화’라는 책인데, 이 책은 학교 과정에 들어가도 좋다고 봐요. 대화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이거든요. 회사 운영하면서 많은 도움을 받았어요.

Q. 최근에 추천하는 소프트웨어 툴이 있으세요?

A. Slack도 쓰고 있고 SVN도 쓰고 있어요. 요즘에 YONA라고 네이버에서도 사용하고 있는 오픈소스도 적용해 봤어요. 내부에서 YONA가 다른 툴에 비해 훨씬 좋다는 의견이에요. 트래킹도 가능하고 어떤 이슈가 발생했을 때 할당해서 공유할 수도 있어요. 그런 히스토리를 볼 수 있어서 작은 회사에서 쓰기 좋은 툴 같아요.

Q. 좋아하는 사업가는 누구인가요.

A. 손정의 회장님이요. 꿈도 크고 전략적으로 사업을 하는 분이라고 생각해요. 위기도 여러 번 겪으셨는데 잘 헤쳐나가시는 것 같아요.

Q. 업계에서 만나보거나 친해지고 싶으신 분이 있다면요.

A. 게임을 잘 만드는 분들은 모두 만나고 싶어요. 국내에서는 픽셀로어의 이세훈 대표님, 니오스트림 인터랙티브의 이재준 대표님, 21세기덕스의 이정희 대표님이 있겠고, 해외에는 드룰의 마르크 플러리 대표님이 있습니다.

Q. 대표님의 꿈은 뭔가요?

A. 초등학교 때부터 게임개발자와 멋진 게임회사를 만드는 게 꿈이었어요. 지금은 멋진 회사가 되기 위해 여러 가지를 하고 있어요. 최종적으로는 한국의 너티독이나 CD 프로젝트 레드 같은 회사가 되는 게 목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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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프스튜디오 오피스 전경/사진=버프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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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유준범 / 모바일 시장에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센서타워(SensorTower) 한국 사업 총괄과 데이타마이즈 블로그/팟캐스트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website / facebook / instagram



글: 외부기고(contribution@platu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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