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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9 (월)

'전두환 훌라송' 부른 초등학교서 교육감 5·18 수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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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교육감 '전두환 물러가라' 외친 동산초서 직접 수업

17일엔 학생, 주민 500명 주먹밥 518개 제작 경로당 전달

뉴시스

【광주=뉴시스】 송창헌 기자 = 장휘국 광주시교육감이 16일 '전두환 훌라송'으로 화제를 모은 바 있는 광주 동산초등학교에서 5·18 민주화운동을 주제로 계기수업을 하고 있다. 2019.05.16 (사진=광주시교육청 제공)phot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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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뉴시스】송창헌 기자 = 지난 3월 '전두환 훌라송'으로 화제를 모은 광주의 한 초등학교에서 교육감이 5·18민주화운동을 주제로 1일 강사로 나서고, 인근 주민과 학생들이 손을 모아 '5월 항쟁'의 상징인 주먹밥 518개를 만들기로 해 눈길이 쏠리고 있다.

장휘국 광주시교육감은 5·18 39주년을 이틀 앞둔 16일 광주 동구 지산동 광주지방법원 맞은편 동산초등학교를 찾아 5∼6학년생 135명을 대상으로 5·18 계기수업를 실시했다.

동산초 학생들은 지난 3월11일 학교 강당에서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전씨의 재판 출석 장면을 지켜보다 과거 시위현장에서 많이 불렸던 '훌라송'에 맞춰 "전두환은 물러가라, 물∼러가라"를 외쳤다.

이에 일부 보수단체는 나흘 뒤 동산초를 방문해 항의성 기자회견을 열었고 학교 측은 교문을 봉쇄하고 학생들의 출입을 막았다. 당시 주최 측에 참여했던 한 유튜버는 이후 윤석열 검사장 등을 살해 위협한 혐의로 구속됐다. 지역 주민들은 당시도, 지금도 "아이들이 위축되서는 안된다. 마을에서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데 입을 모으고 있다.

동산초는 영화 '1987'의 실제 주인공이자 6월 항쟁의 도화선이 된 고(故) 이한열 열사의 모교이고, 5·18 광주학살의 실질 책임자인 전씨가 당시 광주를 찾은 것은 1987년 이후 32년만이었다.

장 교육감은 이날 수업에서 5·18이 자랑스러운 이유와 당시 정의로웠던 시민들에 대해 이야기한 후 "5·18은 광주만의 역사가 아니라 유네스코 기록물로 등재됐고, 민주정부 수립의 계기가 됐던 우리 모두가 기억해야 할 자랑스러운 역사"라고 밝혔다.

또 "80년 5월 광주 시민들은 교통과 통신이 끊긴 상태에서 식량과 의약품이 절대적으로 부족했다"면서 "시민들은 식량을, 약국은 의약품을, 내놓을 것이 없는 시민들과 학생들은 헌혈을 하며 절박한 상황을 이겨냈다"고 당시 상황을 초등생 눈높이에 맞춰 쉽게 풀어냈다.

이어 "시민군들이 총기를 소유하고 있었지만 총기·금융 사고는 단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고 의료진은 총탄이 날아오는 상황에서도 시민들 치료에 최선을 다했으며 신군부 명령에 따르지 않고 시민을 지키고자 했던 경찰들도 있었다"며 "그래서 이 땅의 민주주의는 5·18에 뿌리를 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고, 매우 자랑스러운 역사"라고 말했다.
뉴시스

【광주=뉴시스】류형근 기자 = 고(故) 조비오 신부 사자명예훼손 혐의를 받고 있는 전두환씨의 재판이 11일 오후 광주 동구 광주지방법원에서 예정된 가운데 인근의 초등학교 학생들이 '사과'를 촉구하고 있다. 2019.03.11. hgryu7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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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동산초에서는 다시 찾아온 5·18을 맞아 기념주간을 운영중이다. 사진전, 독서토의, 그리기 활동은 기본이고 동계마을 영화제, 주먹밥 만들기, 기념식 등이 17일까지 진행된다.

특히 16일 오후 7시에는 교내 강당에서 늘품마을교육공동체와 동구청, 지산동 자치센터와 공동으로 5·18 기념 다큐멘터리인 영화 '김군' 시사회를 열 예정이다.

이어 17일에는 재학생들과 주민 등 5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주먹밥 518개를 만들어 인근 8개 경로당에 어르신 간식으로 전달할 예정이다.

학교 관계자는 "5·18 기념식 때는 400여 학생들과 교사들이 추모묵념에 이어 5·18 상징곡인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goodchan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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