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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30 (목)

양자컴퓨터, 신경망컴퓨터서 쓸 수 있는 '멀티레벨' 반도체 소자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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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과 1의 이진법 입력방식을 가진 기존 컴퓨터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원리의 반도체 트랜지스터 소자가 개발됐다. 이 트랜지스터 소자는 양자컴퓨터, 신경망 컴퓨터 등 다중 입력 방식의 ‘멀티레벨(Multi-Level)’ 컴퓨터 구현에 해법이 될 전망이다.

성명모 한양대학교 교수와 조경재 미국 텍사스주립대학교 교수 공동 연구팀은 격자 구조의 반도체 신소재를 이용해 새로운 원리의 ‘멀티레벨 트랜지스터 소자’를 개발했다고 15일 밝혔다.

조선비즈

멀티레벨 트랜지스터의 구조(왼쪽)와 채널층 내 적용한 하이브리드 초격자 구조 모형(오른쪽). /한국연구재단 제공



연구진이 만든 트랜지스터 소자는 일반적인 이진법 컴퓨터에서 사용하는 트랜지스터와 외형 구조는 동일하지만, 전도도가 양자컴퓨터 등에서 요구하는 수준에까지 이르는 특징을 갖는다. 즉, 이 트랜지스터 소자는 기존보다 고성능이면서 공장에서 쉽게 구현할 수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 반도체의 성능을 향상시키는 연구는 반도체 집적회로를 미세화하고 탑재되는 소자들을 작게 만들어 많이 배치하는 방식으로 진행해 왔다. 이러한 미세화 개발은 소모되는 전력과 발열 현상이 증가하는 문제를 수반했다.

하지만, 멀티레벨 트랜지스터 소자는 기본적으로 셋 이상의 입력치를 이용해 프로그램을 구성하기 때문에 같은 정보를 처리하더라도 더 적은 수의 소자를 사용한다. 기존 이진법 트랜지스터 소자보다 소모 전력, 발열량이 적어 효율적이다.

연구진은 이같은 멀티레벨 트랜지스터 소자를 좀 더 손 쉽게 구현하기 위해 구조 변형을 시도해 소자 내 전기 통하는 정도를 조절하는 기술을 찾아냈다. 기존 소자는 전자가 이동하는 층이 1개였다면 이번에는 격자 모양의 구조를 기존 1개에 적용해 층간 전도도 정도를 달리했다.

실제 멀티레벨 트랜지스터는 2차원 ‘산화아연(ZnO)’ 층에 유기물층을 위아래로 쌓은 형태의 격자 구조 박막으로 이뤄졌다. 산화아연층이 쌓인 순서대로 활성화될 때마다 전도도가 차례로 증가하는 방식이다.

멀티레벨 구현에 필요한 전도도는 계단 형태로 일정한 수준에 따라 각각 나타나는 데 격자 구조 박막이 계단식 전도도를 만드는 역할을 했다. 이 박막은 산화아연층 사이에 무기층을 활성화 시키고 일정 증가 수준이 아니면 전자가 다음층까지 전달되는 것을 방해해 멀티레벨의 전도도 방식을 충족했다.

성명모 교수는 "이 연구를 통해 완전히 새로운 원리로 작동하는 멀티레벨 컴퓨터를 구형할 수 있는 트랜지스터 소자를 제안했다"며 "멀티레벨 소자가 실용화되면 초저전력 반도체와 소재 장비, 센서, 고성능 GPU·CPU 등 반도체를 이용하는 모든 산업에서 발전을 가져올 것"이라고 했다.

한편 이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4월 30일자에 실렸다.

김태환 기자(tope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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