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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8 (수)

이란 핵위협에… 美, 원유 이어 광물 수출도 봉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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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 없으면 제재 더 부과"

EU "이란, 핵합의 준수" 촉구

이란이 8일(현지 시각) 금융 거래 및 석유 수출에 대한 서방의 제재가 60일 안에 풀리지 않으면 핵무기 개발을 재개할 수 있다고 위협하자, 미국이 추가 제재로 맞불을 놓으면서 양측 갈등이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미국은 이란의 위협에 대해 이날 곧바로 이란산 철광·구리·알루미늄 등 광물 수출을 봉쇄하는 추가 제재를 단행했다. 광물은 이란 수출의 10%를 차지하는 품목으로, 수출의 63%를 차지하는 원유에 이은 주요 외화 수입원이다.

백악관은 "(이미 수출을 금지한) 원유 이외에 핵무기 프로그램을 가동할 자금으로 쓰일 수 있는 수익을 얻지 못하게 막는 조치"라며 "이란이 근본적으로 행동을 바꾸지 않는다면 추가 조치를 취하겠다"고 했다.

이와 관련, 유럽을 방문 중인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9일로 예정된 그린란드 방문을 취소하고 8일 급히 귀국했다.

미국이 추가 제재를 가했지만 이란도 물러설 기미가 없다. 9일 이란 IRNA통신에 따르면, 아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차관은 전날 밤 TV에 출연해 "우리의 요구가 60일 이내에 충족되지 않으면 (핵무기 재료인 플루토늄을 생산할 수 있는) 아라크 중수로를 현대화하는 작업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2015년 서방과 맺은 핵 합의(JCPOA)에 따라 건설을 중단했던 아라크 중수로를 완성해 가동하겠다는 의미다.

미국을 제외하고 JCPOA에 서명했던 나머지 5개국은 서로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다. 영국·독일·프랑스 등 유럽 국가는 이란이 JCPOA를 어겨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표시했다.

영국·독일·프랑스 외교장관과 유럽연합(EU)은 9일 공동성명을 내고 "이란은 핵 합의를 이행하고 상황을 악화시키는 조치를 삼갈 것을 촉구한다"며 "이란이 핵 합의를 준수하는지 주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중국·러시아는 미국을 비판했다.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미국이 이란 핵 문제를 놓고 긴장을 고조하는 데 유감을 표시한다"고 했고,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미국 탓에 상황이 악화됐다"고 말했다.

[파리=손진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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