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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3 (금)

과이도vs마두로 시위 맞불…혼란 깊어지는 베네수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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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엘라에서 '두 대통령'을 둘러싸고 이틀째 무력 대치가 벌어지면서 한 치 앞을 내다보지 못하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국제사회에서는 마두로 정권을 뒤엎기 위해 군사 개입 카드를 만지작거리는 미국이 '남의 나라 내정에 간섭하지 말라'는 러시아와 옥신각신 중이다.

야권 지도자로서 '임시 대통령'을 자처한 후안 과이도 베네수엘라 국회의장이 연일 '대규모 시위'를 호소하는 한편에서 3대 핵심 권력에서 지지를 받는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 역시 주말인 4~5일(현지시간) '맞불 시위'를 예고했다.

1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나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통화한 후 러시아는 보도자료를 내고 "내정 간섭은 국제법 위반이며 특히 외부의 파괴적 무력 개입은 민주 절차와 동떨어진 것"이라며 "베네수엘라는 스스로 결정할 권리가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26일 과이도 의장은 AFP통신과 인터뷰하면서 "미군의 도움을 배제하지 않는다"고 한 바 있다. 마두로 측은 미국이 배후이며, 과이도 의장과 친미 국가인 이웃 콜롬비아 등을 움직여 이번 사태를 야기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지지하는 미국 민간 용병회사 블랙워터의 에릭 프린스 창립자가 지난달 들어 민간 군인 5000명을 베네수엘라로 보내 마두로 정권을 전복하는 계획을 논의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1일 저녁 트럼프 대통령은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미국의 다음 대응을 묻는 질문에 "예의 주시 중이며 급박한 사태라 말할 수 없다"면서 군 개입은 언급하지 않고 "모든 옵션이 열려 있다"고 답했다. 한편 워싱턴DC를 담당하는 컬럼비아 연방항소법원은 마두로 대통령을 부정하고 과이도 의장을 베네수엘라 임시대통령으로 인정한다는 판결을 했다고 베네수엘라 야권 성향 엘 나시오날이 1일 보도했다.

베네수엘라에선 1일 과이도 의장이 트위터로 "FANB(베네수엘라 국군)는 독재자가 아닌 인민 편에 서라"고 호소한 후 "다같이 거리에 나와 시위하자"고 성토했다. 같은 날 마두로 대통령은 메이데이(노동절) 집회에 나와 "쿠데타 시도가 진압됐고, 이번 주말 집회에서 차비스모 (전 대통령 경제정책) 수정을 말할 것"이라면서 블라디미르 파드리노 국방부 장관과 함께 전열을 다듬었다. 한편 이틀간 소요 사태로 최소 2명이 죽고 95명이 다쳤다고 EFE통신이 이날 전했다.

미국 내에선 이견도 있다. 마코 루비오 연방 상원의원(공화당·플로리다)은 트위터로 "마이켈 모레노 베네수엘라 대법원장이 마두로 배신을 구상했으며, 오늘 밤 일이 일어날 수 있다"고 2일 밝혔다. 반면 하원을 장악한 민주당 소속 군사·외교 위원회 소장파 의원들이 트럼프 정부의 베네수엘라 개입 노선에 반기를 들었다.

[김인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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