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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7 (금)

4·27 판문점 선언 1년…北비핵화는 첫발도 떼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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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美 간 하노이회담 결렬 이후 / 비핵화 등 여러 난제 꼬이기만 / 군사합의·철도 연결 지지부진 / 개성 연락사무소도 개점 휴업 / 文 “금강산관광 조속 재개 노력” / 기념식 불참… 영상메시지 대체

세계일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러시아 방문 일정을 마치고 26일 오후(현지시각)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역에서 환송식을 하고 있다. 뉴시스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첫발을 뗐던 4·27 판문점선언 1주년을 하루 앞둔 26일 문재인 대통령은 강원도 고성의 ‘DMZ(비무장지대) 평화의 길’을 찾았다. 평화의 길은 6·25전쟁 이후 65년 동안 민간인 출입을 통제해온 곳이다. 정부는 판문점선언과 평양공동선언 실천을 위해 27일부터 이곳을 개방하기로 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의 이날 발걸음은 가벼워 보이지 않았다. 지난 2월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결렬 후 한반도 정세는 불안한 상태를 이어오고 있다. 북한은 미국과 사실상 대화를 중단한 상황이고 북·러는 다자협상을 운운하며 ‘판’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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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DMZ 평화의 길 방문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강원도 고성군 DMZ 평화의 길에 위치한 한 초소에 올라 주변 경관을 보고 있다. 고성(강원)=뉴시스


북한 비핵화는 1년간 첫발도 떼지 못했다. 북·미대화 재개를 위해 문 대통령은 수차례 4차 남북정상회담 추진을 제안했지만 북한은 묵묵부답이다. 북핵실험·미사일발사를 중단시켜 잔뜩 고무됐던 지난해와 비교해 보면 문 대통령의 중재·촉진 역할은 새로운 시험대에 올랐다.

◆판문점선언 기념행사는 ‘반쪽’… 대통령도 불참

청와대가 공을 들여온 판문점선언 1주년 행사인 ‘먼 길’은 북한의 불참으로 반쪽으로 진행될 우려가 크다. 정부는 지난 22일 북측에 행사 사실을 통보했다. 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남북 공동행사를 약속했지만 북측은 이날까지 참석 여부를 밝히지 않았다. 문 대통령도 이번 행사에 참석하지 않고 영상메시지로 대신하기로 했다.

문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 판문점에서 손을 잡고 북쪽 땅으로 건너갔던 장면과 도보다리 위에서 장시간 대화를 나눴던 장면을 전 세계에 다시 보여주려 했던 행사는 북측의 불참으로 의미가 퇴색됐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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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 러 전몰수병 추모시설 헌화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6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 있는 태평양함대 2차대전 전몰수병 추모시설을 방문하고 있다. 블라디보스토크=AP연합뉴스


◆문 대통령 “금강산관광 재개 노력하겠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DMZ 박물관에서 열린 평화경제 강원 비전 전략회의에서 “금강산관광의 조속한 재개를 위해서 계속 노력하겠다”며 낙관적인 메시지를 던졌다. 강릉과 제진 간 철도 연결문제도 조속히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제진으로 이어지는 철도는 향후 북한의 금강산청년선과 평라선 구간을 연결하는 철도망을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이 모든 계획은 실행이 중단된 상태다. 9·19 남북군사합의에 따라 진행됐던 DMZ GP는 남북 각각 10곳을 파괴한 이후로 더는 진전이 없으며 남북한 철도 연결도 우여곡절 끝에 답사만 끝낸 상황이다.

판문점선언의 최대 성과로 꼽았던 남북 상시소통 창구로 개설된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는 지난해 9월 이후 매주 열기로 했던 소장회의가 지금까지 7차례에 그쳤다. 북측이 일방적으로 불참했지만 우리 정부는 제대로 항의조차 안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다 보니 청와대 여민관 대통령 집무실 3층에 놓인 북한과의 ‘핫라인’인 직통전화도 제대로 울리지 않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핫라인을 통해 두 정상이 서로 연락을 했는지는 확인해 줄 수 없다”고만 답했다.

김달중 기자 da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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