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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4 (금)

“北, 웜비어 석방 때 美에 몸값 200만弗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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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P “트럼프가 수락 서명 지시” / 트럼프 “웜비어 위해 지불 안해”

세계일보

북한을 방문했다 의식불명 상태로 미국으로 돌아와 사망한 오토 웜비어(사진)가 풀려날 당시, 북한이 미국에 병원비 명목으로 200만달러(약 23억원)를 요구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미국 언론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굴욕 외교’라며 비판하자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돈을 지불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WP는 25일(현지시간) 당시 상황을 잘 알고 있는 2명의 소식통의 말을 인용한 중국 베이징발 보도에서 북한이 이같이 요구했고 미국이 돈을 지급하겠다는 서명까지 해줬다고 전했다.

WP는 2017년 6월 웜비어가 풀려나기 전, 조셉 윤 당시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협상을 위해 방북했을 때 북한의 청구서를 받았고 렉스 틸러슨 당시 국무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북한의 요구사항을 보고했다고 전했다. 이 요구는 틸러슨 장관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고됐고, 트럼프 대통령은 200만 달러 제공을 약속하는 서류에 서명하라고 지시했다고 WP는 전했다. 다만 WP는 이 서류는 미국 재무부로 전달 됐는데 2017년 말까지는 미지급 상태였다고 덧붙였다. 폭스뉴스는 “북한이 200만달러를 요구한 것은 사실로 확인됐으나 이 돈은 실제로 북한에 전달되지 않았다”고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윤 전 대표는 CNN에 “외교적 교류와 협상에 관한 내용을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성명을 발표하고 “우리는 인질 협상에 관해서는 논평하지 않는다”며 확인을 거부했다. 이어 “바로 이런 이유로 현 정부에서 인질 협상이 성공적으로 이뤄졌다”고 밝혔다. 그러나 논란이 계속되자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날 트위터에 “어떠한 돈도 오토 웜비어를 위해 북한에 지불하지 않았다. 200만달러도, 어떤 다른 것도 지불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다만 북한이 돈을 요구한게 사실인지에 대해 윤 전 대표와 트럼프 정부는 확인하지 않았다.

웜비어는 2016년 북한 관광 중 호텔 벽에 있던 정치선전물을 훔친 혐의로 체포됐다 2017년 6월 풀려났다. 2017년은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이 정점에 달하고 북·미관계와 한반도 정세에 긴장이 최고조에 올랐을 때였다.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ku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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