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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4 (화)

3900만원…‘세계에서 가장 비싼 깃털’ 된 멸종된 새 ‘후이아’의 깃털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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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의 경매에서 약 3900만원에 낙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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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여년전 멸종된 새의 깃털 하나가 뉴질랜드 경매에서 4만6521뉴질랜드달러(약 3900만원)에 낙찰되며 ‘세계에서 가장 비싼 깃털’이 됐다.

21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에 따르면 이날 뉴질랜드에서 열린 경매에서 ‘후이아’의 깃털 하나가 역대 깃털 관련 경매 사상 최고가에 팔렸다. 후이아는 뉴질랜드 텃새로 1907년 이후 멸종됐다. 후이아 깃털은 과거 8400뉴질랜드달러(약 700만원)에 팔린 적이 있다. 경매를 담당한 웹스 옥션하우스는 당초 3000 뉴질랜드달러로 예상됐던 이번 경매의 낙착가가 훌쩍 뛰올라 이 후이아 깃털이 ‘세계에서 가장 비싼 깃털’이 됐다고 밝혔다. 경매사의 예술책임자 레아 모리느는 “이 희귀한 깃털은 뉴질랜드의 자연사를 보여주는 아름다운 예이며 생태계의 취약성을 상기시켜 준다”고 평했다.

20세기초 후이아가 멸종한 것은 원주민인 마오리족의 남획 때문이다. 이 새의 깃털은 마오리족에게 높은 지위를 나타내는 상징이었고, 특히 흰색 깃털은 의식용 머리 장식으로 사용됐다. 이런 상징성 때문에 이 깃털은 우정과 존경을 표시하기 위한 선물 용도로 이용되거나 심지어 다른 귀중한 물건과 거래되기도 했다고 경매업체측은 설명했다.

이런 영향 속 뉴질랜드로 이주한 유럽계들도 후이아 깃털을 귀중한 장식품으로 활용했다. 부유층들이 깃털을 패션 액세서리로 사용했고, 부유한 가정은 후이아 박제를 장식으로 걸기도 했다. 1901년 영국의 요크 공작과 공작부인이 뉴질랜드를 여행하는 동안 모자에 깃털을 달고 찍은 사진이 공개되면서 후이아의 인기는 더욱 높아졌다고 CNN은 설명했다. 결국, 이런 급속한 인기 속 마오리족과 유럽계 사냥꾼들이 후이아 사냥에 대대적으로 나섰고 불과 몇 년 만에 새가 멸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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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뉴질랜드 정부와 과학계가 후이아를 외딴 섬으로 보내 보존하려 시도했으나 결국 실패로 돌아가기도 했다. 뉴질랜드 자연사 박물관은 “정부 계획을 위해 새를 포획한 사람들도 죽은 표본으로 판매하는 것이 새를 살리는 것보다 더 수익성이 높다는 것을 곧 깨달았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다만, 이 깃털을 낙찰받았다고해서 곧바로 소유할수 있는 것은 아니다. 경매업체측은 구매자가 공식 판매에 앞서 뉴질랜드 정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 깃털은 국가적으로 중요한 물건이기 때문에 등록된 수집가만 구입할 수 있으며 정부 허가 없이는 국외로 반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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