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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5 (일)

美 1분기 성장률 3.2%…"韓 1.8%로 추락"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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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쓴소리 쏟아진 3대 학회 토론회 ◆

매일경제

미국 1분기 경제성장률이 3%대를 기록하며 시장 예상치를 크게 웃돌았다.

이는 미국 경제가 지난해 4분기 바닥을 찍고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는 신호로, 지난해처럼 연간 3%대에 육박하는 성장이 가능할 수 있다는 전망에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미국 상무부는 1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속보치가 전 분기 대비 연율 기준 3.2%를 기록했다고 26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이는 당초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시장 전망치인 2.5%를 상회하는 것이다. 1분기 기준으로 3%대 성장률을 기록한 것은 2015년 이후 처음이다.

미국 경제를 지탱하는 두 축인 소비와 기업투자는 다소 둔화됐지만 수출과 정부지출이 크게 늘어나면서 1분기 성장률을 끌어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경제의 3분의 2 이상을 차지하는 소비지출은 1.2%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4분기의 2.5%보다는 둔화된 것이다. 또 기업투자(비주택 고정투자 기준) 증가율도 지난해 4분기 5.4%에서 올해 1분기 2.7%로 낮아졌다. 이에 비해 작년 4분기 1.8% 증가에 그쳤던 수출은 올해 1분기 3.7%로 높아졌다. 또 정부지출는 올해 들어 증가세로 돌아섰다. 정부지출은 지난해 4분기 0.4% 감소에서 올해 1분기 2.4% 증가를 기록했다.

미국은 분기별 성장률을 속보치·수정치·확정치로 세 차례 나눠 발표하는데 이날 발표된 것은 속보치로, 앞으로 숫자가 조정될 수 있지만 3%대 성장세는 매우 높은 것으로 지난해 말 제기됐던 올해 미국 경제 침체(recession·리세션) 논란은 수면 아래로 가라앉게 됐다. 조사기관인 매크로이코노믹어드바이저스의 벤 헤르존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경제에 대한 우려가 정리됐다"며 "미국 경제가 리세션에 빠질 것이라는 근거를 제시할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일단 1분기 성장률이 3.2%로 집계되면서 미국 경제는 지난해 4분기 바닥을 찍고 반등하는 흐름세가 확인됐다. 미국 성장률은 지난해 2분기 4.2%를 기록하며 정점을 찍은 이후 3분기 3.4%, 4분기 2.2%로 급격히 둔화된 바 있다.

특히 1분기 성장률이 시장 예상치를 크게 웃돌면서 올해 전체적으로 미국 경제에 대한 낙관론이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9일 발표한 '세계 경제 전망'에서 미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당초 2.5%에서 2.3%로 끌어내리는 등 미국 경제가 올해 잘해야 2% 초반대 성장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지만 1분기 실적을 계기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목표로 내건 연간 '3% 성장'에 대한 기대가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지난해의 경우 미국 경제는 연간 2.9% 성장하며 2015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바 있다.

미국 경제에 대한 낙관론이 부상하는 이유는 그동안 불확실성을 키워왔던 요소들이 서서히 걷히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미·중 무역전쟁이 합의를 위한 마지막 단계에 이른 것으로 알려진 데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올리지 않겠다고 시사하며 시장을 안정시키면서 반등 분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한편 한국은행이 1분기 GDP 증가율이 약 10년 만에 최저인 전기 대비 -0.3%를 기록했다고 발표한 직후 노무라증권이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8%로 내렸다. 이는 종전 전망치 연 2.4%보다 0.6%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1분기 지표 확인 이후 외국 기관에서부터 한국 경제에 대한 전망이 빠른 속도로 비관적으로 바뀌고 있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노기모리 미노루 노무라증권 이코노미스트는 26일 "낮은 분기 성장률 발표와 약한 수출 통계 등을 반영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4%에서 0.6%포인트 하향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노무라증권은 보고서에서 "한국 정책당국이 경제성장의 추가적인 하락 위험에 대응하기 위해 정책 조정에 나설 것"으로 전망했다. 구체적으로 한은이 1.75%인 현행 기준금리를 올 4분기와 내년 1분기에 각각 인하해 1.25%까지 낮출 것으로 내다봤다. 노무라증권은 또 한국 정부의 추가경정예산에 대해서는 "부동산 경기 하락과 수출 감소 등의 영향을 상쇄하기엔 부족할 것"이라고 밝혔다.

[뉴욕 = 장용승 특파원 / 도쿄 = 정욱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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