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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국보 68호 천학매병의 생산지는 전남 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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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강진 고려청자 요지에서 출토된 청자편(오른쪽). 이 청자편은 고려청자의 대표유물로 꼽히는 청자상감운학문 매병(국보 제68호)와 비슷하다.|문화재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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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강진 고려청자 요지(사적 제68호)에서 고려시대에 청자 생산을 총괄한 대구소(大口所)의 행정 사무 기관인 치소(治所·행정기관)로 추정되는 건물터 유적이 나왔다. 이곳에서는 고려청자의 대표 유물로 꼽히는 국보 제68호 청자 상감운학문 매병과 유사한 조각도 출토됐다.

발굴기관인 민족문화유산연구원은 26일 전남 강진 대구면 사당리 일원에서 발굴조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고려시대 건물터 1기, 가마 1기, 폐기장 3곳, 도로와 다양한 청자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사당리 요지는 국립중앙박물관이 1964년부터 1974년까지 8차례에 걸쳐 발굴한 바 있다. 이번 조사 지역은 8호와 40호 요지(窯址)가 있는 곳이다. 이번에 확인한 건물터 유적은 남쪽과 서쪽 기단 시설이다. 조선시대 지리지인 <동국여지승람>에 나오는 대구소 치소로 추정된다. 사당리 8호 가마로 판단되는 가마 유적에서는 불을 때는 연소실, 작업장인 요전부, 그릇을 두는 번조실 일부가 드러났다. 폐기장 1호와 2호는 차를 마시는 그릇이자 초기 청자인 해무리굽완 조각이 많이 출토돼 비교적 이른 시기에 사용된 곳으로 분석됐다. 특히 이곳에서 상감청자와 글자를 새긴 청자 등이 발견됐다.

발굴단은 “강진에서는 나오지 않은 국보 제68호 청자 상감운학문 매병(간송미술관 소장)과 유사한 조각도 출토했다”고 밝혔다. 국보 68호 운학문매병은 42개의 원 안팎으로 69마리 학과 구름이 상감기법으로 새겨져 있으며, 청자를 감상하다보면 마치 1000마리의 학이 오르내리는 것과 같다고 해서 ‘천학매병’이라고도 일컬어진다. 권혁주 민족문화유산연구원 부원장은 “이곳이 국보 제68호 매병의 생산지였음을 증명하는 확실한 자료”라고 평했다. 전북 부안에서 비슷한 편들이 발굴되지만 국보 68호 매병과 거의 유사한 조각이 발굴된 적이 없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윤용이 명지대 석좌교수는 “청자편 1점이 나왔다고 해서 단정짓는 것은 금물”이라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국보 68호 운학문 매병과 같은 상감청자편들이 많이 나오는 곳은 전북 부안이라는 것이다. 전남 강진은 오히려 비색청자의 생산지로 알려져 있다는 것이다. 윤용이 교수는 “예컨대 상감청자인 국보 68호 매병과 함께 고려청자의 2대 대표유물로 꼽히는 전 인종(재위 1122~1146) 장릉 출토 청자참외병(국보 제94호)과 비슷한 청자편들이 전남 강진 사당리에서 출토된 바 있다”고 말했다.

이기환 선임기자 lk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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