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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3 (금)

[江南人流] 유명 레스토랑에서 배우는 플레이팅 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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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탁 위에서 만나는 봄날의 풍경

봄은 자연의 계절이다. 고개를 조금만 돌려도 화사한 빛깔의 꽃송이와 연두색 새순을 볼 수 있다. 이 아름다운 색을 식탁으로 옮긴다면 말 그대로 봄날의 만찬이다. 전통 음식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내놓는 모던 한식당 ‘묘미’의 장진모 셰프와 프렌치를 기반으로 한 컨템포러리 레스토랑 ‘라망 시크레’의 손종원 셰프가 작은 식용 꽃과 초록색 허브를 이용한 식탁 플레이팅 노하우를 들려줬다.

글=서정민 기자 meantree@joongang.co.kr 사진=장진영 기자

중앙일보

인테리어 소품인 나무 그루터기와 조경업체에서 구입한 작은 조약돌로 식탁을 꾸민 '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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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던 한식당 ‘묘미’
유명 카레이서 출신의 서주원씨가 경영 총괄을, 장진모 셰프가 총괄 셰프를 맡은 ‘묘미’는 세계인과 즐길 수 있는 전통 한식을 컨셉트로 한 모던 한식당이다. 한남동 ‘앤드다이닝’에서 분자요리 등 실험적인 요리를 선보였던 장진모 셰프가 2년의 휴식기 동안 한식에 매진한 결과다. 그는 “한식을 현재의 일상식에만 범주를 두지 않고 익숙한 길거리 음식부터 지방의 종가음식, 우리도 잘 몰랐던 옛 문헌 속 음식까지 스펙트럼을 넓혀 한국인과 외국인 모두 좋아할 만한 맛을 찾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묘미는 플레이팅도 새롭다. 목 가구 인테리어 숍에서 구매한 납작한 그루터기가 개인 매트다. 조경업체에서 구한 귀여운 조약돌도 멋진 소품이 된다. 해산물을 낼 때는 작고 움푹한 대접에 조개껍질과 조약돌을 함께 담아 작은 바다를 꾸미기도 한다.

① 알갱이가 씹히는 메밀묵에 1년 묵은 톡 쏘는 갓김치와 향나물을 올리고, 양옆에는 김 등의 해조류를 갈아 얇게 튀긴 튀일을 붙였다. 김·김치랑 비벼 먹는 메밀묵사발을 재해석한 것이다. 옆 작은 종지에는 허브로 장식한 성게두부요리를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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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기름·달걀노른자와 섞은 갈치속젓과 낸 돼지고기 보쌈. 들깻잎·향나물 등을 얹어 쌈처럼 싸먹을 수 있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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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 바닷가 포장마차 분위기를 연출한 치즈 소라구이. 접시 밑에 드라이아이스를 채우고 뜨거운 물을 부어 온도차로 연기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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④ 으깬 감자와 약고추장을 샌드위치처럼 감싼 육포, 명이나물과 쌈무를 얇게 저며 어리굴젓과 함께 싼 양지수육 등의 애피타이저는 조약돌 위에 올렸다. 왼쪽 하얀 꽃은 물냉이꽃이다.

컨템포러리 레스토랑 ‘라망 시크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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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에서 구입 가능한 각종 식용 꽃과 허브로 요리도 하고 접시까지 꾸민 '라망 시크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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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회현동 레스케이프 호텔 26층에 있는 ‘라망 시크레’의 손종원 셰프는 미국의 유명 요리학교 CIA 출신으로 월드 베스트 50 레스토랑 1위를 차지했던 코펜하겐의 ‘노마’를 시작으로 샌프란시스코의 미슐랭 3스타 레스토랑 ‘퀸스’에서 수셰프를 역임했다. 손 셰프가 잡은 라망 시크레의 컨셉트는 자연과의 소통이다. 때문에 계절감을 살린 메뉴들을 만날 수 있다. 제철 식용 꽃과 허브를 이용하는 것은 기본. 손 셰프는 “식용 꽃은 종류에 따라 맛도 다르다”며 “한련화와 유채꽃은 매콤해서 해산물과 잘 어울린다”고 설명했다.

재밌는 건 애피타이저 ‘가든에서 온 작은 한입거리들’이다. 그릇에 잘게 부순 얼음을 채우고 그 위에 미니 당근·래디쉬·완두콩 등을 꽂았다. 손 셰프는 “작지만 싱싱한 식재료들을 (얼음)밭에서 손으로 뽑아먹으며 자연 그대로의 맛을 즐겼으면 한다”고 설명했다. 이 식재료들로 만든 애피타이저는 이후 놀라운 모습으로 식탁에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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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②, ③ ‘가든에서 온 작은 한입거리들’. 미니 당근은 얇게 저며 커피 버터크림에 장미모양으로 꽂았다. 래디쉬는 채를 썰어 키조개 샐러드 위에 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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④ 아스파라거스와 다양한 봄나물을 이용한 '봄나물 벨루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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⑤ 소렐과 한련화 잎을 올린 소르베. 소렐은 새콤하고, 한련화 잎은 매콤하다. 일반 아이스크림에 사용해도 재밌는 맛을 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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⑥ 피스타치오와 허브로 속을 채운 닭고기 요리. 프라이팬 주변은 로즈마리와 타임으로 꾸몄다. 봄에는 나물을 대신해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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