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6 (금)

LG전자 스마트폰 국내생산 접는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LG전자가 경기도 평택에 위치한 휴대폰 생산공장 가동을 올해 말 중단한다. 베트남 등 인건비가 저렴한 해외로 휴대폰 생산라인을 옮기는 것이다. 공장 이전 작업이 진행되면 제조부서 인원 800명 이상이 희망퇴직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24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국내 물량과 프리미엄 폰 중심으로 생산해오던 평택공장을 연말까지 폐쇄하기로 했다. LG전자는 한국·중국·브라질·베트남 등 4개국에서 스마트폰과 피처폰을 연간 3800만대 생산하고 있다. 이 중 평택공장 생산 물량은 10~15%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공장을 옮기려는 가장 큰 이유는 원가 절감이다. 최근 샤오미·오포·비보 등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이 가격 경쟁력은 물론 브랜드와 기술력을 무기로 글로벌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다. LG전자는 인건비가 상대적으로 높은 데다 자동화 공정이 덜 진행된 국내 공장을 운영하면서 어려움을 겪어왔다. 평택 스마트폰 라인은 2015년 준공된 베트남 하이퐁 공장으로 이전할 것으로 보인다.

베트남 임금위원회에 따르면 2019년 최저임금 기준 월급은 418만동(약 20만6000원) 정도다. 게다가 하이퐁에는 LG전자 휴대폰뿐 아니라 TV, 생활가전을 비롯해 LG 계열사 공장들이 모여 있어 시너지 효과와 생산효율을 극대화하는 데 유리하다.

LG전자 평택 휴대폰 라인 근무인력은 약 2000명에 달한다. 이 가운데 일부는 감축이 불가피하고, 나머지 인원은 가전사업부나 전장사업, 연구개발(R&D) 관련 부서로 이동될 전망이다. LG전자는 그동안 MC사업본부 인력을 타 사업부로 전환 배치해 몸집을 줄여왔으며 지난해 MC사업본부 소속 직원 수는 5년 전보다 절반 가까이 줄어든 4000명 선이다.

LG전자 MC사업본부는 2015년 2분기부터 2019년 1분기까지 16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 중이고, 누적 적자는 3조원에 달한다. 그나마 최근 프리미엄 스마트폰 비중이 늘고 일부 모델 판매 가격이 상승한 덕분에 약간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LG전자 평균 판매가격은 전년 대비 19% 상승했고, 공장 가동률 역시 95%를 넘어서 긍정적인 신호도 있다. 하지만 선진국 시장에서 스마트폰 보급률이 둔화되고 교체 주기가 길어지면서 공장 효율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LG전자는 "중국 업체들의 글로벌 입지 또한 점차 확대되고 있다"며 "일부 중국 업체는 고가 제품과 선진 시장 공략을 위한 브랜드·기술 투자를 강화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LG전자는 2005년에도 구로공단과 청주 등에 흩어진 휴대폰 공장을 평택으로 이전한 바 있다.

[이동인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