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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르포]"게임이 문화인 이유"… '2만명 게임축제' 넥슨 NDC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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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게임 지식 공유 콘퍼런스…올해로 13년째

3일간 2만명 참관 전망 "게임으로 한마음"

뉴스1

'2019 넥슨개발자콘퍼런스'(NDC) 셔틀버스를 타려는 사람들로 긴 줄이 섰다.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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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병진 기자 = 24일 오전 9시. 신분당선 판교역 4번 출구를 나서자마자 긴 줄이 늘어섰다. 모두 이날 경기도 성남 넥슨 본사 및 인근에서 열리는 '2019년 넥슨개발자콘퍼런스'(NDC)에 참석하려는 사람들이었다.

지난 2007년 넥슨 사내행사로 시작해 올해로 13회를 맞은 NDC는 국내 최대 게임 지식 공유 콘퍼런스로 업계의 핵심 기술과 노하우가 널리 공유하는 자리다. 공개행사로 처음 전환된 지난 2011년 7200여명이었던 참관객은 지난해 1만9000여명까지 늘었다. 게임업계 종사자, 대학생, 취업준비생, 언론인 등 참가자의 면면도 다양하다.

오는 26일까지 열리는 행사 첫날 열기는 상당했다. 행사 규모가 매년 커지며 올해 NDC는 인근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 GBI타워 등 5곳에서 동시에 세션을 진행하게 됐다. 그런데도 어느 행사장을 가든 강연을 들으려는 이들로 가득했다. 넥슨 관계자는 이날 참관객이 "1만9000여명이 방문했던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라며 "올해 첫 2만명 돌파가 무난할 것"이라고 말했다.

친구끼리, 직장 동료끼리 현장을 찾은 사람들이 많았다. 곳곳에 노란 티셔츠를 입은 자원봉사자 도우미 'NDC 서포터즈'가 안내를 맡아 혼잡함은 느껴지지 않았다. 손님도, 손님을 맞이하는 사람도 모두 얼굴에 웃음을 띠고 있었다.

NDC가 열리며 주변 상권도 때 아닌 호황을 누렸다. 이날 점심시간 인근 식당과 카페는 손님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날씨가 좋은 탓에 넥슨 사옥 야외에 마련된 테이블에서 식사를 하는 사람도 눈에 띄었다.

이날 오전 행사의 백미는 'NDC 아트북'이었다. 지난해까지 유상 판매됐던 아트북은 올해 하루 150명에 한해 선착순 무료 배포로 바뀌었다. 오전 9시30분으로 예정됐던 이벤트는 시작하기도 전에 150명이 넘는 사람이 몰리며 오전 9시에 조기 마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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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NDC 아트북 배포 현장. (넥슨 제공)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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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기조강연은 김동건 데브캣스튜디오 총괄 프로듀서가 맡았다. 그는 국내에 몇 안되는 이름 석자가 곧 브랜드가 되는 유명 게임 개발자 중 한명이다. 경력만 30년이 넘는다. 하지만 농담 섞인 그의 강연에 1년차 막내 직원도, 고등학생도, 베테랑 기자도 너나 할 것 없이 웃으며 한데 어우러졌다.

모든 강연이 끝난 뒤에는 Q&A 세례가 이어졌다. 주로 넥슨 또는 게임사 입사를 희망하는 대학생, 취업준비생의 질문이 많았다.

중앙대학교에서 디자인을 전공하는 고석현씨는 "업계 선배들로부터 실무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해 NDC에 왔다"고 밝혔다. 취업 희망자로서 게임 산업을 겨냥한 각종 규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그저 안타까울 뿐"이라고 했다.

한국의 게임 규제는 무겁다. 성인 기준 50만원의 온라인 게임 월 결제한도가 대표적이다. 최근 여성가족부는 밤 12시부터 오전 6시까지 청소년이 온라인 게임에 접속하지 못하게 하는 '셧다운제'를 오는 2021년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오는 5월 세계보건기구(WHO)가 게임중독을 질병으로 분류할 경우 규제 기조는 더욱 강화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날 익명을 요구한 한 학생은 "게임이 유해하다는 식의 얘기를 자주 접하긴 하지만 실제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다"며 "지금까지 주위에 게임이 나쁘다고 말하는 사람을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다른 학생은 "게임에 대해 선입견을 가지신 분들은 NDC에 직접 와보면 느끼는 게 많을 것"이라고 했다. 이날 NDC를 찾은 수천명 이상의 사람들에게 게임은 어느새 문화로 자리잡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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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건 데브캣스튜디오 총괄 프로듀서가 2019 NDC에서 '할머니가 들려주신 마비노기 개발 전설'을 주제로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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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b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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