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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9 (목)

북·러, 核·경제공조 스타트…크렘린궁 "25일 정상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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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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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첫 정상회담을 한다고 크렘린궁이 23일 공식 발표했다.

유리 우샤코프 외교담당 보좌관은 "(북·러정상회담은) 한반도 핵 문제의 정치적·외교적 해법에 집중될 것"이라고 핵심 의제에 대해 설명했다. 북한 노동신문도 같은 날 "김정은 동지가 러시아 연방 대통령 푸틴의 초청에 의하여 곧 러시아를 방문하게 된다"며 "방문기간에 김정은 동지와 러시아 연방 대통령 사이의 회담이 진행된다"고 보도했다.

북한 평양에서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까지 1180㎞다. 김 위원장이 또다시 철도 대장정에 나섰다.

그는 지난 2월 말 하노이 미·북정상회담 이후 약 50일 만에 다시 특별열차에 올랐다. 김 위원장은 블라디보스토크에 24~26일 머무르며 정상회담은 물론 경제·친선 행보를 펼칠 것으로 관측된다. 김 위원장을 맞이하기 위한 준비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현지발 소식도 속속 전해지고 있다. 23일 오전 11시에는 블라디보스토크 국제공항에 평양발 고려항공 여객기와 수송기 1대가 잇따라 도착했다. 블라디보스토크 시내에서는 김 위원장 전용차로 추정되는 마이바흐가 회담장으로 유력한 극동연방대학으로 들어가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러시아 유력 일간지 '코메르산트'는 김 위원장과 함께 방문단 230명이 전용열차를 타고 러시아를 찾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블라디보스토크 현지 언론매체 'VL.ru'는 "김 위원장의 전용열차가 두만강 위 철교 '우호의 다리'를 지나 24일 오전 11시께 러시아에 들어올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전용열차가 러시아 국경 하산역 검문소 인근 '러시아·조선 우호의 집'에서 잠시 멈춘 뒤 이날 오후 블라디보스토크 역사에 도착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일성의 집'으로도 불리는 러·조 우호의 집은 1986년 김일성 주석의 소련 방문을 앞두고 양측 우호를 기념해 북한과 국경을 맞댄 하산지역에 세워졌다.

도착 당일인 24일 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이 함께 만찬을 할 가능성이 있다.

회담 장소는 블라디보스토크 루스키섬 안에 있는 극동연방대가 확실시된다. 현지발 외신 보도 등을 살펴보면 지난 20일부터 극동연방대에 외부인 출입이 전면 차단됐다. 루스키섬 안에 있는 호텔들도 정상회담 기간에 이미 받았던 예약을 일방적으로 취소하고 예약금을 환불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22일에는 극동연방대 구내에 '환영합니다'라는 한글이 적힌 현수막과 북·러 양국 국기가 곳곳에 내걸렸다. 김 위원장은 이 대학 내 호텔에 여장을 풀 개연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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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위원장은 이번 북·러정상회담을 통해 대미 협상 재개에 앞서 중국은 물론 전통적 우방인 러시아를 든든한 원군으로 확보하는 데 주력할 전망이다. 러시아 측이 회담 핵심 의제로 '한반도 핵 문제의 정치·외교적 해법'을 언급한 점을 감안하면 양측은 미·북 협상 경색을 뚫기 위해 상호 조율된 협상카드를 마련하는 데 회담의 주안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한·미·중을 넘어 러시아까지 정상외교의 지평을 넓히겠다는 것이다.

엄격한 대북 제재의 활로가 될 북·러 간 경제·무역 관계 강화에도 공들일 것으로 예상된다. 러시아가 유엔 제재 예외를 받아낼 정도로 공을 들이는 나진·하산 프로젝트도 회담 테이블에 오를 수 있다. 안드레이 쿨리크 주한 러시아대사는 지난 22일 김연철 통일부 장관을 만나 남·북·러 3각 협력의 중요성과 의미에 대해 적극적으로 설명했다.

김 위원장의 방러 일정과 동선에 대해서는 다양한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코메르산트는 김 위원장이 2002년 블라디보스토크를 방문했던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묵었던 '가반' 호텔을 둘러볼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23일 현재 해당 호텔에 대한 예약과 투숙이 원활한 것으로 확인돼 김 위원장이 실제로 이곳을 찾을지는 미지수다. 이 신문은 김정일 위원장이 당시 방문했던 현지 유명 빵공장 '블라드흘렙' 등을 김 위원장도 둘러볼 예정이라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블라디보스토크 시내 러시아 태평양함대 군사·역사 박물관과 상트페테르부르크 소재 마린스키극장의 연해주 분관 등도 둘러볼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의 이번 러시아 방문에는 북한 노동당과 국무위원회 주요 인사들이 대거 동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외교 분야에서는 리수용·김영철 당 부위원장과 리용호 외무상, 임천일 외무상 부상(러시아 담당) 등이 포함되는 것이 자연스럽다. 최근 대미 협상에서 북측 '주포'로 떠오르며 주목받는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이 동행할지도 관심사다.

[김성훈 기자 / 임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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