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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8 (수)

[김주원의 여행사진 잘 찍는 법] 풍경사진? 상상력을 동원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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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핀란드의 여름 풍경. 소니 a7r3, 16-35mm 렌즈, f8, 1/250s, ISO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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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과 문학, 사진과 회화, 사진과 음악 간 조화를 생각해 본 적이 있나요? 꽃이 총총히 모여 있는 거리에서 음악의 선율을 느끼고, 바람이 부는 언덕에서 유화의 터치를 상상합니다.

좋은 풍경 사진은 있는 그대로 모습을 '잘' 담는 것이 아니라 작가의 상상력과 감수성이 결합한 사진을 말합니다. 모든 사진이 그렇지만 풍경 사진을 담을 때 핵심은 초점입니다. 무엇에 포커스를 맞춰 독자에게 이야기를 전할까. 그 초점 속에 여러분이 독자에게 전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숨겨 있습니다. 사진을 찍을 때 화면 안 주제가 되는 부분에 초점을 맞춰야 합니다. 중요도를 따져보거나 문학적인 상상력을 동원해 보세요.

◆ 상상력 하나, 나무를 통해 바라본 호수 풍경.

핀란드의 여름, 자동차 로드 트립 중 길에서 발견한 풍경입니다. 화면 양옆에 자작나무가 있지만 초점은 멀리 있는 풍경에 맞춰져 있습니다. 자작나무에 초점을 맞췄다면 뒷배경은 흐려졌을 것입니다. 이 사진은 화면 안 나무가 비중이 크지만 나무가 주제는 아닙니다. 문학적으로 풀어 보면 '나무를 통해 바라보는 아름답고 고요한 호수 풍경'이 주제가 되는 것입니다. 그러니 초점을 나무에 맞추지 말고 그 너머 풍경에 맞춰야 합니다.

◆ 상상력 둘, 시간을 중첩해 만든 자연의 붓 터치.

인간의 눈은 실시간으로 초점을 맞춰 세상을 보지만 시간의 흐름을 중첩해 세상을 바라볼 수는 없습니다. 다시 말하면 지난 기억이 우리 시각을 방해한다면 우리 삶은 오히려 혼란스럽게 느껴지겠죠. 하지만 사진은 시간을 쌓아 한 장으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 경기도 안성 목장에서 담은 이 사진은 약 30초 동안 장노출 기법으로 바람의 흐름이 담겼습니다. 마치 옅은 붓에 물감으로 칠한 듯 자연의 모습이 표현됐습니다.

◆ 상상력 셋, 아름다움을 뽐내듯 방긋 웃으며 손짓하는 꽃.

경남 함양의 한옥 담장 너머로 발견한 달맞이꽃이 그 아름다움을 뽐내듯 방긋 웃으며 손짓하는 느낌입니다. 초점은 당연히 장면의 주제가 되는 꽃인데, 유념해서 봐야 할 것은 조리개를 개방해 전면의 꽃과 배경까지 적절히 흐리게 표현한 점입니다. 담 너머의 아름다운 꽃을 몰래 훔쳐보는 느낌, 나만 알고 바라보고 싶은 느낌입니다.

◆ 상상력 넷, 같은 듯 다른 듯 닮은 풍경.

바다와 보리밭, 파도와 구름, 조개와 들판의 꽃. 전혀 다른 시간과 공간에 있는 이런 풍경들이 하나의 사진으로 모였을 땐 어떤 느낌일까요? 사진이 아니면 전혀 만날 수 없던 장면들을 한 프레임 속에 붙여 보는 시도를 한 적이 있습니다. 이상하게 어색하지 않고 그 어우러짐이 자연스럽습니다. 자연의 모습이란 어쩌면 겉모습만 다를 뿐 모두 하나의 요소로 이뤄져 있는지도 모릅니다.

※취재 협조 = 소니코리아

[김주원 사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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