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6.02 (일)

“멍청해 보여” 최선희, 볼턴 저격…미 “협상팀 변화 없어”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북-미 ‘하노이 노딜’ 이후 장외 신경전 팽팽

최 제1부상, “볼턴, 정상들 뜻 모르는지…멍청해 보여”

볼턴의 “북 핵포기 결정 징후 먼저 있어야” 발언 비판

폼페이오는 자신 겨냥한 교체 요구에 “변한 건 없어”

“내가 계속 협상 책임자…비건 특별대표가 노력 이끌 것”

<시엔엔> “문 대통령, 김 위원장에 건넬 트럼프 메시지 갖고 있어”


한겨레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북한이 연일 미국의 대북 라인을 직접적으로 공격하고, 미국은 이를 반박했다. 2월 말 베트남 하노이 2차 정상회담이 합의 무산으로 끝난 뒤 북-미가 장외에서 팽팽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은 20일 존 볼턴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비난하고 나섰다. 볼턴 보좌관이 지난 17일(현지시각) <블룸버그> 통신과 인터뷰에서 ‘3차 북-미 정상회담에 앞서 무엇을 보기를 원하느냐’는 질문에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기 위한 전략적 결정을 했다는 진정한 징후”라고 말한 데에 반격한 것이다.

최 부상은 <조선중앙통신> 기자의 물음에 답하는 형식으로 “지금 볼턴의 이 발언은 제3차 수뇌회담과 관련한 조미 수뇌분들의 의사에 대한 몰이해로부터 나온 것인지, 아니면 제 딴에 유머적인 감각을 살려서 말을 하느라 빗나갔는지 어쨌든 나에게는 매력이 없이 들리고 멍청해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볼튼의 이 답변에서는 미국 사람들의 발언에서 일반적으로 느끼는 미국식 재치성도 논리성도 찾아보기 힘들다”고 꼬집었다. 이어 “경고하는데 앞으로 계속 그런 식으로 사리분별 없이 말하면 당신네한테 좋은 일이 없을 것”이라고 특유의 날선 메시지를 날렸다.

최 부상은 “원래 우리는 볼턴 보좌관이 언제 한 번 이성적인 발언을 하리라고 기대한 바는 없지만 그래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라면 두 수뇌분들 사이에 제3차 수뇌회담과 관련하여 어떤 취지의 대화가 오가는지 정도는 파악하고 말을 해도 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모두 3차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용의를 공개적으로 밝힌 상태여서, 최 부상이 말한 ‘대화’는 공개되지 않은 친서 교환 등을 시사한 것일 수도 있다는 풀이가 나온다.

앞서 지난 18일에는 북한 외무성 권정근 미국국장이 <조선중앙통신> 기자와 문답 형식을 빌려 “일이 될만 하다가도 폼페이오만 끼어들면 일이 꼬이고 결과물이 날아가곤 한다”며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을 협상창구에서 교체할 것을 주장했다.

이에 대해 폼페이오 장관은 “아무 것도 바뀐 것은 없다”고 일축했다. 그는 19일 국무부 청사에서 미-일 외교·국방장관 회의을 마친 뒤 기자들이 ‘북한 요구대로 협상에서 빠지겠느냐’고 묻자 이렇게 답했다. 그는 “우리는 협상 노력을 지속하고 있고, 나는 여전히 그 팀을 책임지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분명히 전반적 노력을 책임지고 있지만 그것은 나의 팀일 것”이라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스티븐 비건 대북특별대표가 김 위원장이 지난해 6월에 한 비핵화 약속을 달성하도록 하기 위한 미국의 노력을 계속 이끌 것”이라고 말해, 대북 협상라인에 변화가 없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한편, <시엔엔>(CNN)은 19일 한국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문재인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건넬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를 갖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메시지에는 “현재의 행동 방침에 중요한 것들과 북-미 정상회담에 긍정적으로 이어질 것들”이 포함돼 있다고 <시엔엔>은 전했다. 소식통은 “김 위원장은 문 대통령이 트럼프 행정부와의 회동 이후에 무슨 말을 할 것인지 아주 아주 궁금할 것”이라며 “문 대통령은 스몰딜이든 빅들이든 좋든 나쁘든 무언가 일어나야 하며 과정이 지속가능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해왔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남북정상회담이 개최되면 (4월11일) 워싱턴 정상회담 결과를 비롯한 제반사항은 공유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김지은 이완 기자 jaybee@hani.co.kr

[▶네이버 메인에서 한겨레 받아보기]
[▶한겨레 정기구독] [▶영상 그 이상 ‘영상+’]

[ⓒ한겨레신문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