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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 등 돌린 20대 남성 지지율 되살릴 묘책은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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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그 보고서 내용이 궁금합니다. 혹시 입수하게 되면 저도 한 번 보여주세요.”

기자와 통화한 대통령직속 정책기획위원회 핵심 관계자의 말이다. 언론 보도를 통해 문건의 ‘존재’는 알고 있지만 자신은 본 적이 없다는 것이다.

언론 보도 문건이란 지난 2월 하순 보도된 ‘20대 남성 지지율 하락 요인 분석 및 대응방안’이라는 제목의 정책기획위원회 문건이다. ‘국민주권 2소분과’가 2월 18일자로 작성한 것으로 되어 있다. 논란이 된 것은 문건에 등장하는 몇몇 표현이다. 20대 남성의 지지율 하락은 여러 요인이 존재하는데, 문건의 몇몇 대목에서 정부의 페미니즘 정책이나 성평등 정책 때문에 지지율이 하락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는 것이다. 논란이 확산되자 정책기획위원회는 공식 보고서가 아니라고 해명했다. 정해구 정책기획위원장 보고용이라고 밝혔던 애초의 해명으로부터도 후퇴했다. 기자가 연락해본 국민주권 2소분과 몇몇 참가자들의 반응도 마찬가지다. “누가 작성했는지 모르겠다”며 입을 다무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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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7년 대선에서 문재인 후보와 민주당 유세단이 5월 8일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마지막 유세에서 청중들의 환호에 답하고 있다./권호욱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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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분석 정책기획위 보고서 논란 ‘파장’

“참 곤란한 것이 ‘페미 정권’이라고 비판하잖나. 그렇다고 우리가 페미 정권이 아니라고 이야기하는 것도 이상하고…. 실제 중요한 것은 ‘양성평등을 기반으로 공정한 기회를 보장할 것인가’라는 것인데….” 익명을 요청한 민주당 인사의 말이다.

이 인사는 세대별 ‘경험 차이’도 사안을 보는 데 다른 관점을 가져온다고 덧붙였다. “통계상 노동시장에서 20대 여성들의 취업이 더 많이 된다. 그런데 30대를 넘어 40대가 되면 승진이 안 되는 것이 문제다. 40대 이상은 이 문제를 체감한다. 그러다보니 공정성이나 기회에 대해 20대들이 보는 시각과 그 윗세대가 보는 시각에 차이가 있는 것이 아닌가.”

20대 남성의 지지율 하락 요인에 대한 내부 진단은 꾸준히 이뤄져왔다. 지난 4월 8일 민주당 현대화추진특별위원회는 국회에서 이원재 카이스트 교수를 초청해 ‘20대에 대한 이해와 접근’이라는 제목의 비공개 강연을 열었다. 당대표와 원내대표 등 의원 13명과 60여명의 당 관계자가 참여한 행사였다. 해당 행사를 보도한 <한국일보>에 따르면 지난 2월 청와대에서도 수석비서관·보좌관을 초청한 강연회가 열렸다. 앞서 정책기획위원회의 20대 남성 보고서 작성 때와 유사한 시점이다. 강연에서 이 교수가 역설한 것은 “20대 남성이 보수화된 것이 아니라 기득권이 된 진보 집권층이 20대 청년들에게 삶과 미래에 대한 전망을 제시하지 못한 것”이라는 내용이었다.

중요한 것은 등 돌린 20대 여론을 돌려세울 복안을 민주당이 갖고 있느냐는 문제다. 내년 4월 15일에 치러지는 21대 총선은 채 1년도 안 남았다.

지난 4월 15일 대전에서 기자를 만난 이 교수는 “현재 선거제도가 유지된다는 전제로 보면 20대의 지지 여부와 무관하게 내년 총선에서도 민주당이 이길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국의 인구구성 변화나 세대별 지지추이를 합산하면 그런 결과가 예상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민주당이 “변하거나 진보하지 않으면” 내용상으로는 패배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그의 진단이다.

그는 앞서 비공개 강연 프리젠테이션 파일에서 한 장의 사진을 제시했다. 2016년 총선 당시 문재인 당대표가 김종인 전 새누리당 국민행복추진위원장을 비상대책위 대표로 영입하고 함께 찍은 사진이다. “여기서 김종인이 어떤 인물이었다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줬다는 점이다. 표창원, 조응천, 김병관 의원 등 이른바 ‘민주당 어벤저스’라고 불렸던 영입인사들을 전면에 내세운 것도 마찬가지다. 변하기 위한 노력을 현재 총선 1년을 앞둔 여권이 과연 보여주고 있느냐는 점이다.”

경쟁적으로 친문을 내세우며 내부 기득권 다툼을 벌이고 있는 민주당에 대한 실망감이 반감으로 이어지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20대의 선택은 실망했다고 자유한국당으로 넘어가지는 않을 것이다. 투표에 참여하지 않는 형태의 반란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제일 높다.” 과연 그럴까.

현재의 여권에서 ‘20·30대 지지층 이반’을 문재인 정권 집권 1년차부터 줄기차게 주장해온 인사가 있다. <좌파 기득권과 진보의 몰락>이라는 분석서를 낸 김장수 제3정책연구소 소장이다. 그 역시 ‘20대 보수화’라는 진단은 틀렸다고 이야기한다. 그는 “20·30대, 특히 남성들의 경우 이념지향성은 별로 없다고 본다. 굳이 따지자면 실용주의적이다. 그리고 ‘꼰대문화’를 싫어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좌파 기득권’이라는 형용모순적 개념을 제기하는 이유는 ‘좌파 몰락’이 전세계적 추세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젊은 세대가 진보를 지지하는 것은 한국에서만 나타난 예외적인 현상이었다. 유럽 등을 휩쓸고 있는 반이민 정서도 포퓰리즘의 확산 결과라고 보는 것은 틀렸다. 진보좌파가 집착해온 PC(정치적 올바름)에 대해 반발로 나타나는 것이다. 젊은층이 실용적이라고 했는데, 정확히 말하면 경제적 이해관계에 민감한 것이다. ‘진보꼰대’는 자기의 이해관계와 맞물리면서 그것을 PC로 정당화했지만, 젊은층은 그 PC 논리 안에 관철되고 있는 기득권 이해를 간파한 것이다.”

현재의 젠더갈등의 배후에도 기득권 논리가 작동하는 것을 간파한 세대가 등장했다는 것이 김 소장의 주장이다.

청년 당 조직은 활발, 실제 참여는 적어

민주당은 외형적으로 청년정책과 관련한 준비를 많이 하는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에는 전국대학생위원회와 청년위원회·청년정책위원회 등의 조직이 활동하고 있다. 청년정책연구소나 청년1번가와 같은 플랫폼도 있다. 운영위 위원만 200명 수준이며, 집행부 운영진도 600여명이다. 253개 당 지역위원회 대부분에 청년위원회가 구성되어 있다. 여성위, 청년노동, 사회적 경제, 국제, 직능 등으로 나뉜 분과조직들도 있다. 대학에는 당 대학생위원회 지부들이 만들어져 있다.

당내 선거와 관련해서도 ‘청년 가산점제’와 ‘청년 할당제’와 같은 룰을 운영한다. 가산점제는 만 45세 이하 청년당원이 경선에 출마할 경우 15~25%의 가산점을 부여하는 것이다. 또 국회의원 10%, 광역의원 20%, 기초의원 30%를 청년에게 할당하도록 되어 있다.

그러나 원칙은 현실 앞에서 무력화된다. 장경태 민주당 청년위원장은 지난 총선 때 청년비례대표 경선에서 1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그에게 주어진 비례번호는 24번이었다. 당시 김종인 선대위원장의 결정이었다. 장 위원장의 전언이다.

“40대 후반에 기초의원 후보로 나오기 위해 공심위에 들어간 분의 경험이 생각난다. 공심위원을 맡은 국회의원이 ‘아직 젊은데 다음에 해도 되겠네’라고 말을 건넸다고 한다. 정작 그분은 38세에 국회의원이 되신 분이었다.” 그는 “아무리 ‘내 마음은 청년이야’라고 해도 장년이 청년을 대변할 수 없듯 단일대오를 형성하는 시대는 끝났다”며 “다양성의 가치를 반영하는 국회 공천의 혁신이 일어나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난 총선 때 청년비례 경선에 심사위원으로 들어갔다는 민주당 인사는 “단순히 20대 세대문제가 아니라 그들의 정서를 이해·소통하고 교감하는 능력이 중요하다”며 이렇게 덧붙였다.

“‘그자찍’이라는 말이 있다. ‘그래서 자유한국당 찍을래?’의 줄인 말이다. ‘20대가 그런다고 어디를 가겠느냐’는 얘긴데 아주 위험한 발상이다. 오만과 독선이다. 그동안 잘못해왔던 것, 관성과 당위에서 벗어나 솔직히 인정하고 내려놓는 것이 제일 먼저 필요하다.”

정용인 기자 inqb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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