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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특검 보고서 448쪽 중 8% 검은색으로 지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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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걸 삭제했나 - 여론 조작 등 수사 중인 사안… 민주당, 원본 전면 공개 추진

18일(현지 시각) 공개된 로버트 뮬러 특검 보고서는 전체의 8%가 검게 지워진 편집본이었다. 보고서 448쪽 중 내용을 파악할 수 없을 만큼 대부분이 지워진 곳도 20여 쪽에 달했다.

윌리엄 바 법무장관은 뮬러 보고서 중 검찰 조사가 진행 중인 내용, 수사 기법을 노출할 위험이 있는 부분, 대배심 심리 관련 문건, 프라이버시를 침해할 수 있는 정보 등 민감한 부분은 가리겠다고 밝힌 바 있다.

삭제된 내용은 대부분 보고서 초반 70쪽 내에 몰려 있다. 러시아 해킹 단체 '인터넷 리서치 에이전시(IRA)'가 소셜미디어 여론 조작을 통해 2016년 대선에 개입한 내용이나 러시아 국가 정보기관(GRU)이 민주당 관련 이메일을 해킹한 것을 다루는 부분이다. 반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특검 수사 방해 의혹을 다루는 후반부는 거의 편집되지 않았다.

가려진 내용 중 3분의 2 이상은 검찰 등 수사기관의 조사가 진행 중이라는 이유로 가려졌다. 뮬러 특검은 조사 중 러시아 대선 개입 의혹이나 사법 방해 혐의 이외에 14건의 법률 위반 혐의를 포착해 검찰 등 다른 수사기관에 넘긴 상황이다. 대표적으로 IRA의 여론 조작과 관련된 부분, 트럼프가 자신의 개인 변호사였던 마이클 코언과 나눈 대화 등이 향후 다른 조사를 방해할 수 있다는 이유로 보고서에서 삭제됐다.

조선일보

미국 법무부가 18일(현지 시각) 공개한 뮬러 특검 보고서 편집본 중 일부. ‘진행 중인 검찰 조사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Harming to ongoing matter)’라는 문구와 함께 내용이 검게 가려져 있다.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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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 기법을 노출할 위험이 있다'는 이유로 삭제된 부분도 상당수였다. 예를 들어 러시아 사업가 키릴 드미트리는 트럼프 대선 승리가 확정된 후 누군가에게 '푸틴이 이겼다'고 문자 메시지를 보냈는데, 누구에게 보냈는지는 수사 기법이라는 이유로 가려졌다.

미국 일간 로스앤젤레스타임스는 특검 보고서 448쪽을 아주 작은 크기로 줄여 홈페이지에 바둑판처럼 배열해놨다. 얼마나 많은 부분이 삭제됐는지 한눈에 보라는 것이다.

야권은 보고서의 지워진 부분에 핵심 증거들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의심을 보내고 있다. 민주당은 내달 1일까지 원본을 달라며 19일 법무부에 소환장을 냈다.




[원우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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