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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헌재, 진보4·중도3·보수2…사형제 폐지 등 영향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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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형배(54·사법연수원 18기)·이미선(49·26기) 헌법재판관이 19일 정식 임명되면서 새롭게 구성된 헌법재판소에 '진보·중도' 색채가 짙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따라 사형제 폐지나 군 동성애 처벌조항 폐지 등 찬반 의견이 갈리는 주요 사건에 대해 전향적인 판단이 내려질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우즈베키스탄에서 전자결재를 통해 두 헌법재판관 후보자 임명을 재가했다. 이 후보자의 주식거래 논란에 따른 여야 대치 국면에서 문 대통령이 임명을 강행하면서 헌재는 공백 없이 9인 체제를 이어가게 됐다. 특히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지명한 보수 성향의 조용호(63·10기)·서기석(66·11기) 헌법재판관 후임으로 진보·중도 성향의 인사가 임명돼 헌재의 이념 성향도 이전과 크게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이날 임명된 문 재판관은 법원 내 대표적인 진보 성향 법관으로 꼽힌다. 그는 진보 성향 판사들의 모임으로 알려진 '우리법연구회' 회장 출신으로 국회 인사청문회 때도 사형제를 폐지하고 임신 초기의 낙태를 허용해야 한다는 진보적인 소견을 밝힌 바 있다. 김명수 대법원장(60·15기)과 지난 8일 전국법관대표회의 의장으로 선출된 오재성 전주지법 부장판사(55·21기)도 이 연구회 출신이다. 이 재판관도 진보 성향 법관들의 학술단체로 알려진 '국제인권법연구회' 출신이다. 특히 노동법 전문가로 노동자 권리에 관심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통상임금 소송 등에서 사용자 측의 손을 들어주는 판결도 다수 선고해 진보보다는 중도 성향에 더 가깝다는 분석도 있다.

이에 따라 그동안 헌재 내 상대적으로 소수였던 진보적 견해가 힘을 얻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진보 성향 재판관으로는 문 재판관을 비롯해 유남석 헌재소장(62·13기), 이석태(66·14기)·김기영(51·22기) 재판관 등 4명이 거론된다. 중도 성향 재판관은 이 재판관과 이은애(53·19기)·이선애(52·21기) 재판관 등 3명, 보수 성향 재판관은 이종석(58·15기)·이영진(58·22기) 재판관 등 2명으로 분류된다.

이를 감안하면 사형제 폐지나 군 동성애 처벌조항 폐지 등 사회적 논란이 되는 주요 사건에 대한 헌재의 판단이 이전과 상당한 차이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한일 위안부 문제 합의 헌법소원 사건이나 국가보안법 등 각종 공안 관련 헌법소원 사건에서도 진보적인 견해가 더 많아질 수 있다.

[송광섭 기자 / 진영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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