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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5 (토)

文, '북한 비핵화' 언급 없이 "중앙亞 비핵화는 한국에 교훈과 영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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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은 19일 “중앙아시아의 비핵화 선례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평화정착을 이루고자 하는 우리 정부에게도 교훈과 영감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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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즈베키스탄을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오후(현지시간) 타슈켄트 시내 하원 본회의장에서 우즈베키스탄 상·하원 의원과 주요 언론이 참석한 가운데 우리나라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연설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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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은 이날 우즈베키스탄 의회 연설에서 “우즈베키스탄은 한국의 형제로서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를 적극적으로 지원해 줬다”며 이같이 밝혔다. 1992년 우즈베크와 외교관계가 수립된 뒤 김영삼ㆍ노무현ㆍ이명박ㆍ박근혜 전 대통령 등이 우즈베크를 방문했지만 의회 연설은 이번이 처음이다.

우즈베크는 핵보유국은 아니었다. 다만 카자흐스탄, 우크라이나, 벨라루스 등 소련 붕괴 후 남긴 핵무기를 비자발적으로 보유했던 주변국의 비핵화를 주도했다. 문 대통령은 이와 관련 “우즈베크는 1993년 유엔총회에서 중앙아시아 비핵지대 창설 방안을 제안했다”며 “주변 국가들과의 끊임없는 대화와 노력으로 마침내 2009년 중앙아시아 비핵지대 조약이 발효됐다”고 말했다.

당시 중앙아시아의 비핵화는 고농축 우라늄과 핵탄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을 미국으로 이전하는 조건으로 거액의 체제보장과 경제적 지원을 받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은 지난 14일 순방을 앞두고 “카자흐스탄의 비핵화 경험을 공유할 것”이라고 말했다. 카자흐스탄은 당시 4대 핵보유국이었고, 이번 순방의 마지막 방문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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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즈베키스탄을 국빈방문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오전(현지시간) 타슈켄트 영빈관 앞 광장에서 열린 공식환영식에서 샤브카트 미르지요예프 대통령과 의장대를 사열하고 있다. 강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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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비자발적 핵보유국이었던 중앙아시아 국가와 핵무기를 개발한 북한과는 상황이 다르다. 이 때문에 문 대통령도 이곳의 비핵화 과정에 대해 “교훈과 영감”이라는 표현을 쓰면서도 북한을 직접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다만 “우즈베크는 2000년 초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 사업에 7차례에 걸쳐 인력을 파견했다”고 말했다. KEDO는 북한의 핵시설을 해체하는 조건으로 한국형 경수로 발전소를 지어주는 사업이었다. 당시 우즈베크는 북한이 근로자 KEDO 사업에 투입된 북한 근로자의 임금을 월 550달러로 올려달라며 작업을 중단하자, 임금 150달러의 우즈베크 근로자 수백명을 파견해 사업 중단을 막는 역할을 한 적이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연설의 시작과 끝에 “앗쌀롬 알레이쿰(안녕하세요)”, “라흐맛(감사합니다)”이라는 우즈베크어를 사용했다. 연설에서도 ‘아몬드를 보호해 주는 것은 껍질이고, 사람을 보호해 주는 것은 친구’, ‘손님이 다녀간 집은 윤택해진다’는 등의 현지 속담을 인용하며 친근감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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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즈베키스탄을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오전(현지시간) 타슈켄트 영빈관에서 샤프카트 미르지요예프 대통령과 소규모 회담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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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문 대통령은 의회 연설에 앞서 미르지요예프 우즈베크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최근 한반도 정세와 정부의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정책에 대해 설명하고 우즈베크의 지지에 사의를 표했다. 회담을 마친 뒤에는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관한 공동선언에 서명한 뒤 양 정상 임석 하에 양국 각료들이 87건의 협정과 정부간 양해각서에 서명했다.

타슈켄트(우즈베키스탄)=강태화 기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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