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06 (월)

[조양호 회장 별세] 장남 조원태 한진칼 지분 2.34%뿐… 경영권 안정까진 먼 길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한진그룹 3세경영 본격화..조양호 회장 지분 17.84%
지분구조 어떻게 바뀔지 주목..그룹 당분간은 비상경영체제


파이낸셜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조양호 회장의 타계로 한진그룹의 3세 경영 체제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조 회장의 삼남매 중 나홀로 경영일선에서 자리를 지키고 있는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이 경영권 승계에 나설 전망이다. 장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차녀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 등은 회사 경영에서 손을 뗀 상태다. 향후 한진그룹 전반의 기업가치를 향상시키는 지배구조 개편 작업도 가속화될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기업 이미지 쇄신과 경영권 안정, 상속재원 확보 등 경영권 승계 전후로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녹록지 않다.

■불안한 지분구도 속 조원태 체제 부상

8일 재계 관계자들은 조 회장 별세 이후 한진그룹이 조 사장 체제로 굳혀질 것으로 내다봤다. 조 사장은 조 회장의 장남으로 대한항공 경영진 가운데 유일한 총수일가다. 지난 2003년 한진정보통신 입사 후 16년간 꾸준히 경영수업을 받으면서 경영 리더십을 쌓아왔다. 조 회장 역시 그룹 창립자인 조중훈 회장의 장남이다. 지난 2002년 부친이 세상을 떠난 다음해에 2대 회장직에 올랐다. 조 사장도 일정기간 준비를 거쳐 그룹 회장직을 수행할 것으로 보여 3세 경영의 막이 오를 전망이다.

한진그룹은 지주사인 한진칼→대한항공·한진→한국공항, 한진정보통신 등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갖추고 있다. 총 27개 계열사를 통틀어 조 회장이 보유한 지분은 한진칼 17.84%, 한진 6.87%, 대한항공 0.01%, 정석기업 20.64%, 한진정보통신 0.65%, 토파스여행정보 0.65%이다. 그룹 지배구조와 직결된 한진칼 지분의 향방이 경영권 승계와 맞물려 있다.

조원태 사장이 보유한 지분은 한진칼 2.34%, 한진 0.03%뿐이다. 조현아 전 부사장은 한진칼 2.31%, 한진 0.03%, 조현민 전 전무는 한진칼 2.30%, 한진 0.03%를 보유해 삼남매의 지분 차이가 거의 없다. 이에 따라 조 회장의 한진칼 지분 17.84%를 삼남매에게 어떤 비율로 상속할지가 최대 관심사다.

이 과정에서 조 사장의 모친인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의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다는 게 재계의 분석이다. 삼남매에게 균등하게 상속될 경우 중장기적으로는 그룹 경영권에 불안요소가 될 수 있어 조 사장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결정되지 않겠냐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경영승계가 확립되기 전까지는 당분간 '비상경영체제'로 그룹이 운영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이날 한진 측은 그룹을 비상경영체제로 전환하고 당분간 그룹 사장단회의에서 주요 현안을 결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재계 관계자는 "조 사장이 당분간 석태수 한진칼 대표, 우기홍 대한항공 부사장, 서용원 한진 대표 등 전문경영인들과 함께 그룹 경영을 이어갈 것"이라며 "계열분리 가능성은 열려 있지만 지주사인 한진칼과 그룹의 캐시카우(현금창출원)인 대한항공 등을 빼면 사세 확장을 기대하기 어려워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경영 안정, 상속세 재원 확보 과제

조 사장이 경영권 승계작업을 마무리하기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지분 이양과 이에 따른 상속세 재원 마련 등의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

조 회장이 보유한 지분의 가치는 한진칼 약 3100억원, 한진 330억원 등 총 400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현행 상속세율은 과세표준이 30억원을 초과하는 경우 최고세율 50%를 적용한다. 또한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은 할증세율 20%가 추가된다. 따라서 상속세율은 50%에 할증률 20%를 더한 60%까지 치솟는다. 이를 감안하면 조 사장이 조 회장의 한진칼 지분 등을 전량 상속받을 경우 2400억원 규모의 상속세 재원을 마련해야 한다. 조 사장이 보유한 한진칼 지분을 담보대출 받아도 규모는 400억원 내외다. LG그룹처럼 5년에 걸쳐 분할납부를 하더라도 대규모 상속세 납부는 큰 부담이다.

경영권 안정에도 주력해야 한다. 한진칼, 한진, 진에어, 정석기업, 한진정보통신, 한진관광 등 조 회장이 맡고 있는 6개사의 등기임원직을 조 사장이 이어받거나 후임을 결정해야 한다. 한진칼의 2대 주주(13.47%)인 KCGI가 지속적으로 정관변경, 감사선임 등 그룹 지배구조 개편을 요구할 것으로 보여 조 사장의 경영 리더십이 본격적인 시험대에 오르게 될 전망이다. 전반적으로 조 회장 공백 사태를 추스르고, 경영성과로 리더십을 입증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winwin@fnnews.com 오승범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