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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3 (금)

스페인경찰 "북한대사관 공격범, 돈 준 누군가에 내려고 과정 녹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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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한 집배원이 지난 13일(현지시간) 주스페인 북한대사관 앞에 서 우편물을 배달하고 있다. 마드리드=AP연합뉴스


지난 달 주스페인 북한대사관 습격범들이 자금을 대주고 침범을 주문한 누군가에게 녹화물 증거를 제공하기 위해 소형카메라(micro-camera)들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스페인 유력 일간 엘 파이스는 28일(현지시간) “수사관들에 따르면 범인들이 소형카메라들로 시청각물을 촬영했다” 보도했다. 그러면서 “경찰 소식통은 이 녹화물은 북한 지도자 초상화를 깨트리는 최근 워싱턴포스트 보도 영상과 다른 것이라고 했다”고 덧붙였다. 이 사건의 범인을 자처한 반북단체 천리마민방위는 홈페이지에 어떤 방에서 김일성·김정일 초상화 액자를 떼어 바닥에 내던지는 영상을 올린 적이 있다. 이 영상이 주스페인 북한대사관에 침입했을 당시 촬영한 것이라는 추측이 인 바 있다.

그러나 신문은 경찰을 인용, 천리마민방위가 선전용으로 홈페이지에 올린 이 영상과 다른 제2의 녹화물이 있다고 전했다. 특히 비용을 대고 범행을 지시한 누군가에게 작전 이행 증명용으로 제출하려는 목적으로 범행 과정을 찍은 영상이 있다는 것이다.

이어 스페인법원이 주범으로 지목한 에이드리언 홍창 관련, “수상한 회사 여러개를 소유하고 있고, 다양한 정보기관들과 접촉선이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홍창이 다른 나라에서 북한에 대항하며 폭력적으로 벌어진 사건들과 관련이 있는지도 수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스페인 경찰은 북한대사관 근처에서 홍창 소지품을 발견했는데, 가명으로 된 이탈리아 운전면허증이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신문은 이탈리아는 조성길 북한대사관 대사 대리가 지난 1월부터 잠적한 곳이라고 덧붙엿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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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스페인 북한대사관 관계자가 지난 13일(현지시간) 대사관 앞에서 기자들에게 사진을 찍지 말라고 하고 있다. 마드리드=AP연합뉴스


신문은 또 범인들이 “북한 핵·무기 프로그램에 대한 민감한 정보”를 찾고 있었다며 수사 소식통을 인용해 “소윤석 경제참사를 공격한 것도 그에게서 관련 서류와 파일들이 어디에있는지 말하게 하려는 것이었다”고 보도했다. 범인들은 주스페인 북한대사관의 유일한 외교관인 소윤석 경제참사를 지하로 끌고가 결박한 뒤 탈북, 기독교로 개종하라고 하고 거부하자 검은 봉지를 씌우는 등 협박을 했다고 알려진 상태다.

신문은 미국 중앙정보국(CIA)가 북한 핵프로그램을 모니터링하는 책임을 지고 있음에도 미국 연방수사국(FBI)를 접촉하러 미국으로 갔다고 보도했다.

스페인 수사팀은 이번 사건 수사 작전명을 ‘놀라움‘이라는 한국어에서 딴 ‘놀란(Nollan)’으로 지었다.

김예진 기자 ye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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