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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7 (화)

[단독] 르노삼성 노조파업 장기화에 유럽 물량도 스페인 뺏길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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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닛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물량 배정이 사실상 무산된 르노삼성자동차가 이미 배정받은 것으로 알려졌던 유럽 수출용 신차마저 스페인에 빼앗길 가능성이 커졌다.

24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도미닉 시뇨라 르노삼성 최고경영자(사장·사진)는 지난주 프랑스 르노 그룹 본사에서 열린 회의에 참석해 본사 경영진에게 "유럽 수출용 신차 물량을 스페인 바야돌리드 공장보다 르노삼성 부산공장에서 생산해야 한다"고 설득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시뇨라 사장의 이 같은 호소는 르노 경영진이 당초 부산공장에 배정하기로 했던 유럽 수출용 신차 물량을 바야돌리드 공장에 넘기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르노 본사는 부산공장이 신차를 생산할 설비를 갖추고 있다고 판단했지만 노조 파업이 장기화하고 임금 및 단체협약 협상이 결렬되면서 바야돌리드 공장을 대안으로 고려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본사는 파업으로 인한 비용보다 바야돌리드 공장에 대한 추가 설비 투자비용이 덜 든다고 판단되면 다음달 초라도 지체 없이 물량을 스페인에 돌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르노삼성은 국내 시장과 유럽에 수출할 신차로 SUV와 세단의 '크로스오버' 모델을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르노 본사의 지역본부 재편으로 르노삼성은 기존 아시아·태평양 지역본부에서 중동·아세안·호주·인도 지역본부 소속으로 바뀌었다. 르노-닛산 얼라이언스의 축인 일본 닛산자동차에서 수탁해 북미 지역에 수출하던 중형 SUV 로그도 오는 9월 생산이 종료된다. 지난해 르노삼성 부산공장이 생산한 22만여 대의 차량 중 로그 수출 물량은 절반에 가까운 10만7000여 대에 달한다. 르노삼성은 중동과 인도는 물론 유럽 등지에 수출하는 신차를 대폭 늘리지 못하면 연간 전체 생산물량 중 절반이 날아가며 사실상 국내 시장용 완성차 업체로 전락한다.

이런 가운데 협상 데드라인(3월 8일)을 이미 넘긴 르노삼성 노조는 이번주에도 주 3일, 주야 4시간씩 부분파업을 할 예정이다.

[이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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