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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4 (화)

불황전조 떴나…美국채 장단기 금리차 12년만에 최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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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경기 악화의 신호로 해석…모기지론 금리도 하락

연합뉴스

글로벌 경기둔화 전망이 지배적[이태호, 정연주 제작] 사진합성·일러스트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불황 전조로 여겨지는 미국 국채의 장단기 금리 차 축소가 다시 주목됐다.

미국 CNBC방송에 따르면 3개월 만기와 10년 만기 미국 재무부 채권의 금리 격차는 21일(현지시간) 오후 거래에서 0.05%포인트까지 줄었다.

미국 국채 3개월물과 10년물의 금리 차가 0.1%포인트 밑으로 떨어진 것은 2007년 9월 이후 12년 만에 처음이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에 목격된 장단기 금리 차 역전에 가까운 기현상으로 풀이된다.

장기채는 자금을 오래 빌려 쓰는 만큼 단기채보다 제시되는 수익률(금리)이 높은 게 통상적이다.

그러나 투자자들이 향후 경제 상황을 부정적으로 볼 때는 장단기 금리차가 줄어들고 심한 경우에는 역전 현상도 일어난다. 이 때문에 장단기 금리차 축소나 금리 역전은 경기 후퇴의 '전조'로도 여겨진다.

비스포크 인베스트먼트에 따르면 수익률 곡선으로 불리는 미국 국채 3개월물과 10년물의 금리 차는 최근 3천9거래일 연속으로 0.1%포인트를 상회해 이 부문 최장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장단기 금리 차 축소를 글로벌 금융위기의 충격에서 2009년 중반부터 회복을 시작한 경제가 이제 호황의 정점을 이탈하는 어두운 신호로 읽기도 한다.

비클리 어드바이저리 그룹의 최고투자책임자(CIO)인 피터 부크바는 "수익률 곡선은 시장 참가자들이 보는 것에 반응한다"며 "나는 글로벌 경기가 둔화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장단기 금리 차의 역전이 2차 세계대전 후 불황이 있을 때마다 나타난 흉조라는 점을 강조하며 금리 차 축소를 불안한 시선으로 바라본다.

그러나 벤 버냉키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처럼 불황의 전조라는 시각을 부정하는 이들도 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준은 수익률 곡선을 주시하지만 경제 건전성을 따지는 여러 지표 가운데 하나로 참고만 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연합뉴스

글로벌 경기 하락ㆍ세계경제 '잿빛' 전망(PG)
[이태호 제작] 일러스트



CNBC방송은 단기채 금리가 장기채 금리보다 높아지는 것은 현재 경제성장이 미래 경제성장보다 높을 것이라는 신호라고 설명했다.

연준의 주요 스프레드(채권금리 격차) 연구를 보면 장·단기채의 그런 관계를 가장 선명하게 반영하는 게 미국 국채 3개월물과 10년물이다.

연준은 전날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어 경제여건이 변하지 않는 한 가까운 미래에는 기준금리를 인상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미국 경제가 양호한 위치에 있으나 중국과 유럽 경기둔화에 따른 압력에 직면했다고 밝혔다.

연준은 이런 상황을 토대로 기준금리 동결, 보유자산 축소의 중단 계획을 밝히며 미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019년 2.1%, 2020년 1.9%로 하향 조정했다.

경기둔화를 예고하는 신호는 모기지론(부동산 담보대출)에서도 나왔다.

미국의 모기지론 관련 금융회사인 프레디맥은 30년 만기, 15년 만기 모기지론의 이자율이 13개월 만에 최저로 떨어졌다는 점을 주시했다.

30년물 모기지론 금리는 이날까지 일주일 평균이 4.28%로 작년 2월 1일까지 일주일간 집계된 4.22% 이후 최저였다.

같은 기간 15년물 모기지론 금리도 3.71%로 작년 2월 1일까지 일주일 이후 가장 낮은 주간 평균치를 나타냈다.

프레디맥은 모기지론이 금리 하락은 글로벌 경기둔화,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을 둘러싼 우려 때문에 채권금리가 떨어진 데 따른 결과라고 설명했다.

jang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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