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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8 (수)

인천 근대 건축유산 밀집 ‘관사마을’ 철거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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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9가구 규모 고층 조합아파트 신축 추진

인천부윤(시장) 관사 등 적산가옥 ‘수두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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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중구 신흥동에는 일제강점기에 지어진 인천부윤 관사가 있다. 부윤은 당시 인천지역 행정수장으로, 지금의 인천시장 격이다. 일본풍의 2층 석조 건물인 부윤 관사는 1966년 새 관사(현재 인천역사자료관)로 이전하기 전까지 인천시장 관사로 사용됐다. 지금은 개인이 소유하고 있다.

일제강점기 최대 실세였던 부윤의 관사 주변에는 일본 부호들이 주택을 많이 지었는데, 광복 이후 그들이 남기고 간 적산가옥 여려 채가 지금도 남아 있다. 이른바 ‘관사마을’로 불리는 이곳에 높이 29층 규모의 아파트 건립이 추진되면서 근대건축유산이 철거될 위기에 놓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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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중구와 인천도시공공성네트워크 등의 설명을 종합하면, 중구 신흥동 10-11 일대에 지하 2층~지상 29층 499가구 규모의 지역조합아파트가 건립 절차를 밟고 있다. 조합 쪽이 분양 허가를 신청한 이 일대는 인천부윤 관사 등이 있어 문화재위원회 심의가 필요한 역사문화환경보존지역과 일반미관지구가 일부 겹쳐 있다. 이 일대가 2종 일반주거지역으로 용적률이 250% 이하인데도, 해당 조합은 용적률을 441.14%로 높이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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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층 아파트가 들어서면 일부 적산가옥은 철거가 불가피하고, 1897년 지어진 인천 답동성당(사적 제287호)의 조망도 해칠 우려가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인천도시공공성네트워크와 인천시민사회사단체연대는 지난 20일 공동성명을 내어, 문화유산 보전 및 경관관리를 위한 대책 마련을 인천시와 중구청에 촉구했다.

이들은 “인천부윤 관사처럼 잘 보존된 적산가옥들이 몇 채나 남아 있고, 얼마나 가치 있는지 제대로 조사가 이뤄졌는지 의문”이라며 “아직 사업승인 전인만큼 관련 대책을 먼저 수립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들은 “앞서 인천시는 지난해 근대건축물들이 보존된 중구 옛 러시아영사관 터 인근에 29층짜리 오피스텔 건축허가를 부적절하게 내줘 관련 공무원들이 징계를 받기도 했다”며 “다시는 이런 과오가 없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정하 기자 jungha98@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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