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6.03 (월)

새 헌법재판관 ‘우리법’ ‘40대 여성’ 낙점 더 짙어진 ‘진보색’…헌법논쟁 가열될 듯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문형배·이미선 내정자

문, 인권 우선한 지역법관

이, 취임 땐 여성 3분의 1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헌법재판관으로 내정한 문형배·이미선 판사는 대통령 몫이어서 국회 동의가 없어도 임명할 수 있다. 두 사람이 취임하면 헌법재판소는 31년 역사를 통틀어 가장 진보적인 구성이라는 평가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또 최고 사법기관인 대법원과 헌법재판소 가운데 처음으로 여성이 3분의 1에 이르게 된다. 다음에 헌법재판관이 새로 취임하는 시기는 문 대통령 퇴임 다음해인 2023년이다.

이번 재판관 인선을 앞두고 지난주 청와대 관계자는 “다양성을 최우선에 두고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의 공언대로 문형배 부산고법 수석부장판사(54)는 서울에서 재판한 적이 없는 지역법관이다. 이미선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49)는 지방대인 부산대 출신에 1970년생 여성이다. 출신 지역은 문 내정자가 부산·경남, 이 내정자가 강원이다. 전체로는 충남 3명, 호남 2명, 서울, 부산·경남, 대구·경북, 강원이 1명씩이 된다. 성비는 남성 6명에 여성 3명, 대학은 서울대 7명에 부산대·성균관대가 1명씩이 된다.

문형배·이미선 내정자는 진보성향으로 평가된다. 문 내정자는 진보성향 판사모임인 우리법연구회 회장을 지냈다. 억울하게 정리해고당한 노동자들을 구제한 판결이 많다. 부산·경남 지역에서만 재판해 예민한 문제에서는 비켜 있었다. 온화한 성품이다. 이미선 내정자는 대법원 재판연구관으로 오래 일해 판결 성향이 뚜렷하게 파악되지는 않는다. 여성 권리를 보호하는 판결이 있지만 기존 판례에 바탕한 것이다. 여성인 박보영 전 대법관이나 이정미 전 재판관처럼 중도보수 성향을 보일 가능성도 있다. 남편 오충진 전 판사는 우리법연구회 소속이었고, 동생 이상희 변호사는 민변에서 활동하고 있다.

앞으로 헌재는 과거에 비해 전향적인 헌법 논쟁을 보여줄 가능성이 크다. 우선 문 대통령 몫과 대법원장 몫 재판관 가운데 5명이 문 대통령과 김명수 대법원장이 고른 사람들이다. 여기에 더해 국회 몫 재판관들도 전에 없이 보수색채가 약하다. 바른미래당 추천 이영진 재판관에 대해서는 “합리적이고 비판적”(이공현 전 헌법재판관)이라는 평가가 많고, 자유한국당 추천 이종석 재판관은 청문회 이후 한국당이 “잘못 골랐다”면서 후보 교체를 시도하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 추천 김기영 재판관은 양승태 대법원의 과거사 손해배상 거부 판결에 반대하는 판결을 했다가 고초를 겪었다.

이범준 사법전문기자 seirots@kyunghyang.com

최신 뉴스두고 두고 읽는 뉴스인기 무료만화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