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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미국과 동맹국 내편 네편 가르는 사이… 화웨이는 '스마일'[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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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메르켈 총리 "5G사업 입찰에 특정기업 배제 안해"/미국, 동맹국 말고 브라질 등 남미로 눈돌려/자국 내 화웨이 관련 수출 금지 조치 검토/화웨이는 1~2월 매출 급성장/런정페이 "우리 요새 튼튼해" 자신감

세계일보

독일이 ‘화웨이(華爲) 배제는 없다’고 재확인한 가운데, 미국은 화웨이에 대한 압박 수위를 계속 높이고 있다. 중국 기업 화웨이를 둘러싼 국가간 신경전이 계속되는 사이 화웨이는 매출 성장세를 이어가며 업계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다.

◇ 獨 메르켈 총리 “기회는 균등해야… 화웨이 배제 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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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지난 12일 벨기에 총리와 기자회견을 가졌다. 연합뉴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5G 네트워크 구축 사업에서 화웨이의 장비를 배제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다시 한 번 못 박았다.

19일(이하 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메르켈 총리는 이날 베를린에서 열린 글로벌 솔루션 서밋에서 “매우 민감한 보안문제를 공개적으로 논의하는 것과 특정 국가에 소속돼 있다는 이유로 한 기업을 배제하는 것 등 두 가지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화웨이의 장비에 백도어(back door)가 설치돼 있어 중국 정부를 위한 스파이 행위에 이용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하며 독일·영국 등 동맹국가에 “5G망 구축에 화웨이 장비를 쓰지 말라”고 요구한 것에 대해 독일은 ‘노(NO)’라는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이다.

이날 메르켈 총리는 “이미 많은 나라가 화웨이 장비를 쓰고 있고, 독일 연방정부도 단순히 특정 회사를 배제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모든 회사에 기회를 공정하게 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보안 문제는 중요하다며 화웨이 문제를 두고 ‘유럽 차원의 해법’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독일은 이날 5G 라이선스 경매를 시작했으며, 이에 앞서 모든 장비업체를 대상으로 보안 규정을 강화했다.

메르켈 총리는 지난 12일 샤를 미셀 벨기에 총리와 가진 기자회견에서도 “5G 보안 문제는 우리 정부의 중요한 관심사”라며 “우리 스스로 보안 기준을 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 미국, 브라질 설득 & 자국 기업에 ‘수출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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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연합뉴스.


미국은 ‘화웨이 보이콧’ 이슈와 관련해 유럽 등 동맹국들의 이탈 분위기가 감지되자, 이번엔 남미로 눈을 돌려 브라질에 ‘화웨이 문제의 심각성’을 경고했다.

미국 정부 관리들은 18일 워싱턴DC에서 브라질 정부 인사들과 만나 화웨이에 대한 미국의 입장을 전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9일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가졌다.

하지만 브라질 측이 미국의 권고를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브라질 정부는 미국과 중국의 분쟁에 끼어들고 싶어하지 않는다는 보도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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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독일, 영국 등 동맹국들의 이탈로 화웨이 압박전선에 차질이 생기자 미국은 자국 기업들을 상대로 화웨이에 대한 핵심 장비와 부품 등 수출 금지 조치를 고려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는 17일 전했다. 동맹국의 협조 없이도 화웨이를 곤혹스럽게 할 방법을 모색 중인 것이다.

그런가 하면 미국 미네소타대학은 최근 화웨이와의 관계를 끊겠다고 선언했다. 화웨이는 미국 내 많은 대학에 IT 분야 연구개발비용을 지원하고 있다. 미시간대학, 노스플로리다대학, 시카고대학, 펜실베이니아주립대학 등 7곳은 중국 공자학원과의 계약을 해지하기로 했다. 공자학원은 2004년부터 중국 교육부가 각국의 대학과 연계해 중국어와 중국 문화를 전파하기 위해 세운 비영리 교육기관으로, 현재 세계 138개 국가에 525곳이 운영되고 있다.

◇ 그래도 웃는 화웨이 “외부 시련에 흔들리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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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 설립자 런정페이 회장. 화웨이 홈페이지.


미국의 압박 속에서도 화웨이는 오히려 매출이 증가하는 호황을 누리고 있다.

18일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화웨이 창립자인 런정페이 회장은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러시아 과학자 모임에서 “올해 1~2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5.8% 늘었다”며 “이는 외부 시련에도 흔들리지 않고 회사 구성원들과 단결해 노력한 결과”라고 말했다.

화웨이의 지난해 매출은 1085억 달러(한화 약 122조원)로 전년 대비 21% 늘었다. 여러 국제적인 움직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올해 역시 매출 증가세를 보이고 있어 눈길을 끈다.

지난달 말 화웨이는 미국의 권고를 거부한 유럽과 중동, 아시아 국가들과 30건이 넘는 5G 장비 계약을 체결했으며 4만개 이상의 5G 기지국 장비를 수출했다고 밝혔다.

런정페이는 이런 성장세에 대해 “외부 압력으로 인해 오히려 요새 내부가 단단해졌다. 우리는 결국 승리할 것”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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