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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1 (화)

포항지진은 인재… "지열발전소 물 주입이 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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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연구단, 1년간 정밀조사.. "자연재해 아니다" 공식 결론
포항지진 정부 상대 손해배상 잇따를듯


파이낸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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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지진 지열발전소가 촉발 결론에 기뻐하는 시민단체
20일 서울 세종대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대한지질학회 주최로 열린 '포항지진과 지열발전의 연관성에 관한 정부조사연구단 결과발표 기자회견'에서 조사단이 지열발전소로 인해 포항 지진이 촉발됐다고 결론내리자 마정화 대한민국 독도사랑·포항지진 시민연대 회장이 기뻐하고 있다. 사진=김범석 기자 지난 2017년 11월 발생한 규모 5.4의 포항지진이 자연재해가 아닌 인재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인근의 지열발전이 지반을 약화시켜 큰 지진을 촉발했다는 지적이다. ’ 이에 따라 정부는 지열발전 사업을 허가해 인재를 야기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정부는 법원 판결에 따라 배상하고, 지열발전 사업과 관련해 절차에 문제가 없었는지 엄중히 조사하겠다는 입장이다.

이강근 포항지진 정부조사연구단장은 20일 서울 세종대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열발전소의 지열정을 굴착하고 이곳에 유체를 주입하며 미소지진이 순차적으로 발생했고, 시간이 흐르며 포항지진이 촉발됐다"고 밝혔다.

포항지진은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지진 중에서는 2016년 9월 경북 경주에서 일어난 규모 5.8 지진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컸던 지진으로 기록됐다. 산업통상자원부는 포항지진과 지열발전의 상관관계를 조사하기 위해 국내외 전문가로 구성된 포항지진 조사연구단을 구성하고, 지난해 3월부터 약 1년간 정밀조사를 해왔다.

연구단에 따르면 지열발전소에 지열정을 굴착할 때 이수(mud)가 누출됐고, 유체(물)를 주입할 때 압력이 발생해 포항지진 단층면에서 규모 2.0 미만의 미소지진을 일으켰다. 이 미소지진이 결국 규모 5.4의 본진을 발생시킨 것이다. 이 단장은 "'촉발지진'으로 자연지진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지열발전은 수㎞ 지하에 물을 넣고 땅의 열로 데운 뒤 이때 발생한 증기로 터빈을 돌린다.

포항지진이 지열발전 때문으로 결론 나면서 지열발전 사업을 허가한 정부는 난처한 입장에 빠졌다. 정부는 우선 지열발전을 영구 중단시킬 방침이다.

정승일 산업통상자원부 차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지열발전 상용화가 진행 중인 것은 이 건 1건"이라며 "이 건에 대해 관련절차에 따라 중단시킬 계획을 갖고 있다. 지열발전과 관련해 추가적인 계획이나 추진은 없다"고 설명했다.

이날 발표는 포항 시민들이 낸 소송에도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경북 포항지진범시민대책본부는 지열발전 프로젝트를 주관하고, 예산을 지원한 국가 등에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정 차관은 "(손해배상은) 법원 판결에 따를 것이다. 원상복구 비용은 재원 규모를 추산하고 있다"고 전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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