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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돈되는 분양] 토지 먼저 확보…석정도시개발의 새로운 주택조합사업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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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스마트시티 오산 광역조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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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주택자들의 주택 보유와 투기성 주택 거래를 원천적으로 차단하면서 주택시장이 실수요자 위주로 재편되고 있다. 이렇게 연이은 부동산 대책과 금융 규제로 일부 지역주택조합 아파트가 반사효과를 누리고 있다.

지역주택조합은 합리적인 가격으로 내 집을 마련할 수 있다는 강점으로 성장하고 있다. 특히 6·3 주택법 개정으로 지역주택조합의 발목을 잡던 사업 안정성 문제도 해결되면서 내 집 마련의 틈새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경기 오산에서는 토지 이용 동의서만 확보한 채 조합원 모집에 나서는 일반 지역주택조합과 달리 토지를 먼저 확보한 뒤 안정적으로 사업을 진행하는 현장이 등장하기도 했다.

◆ 토지 확보와 투명성 개선이 주요 과제

지역주택조합 설립인가와 사업승인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국토교통부 자료에 따르면 전국 지역주택조합 설립 규모는 2010년 4건 1364가구에서 2017년 36건 2만7978가구로 7년 새 9배 늘어났다. 가구 수 규모로 따지면 20배 이상이다.

지역주택조합은 집을 구하려는 수요자들이 모여(조합원) 공동으로 아파트를 짓는 사업 구조다. 일단 조합원들이 모여 땅을 구입해 사업을 진행해 마케팅 비용 등이 적게 들어 자연스럽게 분양가격이 경쟁력을 갖추는 구조다. 많게는 시세보다 20~30%까지 저렴한 수준으로 내 집을 마련할 수 있다.

하지만 토지를 제대로 확보하지 못할 경우 사업 진행이 무한정 지체되고, 추가 분담금이 발생하는 등 예상치 못한 문제가 따른다. 여기에 사업 과정에서 투명하지 못한 회계처리 문제도 빈번하게 발생하면서 지역주택조합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는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아 있다.

정부도 이런 문제점들을 개선하기 위해 주택조합의 투명성을 강화한 주택법을 제정해 2017년 6월 3일부터 본격 시행하고 있다. 조합의 회계감사를 강화하고, 관할 행정청에서 조합원 모집을 관리감독하게 되면서 사업의 안정성이 크게 향상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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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시티 오산 조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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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지 확보로 안정성 갖춰

이런 사업투명성 확보를 위해 다양한 움직임도 보인다. 경기도 오산에서 공급 예정인 '스마티시티 오산 금호어울림'의 시행사 석정도시개발은 사업 시작 단계부터 토지를 95% 확보한 상태에서 조합원 모집을 시작했다. 보통 조합원 모집에만 수년이 걸리는 지역주택조합 시장에서 채 2년도 되지 않아 사업 완성을 앞두고 있다.

경기도 오산시 양산동 95 일원에 들어서는 '스마트시티 오산 금호 어울림'은 지하 1층~지상 27층 21개 동에 전용면적 59~84㎡ 총 1999가구 규모인 지역주택조합 아파트다. 2017년 하반기 석정도시개발이 전 시행사의 부실채권을 정리하고 용지 매입을 통해 본격적으로 조합원 모집을 시작해 같은 해 11월 2일 조합설립인가를 완료했으며 올해 하반기 착공을 앞두고 있다.

또한 2년도 되지 않는 짧은 기간에 대부분의 조합원 모집에 성공했다. 90억원에 달하는 자체 자본금을 투입해 토지를 95% 확보한 상태에서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해 주택법 개정 이후 진행된 지역주택조합사업 중 수도권에서는 처음으로 설립인가 승인을 앞두고 있다.

이창섭 석정도시개발 대표는 "현재 지역주택조합 시장에서 설립인가 승인 조건에 해당하는 토지확보율 95%로 사업 시작 단계에 토지부터 확보한 사례는 찾아보기 힘들다"며 "지역주택조합은 집을 원하는 조합원 스스로 시행자가 되기 때문에 사업 초기에는 토지 확보를 위한 자금 조달이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또한 "석정도시개발은 지역주택사업 성공에 있어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토지 확보를 사업 초반에 해결하면서 이번 사업을 빠르게 진행할 수 있는 동력을 얻었다"며 "또한 업무 대행에 있어 모든 내용을 투명하게 공개하면서 지역주택조합 사업에 있어 가장 중요한 신뢰성을 확보했다"고 덧붙였다.

◆ 선 토지 확보, 후 사업 진행하는 지역주택조합

토지를 선 확보해 사업을 진행하는 방식은 일반 분양아파트 시장에서는 쉽게 볼 수 있지만 개개인이 사업시행자가 되는 지역주택조합 사업에는 쉽지 않은 방식이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토지 확보에 대한 어려움으로 전국 대부분의 지역주택조합 사업이 '단순 토지동의서'만으로 사업을 진행하는 경우가 흔하고, 막상 토지계약 단계에서 예상 외 변수로 추가 분담금이 발생해 논란을 빚는다.

이창섭 대표는 2016년 지방에서 900여 가구 규모의 지역주택조합 업무대행을 진행한 바 있다. 해당 사업은 토지계약 및 동의를 90% 이상 완료한 데다 지구단위계획 수립도 완료한 상태였지만 주택홍보관 오픈 3개월 만에 실패로 끝났다. 사업이 진행될수록 예상치 못한 변수로 조합원 피해가 우려됐기 때문이다. 특히 토지동의서만으로 사업을 진행하기에는 위험 부담이 너무 크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 경험을 토대로 이 대표는 사업 시행자의 신뢰성을 지역주택사업의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꼽았다.

이 대표는 "입주자 카페가 개설된 이후 지금까지도 조합원들의 질문에 직접 답변을 달고 궁금증을 명확하게 해소한다"며 "자신은 물론 직원들 스스로 조합원으로 가입한 점도 신뢰성을 더욱 굳건하게 만드는 방법 중 하나"라고 소개했다.

◆ "신뢰성 갖춘 시스템으로 지역주택조합 2.0시대 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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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는 현재 석정도시개발이 갖고 있는 조합권을 민주적으로 인계할 수 있는 새로운 시스템을 구상하고 있다. 지역주택조합의 본래 취지에 맞게 조합원 자체적으로 조합장선거관리위원회를 설립하고 투표를 통해 조합장, 임원, 감사 등을 선출할 예정이다.

이 밖에도 집단운영체제, 공동운영위원회, 자문위원회 등 조합 스스로 운영으로 투명성을 더욱 강화할 수 있는 지역주택조합사업 2.0시대를 열겠다는 포부다. 이후 석정도시개발은 업무 대행사 역할만 진행하게 된다.

이 대표는 "부동산 시장에서 지역주택조합 사업 성공은 어렵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지만, 소비자의 눈높이에 맞춰 안정성과 신뢰성을 분양자들에게 확인시켜주는 것이 성공으로 가는 지름길"이라며 "석정도시개발은 스마트시티 오산 금호어울림에서 확인한 경험과 신뢰를 자산으로 대단지 지역주택조합 사업으로 한 단계 도약하는 동시에 신뢰성 있는 회사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오산, 화성 등 인근에서 2차, 3차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규모는 각각 2000여 가구, 3000여 가구에 달하는 매머드급 단지로 지역주택조합사업의 가능성을 확인하는 단계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미연 디지털뉴스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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