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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1 (화)

[사설] SK의 소셜벤처 프로젝트, 군산 부활 불씨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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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 에너지 계열 기업인 SK E&S가 소셜벤처기업을 위한 거점을 전북 군산에 조성하고 도시재생사업에 나서기로 했다고 한다. '로컬라이즈 군산'이라는 이름을 붙인 프로젝트인데 민간 기업이 지역 도시재생사업을 주도적으로 하겠다는 점에서 신선하다. SK E&S는 군산 구도심 지역에 인큐베이팅 오피스를 만들고 청년 기업가들을 유치했다고 한다. 지난 1월부터 군산시 관계자와 주민을 대상으로 취지를 설명했고 2월에는 예비 기업가 선발을 진행했다는 것이다. 소셜벤처기업가들은 앞으로 1년간 군산에 특화된 관광 연계 사업과 홍보 콘텐츠 개발 그리고 지역 특산품 브랜딩 작업 등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한다니 결과를 지켜봐야겠다.

군산은 조선과 자동차 공장을 갖고 있던 전북 지역 내 드문 제조업 생산기지였다. 하지만 몇 년 새 가속된 제조업 침체와 맞물려 현대중공업 조선소와 GM대우 자동차 생산라인이 잇따라 폐쇄되며 지역 경제가 급속하게 위축돼 버렸다. 공장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잃으면서 음식·숙박업 등 서비스업도 줄줄이 문을 닫았고 인구 유출로 이어져 도시의 존폐를 걱정해야 할 지경에 이르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상황에서 민간 기업인 SK E&S가 소셜벤처기업 육성 프로젝트로 군산을 재도약시키겠다는 깃발을 든 것이니 반가운 일이다.

SK E&S는 이번 프로젝트에 스웨덴 말뫼를 벤치마킹했다고 밝혔다. 말뫼는 스웨덴 제3도시이자 조선산업의 중심지로 잘나가다가 조선업 몰락과 함께 노동자 수만 명이 일자리를 잃어 한때 죽음의 도시라는 오명까지 뒤집어썼다. 조선소 대형 크레인을 현대중공업에 단돈 1달러에 넘기며 이른바 말뫼의 눈물로 잘 알려졌다. 하지만 나락에서 벗어나 스타트업을 활성화하며 과감하게 주력 산업을 전환함으로써 도시 재생과 일자리 창출에 성공한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SK는 군산 구도심에 남아 있는 풍부한 역사 유산 인프라스트럭처를 활용해 문화와 관광 산업 중심지로 도시를 탈바꿈시켜 한국의 말뫼로 재탄생하는 데 일조하겠다는 것이다. 군산을 모델로 다른 지역에서도 각각 맞춤형 프로젝트를 계속 늘려간다고 한다. 그룹 차원에서 계열사별 사회적 가치를 키우는 작업의 일환이지만 침체한 지역 도시를 재생하는 불씨로서 소임을 한다면 기업의 사회적 역할을 각인시키는 최고의 길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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