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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8 (일)

직원들을 `섬기는` 사무실을 디자인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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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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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 인사이트-233] 성인 남녀가 하루를 가장 많이 보내는 공간은 어디일까? 대부분의 사람들에겐 사무실일 것이다. 그리고 일하는 공간이 어떻게 디자인되어 있는지에 따라 업무 효율성에 차이가 나타난다는 사실은 여러 연구조사를 통해 증명되어왔다. 때문에 '오피스 디자인'에 관심을 두는 회사가 점차 많아지고 있다.

하지만 사무실 디자인을 무조건 직원들이 원하는 대로 할 수는 없다. 현실적인 문제인 비용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비용 한계를 가장 많이 갖고 있는 신생기업(스타트업)은 어떻게 사무실을 꾸며 업무 효율성과 직원 만족도를 높일 수 있을까? 이에 대해 사무실 디자인 서비스 업체 스트롱 프로젝트의 최고경영자(CEO) 제프 포체판이 최근 경영전문지 Inc.에 '성공적인 스타트업이 따르는 사무실 디자인 규칙(Successful Startups Follow These Office Design Rules)'라는 제목으로 기고했다.

포체판 CEO는 회사의 가장 기본적인 요소(element)부터 생각해 사무실을 디자인하라고 조언했다. 바로 사람이다. 그는 "회사는 책상, 컴퓨터, 식당, 회의실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회사는 사람들로 구성된다"고 단언했다. 때문에, 열정을 갖고 열심히 일하는 사람을 원한다면 자사 직원들이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 듣고 알아야 한다고 포체판 CEO는 설명했다. 그 아무리 아름다운 디자인을 갖추더라도 직원들의 요구사항이 반영되지 않으면 결국 해당 계획은 실패로 돌아가는 것이다.

또한 포체판 CEO는 사무실 디자인을 통해 기업문화가 나타나야 한다고 말했다. 그 어느 누구의 설명 없이 오피스 디자인만으로 해당 회사의 기업문화를 고객사들이 느낄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는 의미다. 이렇게 디자인을 통해 기업문화를 보여준다면, 자사에서 일하는 직원들 역시 왜 다른 경쟁사 대신 해당 회사를 선택해 일하게 됐는지를 매일 상기시킬 수 있다.

포체판 CEO가 스타트업에 주는 두 번째 조언은 "트렌드를 따라가지 말라"다. 물론 최신 사무실 디자인 트렌드를 신생기업들이 참고하고 그를 통해 영감을 얻을 수는 있다. 그러나 이 역시도 자사 직원들을 '섬기는' 디자인이 아니면 소용없다.

예로, 몇 년 전 유행이었던 구글의 '열린 사무실(open office)' 디자인을 따라 개방형 공간 디자인을 선보인 회사들이 많이 있다. 그러나 모든 회사에 이런 열린 사무실 디자인이 적합하지는 않다. 오히려 개방형 공간이 해로 작용되는 경우도 있다. 사실 기업이 개방형 사무실 디자인을 도입하는 이유 중 하나는 직원들의 협동심을 더 키우기 위해서다. 칸막이 책상에 앉는 것보다 넓게 트인 책상에 앉아 '방해물' 없이 일을 하면 직원들이 더 자연스럽게 교류하며 협력할 수 있다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에단 번스타인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 교수와 스테판 터반 맥킨지앤드컴퍼니 애널리틱스 펠로는 공동 집필한 논문 'The impact of the 'open' workspace on human collaboration'에서 개방형 사무실이 오히려 직원들의 교류를 떨어뜨린다고 밝혔다. 예로, 연구진이 포천 500대 기업 중 칸막이형 사무실에서 개방형 사무실로 디자인을 바꾼 두 기업을 조사한 결과 해당 기업의 직원들이 이전보다 대면 교류를 하는 시간은 73% 줄었다. 대신 이메일 사용은 칸막이형 사무실 때보다 67% 늘었고, 인스턴트 메시지 사용은 무려 75% 상승했다. 번스타인 교수는 한 외신과 인터뷰하면서 "개방형 사무실 환경에서 소음이 늘어 직원들은 대면 교류를 하기보다 헤드폰을 끼고 타인들이 나를 보고 있다는 생각에 (조금 덜 바쁘더라도) 바쁜 척을 한다. 때문에 직장동료들에게 말을 걸어 방해하기보다 이메일로 대화를 나누게 된다"고 설명했다.

포체판 CEO의 세 번째 조언은 "직원들을 일반화하지 말라"다. 어떤 팀에 속해 있는지에 따라 직원들이 효율적으로 일하는 환경은 다르다. 예로, 데이터 분석을 하는 팀은 사람들이 방해를 하지 않는 환경에서 더 행복하게 일을 할 것이고, 영업이나 고객응대 담당 팀은 근처에 앉아 있는 다른 팀원들을 방해할까에 대한 걱정을 하거나 눈치 보지 않고 열린 공간에서 자유롭게 전화통화를 할 수 있는 환경을 추구할 것이다. 때문에 각기 다른 팀을 묶어서 한 공간에서 일하게 만드는 사무실 디자인이 아니라 팀마다 나눠 사무실을 디자인하는 것을 포체판 CEO는 조언했다.

[윤선영 기업경영팀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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