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출생자보다 사망자가 많은 영향
"청산에 200여만원" 대행사도 증가 ]
무덤 청산 중인 한 전문업체의 모습. /사진=다이니치도 홈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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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덤을 해체하는 중입니다.'
지난달 말, 일본 시즈오카현에 있는 한 묘지에 걸린 팻말 뒤로 일꾼 3~4명이 무덤을 파헤치고 있었다. 60대 한 남성이 자식들에게 부담주기 싫다며 고심 끝에 조상의 묘를 해체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그는 유골을 납골당에 안치할까 고민하다 바다에 뿌리기로 했다. 그는 자신이 세상을 떠날 때도 자신의 유골을 바다에 뿌려달라고 할 예정이다.
9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에서 저출산 및 고령화의 영향으로 무덤을 관리할 자손들이 줄고 있다면서, 이 때문에 무덤을 해체 및 처분하는 '무덤 청산' 서비스 이용건수도 크게 늘고 있다고 보도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태어난 사람보다 사망하는 사람의 수가 더 많은 상황이 계속되는 것이 무덤청산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 신생아수는 92만1000명 수준으로 3년 연속 100만명을 밑돌았는데, 사망자수는 2차 세계대전 이후 최다인 136만9000여명에 달했다. 출생자수와 사망자수의 차이는 매년 벌어지고 있다.
사이타마현에 위치한 미키와산업은 2017년부터 무덤 청산 대행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 업체는 약 1평 정도의 무덤을 청산하는 데 세금을 제외하고 25만엔(약 256만원) 정도의 비용을 받는다. 도쿄의 정성가격닷컴은 창업 3년간 매출이 매년 2배 뛰었다. 상담건수 역시 지난해 상반기 기준 전년 대비 2배 늘어난 1700여건을 기록했고, 지난해 전체로는 3700여건을 받았다.
무덤 청산은 미래를 미리 대비하려는 노인들의 신청 건수가 압도적으로 많다. 이온라이프라는 업체가 지난해 12월 지바시에서 연 무덤청산 관련 세미나에는 30여명의 노인들이 세미나실을 가득 메웠다. 2년 전 무덤 청산을 마쳤다는 80대 남성은 니혼게이자이신문에 "친척들과 몇 년 동안 논의해서 결정내린 것"이라면서 "자식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는 방식으로 빠르게 준비할 수 있어 마음이 가볍다"고 말했다.
강기준 기자 standar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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