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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6 (월)

[Tech & BIZ] 섬유조직으로 미세 먼지 거르고, 촉매 가열해 주변 유해물질 태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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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악의 미세 먼지가 전국을 뒤덮으며 공기청청기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GFK에 따르면 2016년 70만대(2208억원) 수준이던 국내 공기청정기 시장 규모는 지난해 180만대(7590억원)로 2년 만에 약 3배가 됐다. 미세 먼지가 더욱 심해진 올해엔 지난해보다 더 많은 공기청정기 제품이 팔릴 전망이다. 현재 국내 시장에 판매되는 공기청정기는 300여종 이상. 적용된 기술이나 작동 방식도 다양하다. 우리 집에 어울리는 공기청정기는 어떤 제품일까.

◇헤파필터보다 강력한 울파필터

일반적으로 가장 많이 팔리는 공기청정기 제품은 '헤파(HEPA·High Efficiency Particulate Air)필터'를 사용한 것들이다. 촘촘한 섬유 조직이 거름망 역할을 해 미세 먼지를 제거한다. 섬유조직의 틈보다 더 작은 미세 먼지 입자들은 정전기에 의해 필터 표면에 흡착된다. 보통 0.3㎛(마이크로미터)보다 큰 먼지와 세균 입자가 헤파필터에서 걸러진다. 1㎛는 100만분의 1m다. 대부분의 미세 먼지(10㎛ 이하)와 초미세 먼지(2.5㎛ 이하)를 걸러낼 수 있다.

헤파필터의 등급은 H단위로 표기한다. 숫자가 높을수록 거름망이 촘촘하다. 현재 공기청정기 시장에서 H13~H14의 헤파필터가 가장 많이 판매된다. 유럽 인증기준(EN1882)에 따르면 헤파필터 H13 등급은 0.3㎛보다 입자가 큰 먼지를 99.95%, H14등급은 99.995%까지 걸러낸다.

조선비즈

국내 공기청정기 업체 위닉스의 헤파필터. 촘촘한 섬유 조직이 미세 먼지를 거른다. /위닉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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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엔 헤파필터보다 더욱 청정력이 뛰어난 필터를 활용한 '울파(ULPA·Ultra Low Penetration Air)필터' 제품이 등장했다. 반도체 연구소나 병원 같은 사업장에서 주로 이용됐던 필터인데, 초미세 먼지 문제가 심각해지자 일반 소비자들을 위한 제품으로도 나왔다.

울파필터는 헤파필터보다 더욱 복잡한 섬유 조직으로 만들어져 0.1㎛의 먼지·세균까지 거를 수 있다. 울파필터의 U15 등급 제품은 0.1㎛ 이상 크기의 먼지 99.9995%를, U16 제품은 99.99995%까지 거른다. 가전 업계 관계자는 "울파필터는 청정 능력이 뛰어나지만, 전기 소비량이 많은 게 단점"이라고 했다.

◇품질 인증 마크와 정화 면적 꼭 확인해야

백금 촉매에 열을 가해 살균 반응을 일으켜 공기 중 유해 물질을 제거하는 '공기청정살균기'도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백금 촉매를 섭씨 250~390도로 가열하면 촉매가 주변 공기와 화학 반응을 일으켜 미세 먼지는 물론 휘발성유기화합물(VOCs)까지 태워 없앤다고 한다.

새로 지은 건물에 입주하기 전 실내 공기 온도를 높여 건축자재에서 나오는 유해 물질을 제거하는 '베이크 아웃(bake-out)'과 유사하다. 주기적으로 필터를 교체하지 않아도 돼 관리가 쉽고 유지 비용이 저렴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전기의 원리로 오염물질을 제거하는 '전기집진식' 공기청정기도 있다. 공기 중에 음이온 성분을 퍼트리면, 양이온을 띤 미세 먼지가 이와 결합하게 되며 무거워진다. 이를 빨아들여 공기를 정화하는 것이 전기집진식 제품의 원리다.

공기청정기를 고를 때는 포장 겉면에 한국공기청정기협회 인증 표시인 'CA'나 한국표준협회 표시인 'KS' 마크가 있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공기청정기의 성능은 청정 공기 공급률을 의미하는 CADR(Clean Air Delivery Rate) 지표로 확인할 수 있다. CADR 수치가 높을수록 실내 공기가 빠르게 정화된다는 의미다.

특히 공기청정기의 정화 가능 면적을 고려해야 한다. 넓은 공간에서 작은 용량의 제품을 사용하면 먼지 흡입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정화하려는 공간의 면적보다 1.3~1.5배 정도 용량이 큰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사용 중에는 필터 관리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코웨이 관계자는 "필터를 제때 교체하거나 청소해 주지 않으면 먼지가 필터를 막아 공기청정기의 성능이 떨어진다"며 "필터는 최소 1년에 1번 교체하고, 먼지필터를 보호하는 전처리필터는 2~4주에 한 번씩 청소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김충령 기자(chun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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