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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김정은 '내 아이들이 평생 핵 이고 사는 걸 원치 않는다' 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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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드루 김 전 CIA 센터장, 북·미협상 막후 공개 왜 / 작년 폼페이오 4차례 방북 동행한 ‘키맨’ / 北에 하노이회담서 유연함 촉구 메시지 / “北, 영변 핵 폐기 의향… 의제에 오를 듯” / ‘실험 중단·사찰·폐기·NPT 재가입’ 제시

앤드루 김 전 중앙정보국(CIA) 코리아미션센터장이 2차 북·미 정상회담 실무협상 지원 사격에 나선 모양새다.

김 전 센터장은 22일(현지시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자신의 자식들이 핵을 지닌 채 평생 살아가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며 핵 포기에 대한 강한 의지를 밝힌 발언을 소개했다. 이는 북한과 미국이 27, 28일 베트남에서 열리는 2차 정상회담에서 발표할 ‘하노이 선언’ 문안 작성을 위한 실무 협상을 벌이는 상황에서 나온 점을 감안할 때 북한이 비핵화에 대해 유연한 입장을 취해줄 것을 촉구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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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하는 앤드루 김 전 중앙정보국(CIA) 코리아미션센터장.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정부에서 대북 정책을 총괄하고 있는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북한을 4차례 방문할 때마다 매번 그를 수행한 ‘키맨’이었던 그가 지난해 말 퇴임한 뒤 처음으로 자신이 방문학자로 근무하고 있는 스탠퍼드대 월터 쇼렌스틴 아·태연구소에서 극히 이례적으로 공개 강연을 했다.

그는 지난해 3월 31일∼4월 1일 당시 CIA 국장이었던 폼페이오 장관과 처음으로 북한을 방문했을 당시에 폼페이오 장관이 김 위원장에게 단도직입적으로 비핵화 의향이 있는지 물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이에 “나에게 아이들이 있고 내 아이들이 핵을 이고 평생 살아가길 원하지 않는다”고 답변했다고 김 전 센터장이 전했다. 김 전 센터장은 “김 위원장의 발언이 뜻했던 것은 북·미가 70년 이상 적대관계였기에 그가 핵 야망을 포기할 수 있을 정도로 충분히 미국을 신뢰할 수 있게 북·미 양측이 따뜻한 관계와 믿음을 쌓는 데 집중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이와 관련, “김 위원장을 수차례 만난 한 정부측 인사가 김 위원장은 권력세습에 관심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제재완화만 이뤄진다면 완전한 비핵화 결단도 내릴 수 있다는 느낌을 받은 적이 있다고 말하는 것을 들은 적이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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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오른쪽)이 지난해 10월7일 평양을 방문 중이었던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백화원 영빈관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평양=노동신문·뉴시스


김 전 센터장은 한·미 연합 군사훈련에 대한 김 위원장의 발언도 소개했다. 김 위원장은 “한·미 연합훈련이 본질에서 방어적이라고 한·미가 주장하는 데 대해 이해하지만, 북한 주민들, 대중은 그 훈련에 대해 매우 공격적으로 느낀다”고 했다고 김 전 센터장이 전했다. 김 전 센터장은 그러나 북한이 대미 협상 테이블에서 한반도 비핵화 실현을 위해 미국의 전략 자산 한반도 인근 반입이 중단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북한은 또한 지난 10월 7일 폼페이오 장관의 4차 방북 당시에 영변 핵 단지 폐기 입장을 밝혔고, 이것이 이번 북·미 정상회담 추진 과정에서 심도 있게 논의될 것이라고 그가 설명했다. 김 전 센터장은 “미국 정부가 영변 핵 연구 시설이 폐기되면 그들의 핵무기 생산 능력이 상당히 감소할 것으로 평가한다”고 전했다.

김 전 센터장은 또 북한 비핵화 실현을 위한 ‘잠재적 로드맵’으로 핵·미사일 시험의 지속적인 중단→포괄적 신고 및 전문가 사찰→핵무기·운반체·핵물질 폐기→북한의 핵확산금지조약(NPT) 재가입 수순을 제시했다.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ku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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