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28 (화)

김정은에 줄 트럼프 선물은…'영변+α·종전선언' 맞교환 유력 [뉴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WP “종전선언으로 관심 끌것”/ 완전한 비핵화 가시권까지/ 경제·안보·정치 단계적 보상/

트럼프 참모들 비관적 시각 속/“내가 비핵화 이룰 유일한 사람”/ 트럼프는 文대통령에 자신감

세계일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차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제시할 ‘트럼프 카드’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 회담의 최대 변수는 북한의 비핵화와 관련한 김 위원장의 양보안보다 김 위원장에게 제시할 트럼프 대통령의 유인책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영변 핵 단지 폐쇄+α’를 얻어내는 데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상응해 김 위원장에게 새로운 북·미 관계 수립과 평화 체제 정착을 위한 ‘통 큰’ 선물을 안길 가능성이 제기된다.

2차 정상회담의 핵심 사안은 영변 핵시설에 대한 폐기와 검증이다. 영변 핵시설은 5㎿ 원자로를 통한 플루토늄 재처리와 고농축 우라늄 생산시설을 갖추고 있는 북한 핵개발의 심장부다. 영변 핵시설 폐기는 플루토늄 생산 중단과 핵무기 생산능력의 상당한 저하 조치로 평가된다. 미국 측은 이에 더해 ‘+α’를 원하고 있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핵 물질과 무기, 미사일 등 모든 대량살상무기(WMD)와 미사일 프로그램에 대한 동결을 반드시 관철시키려 하고 있다. 비건 특별대표는 ‘영변을 뛰어넘는 플루토늄 및 우라늄 농축 시설 폐기→포괄적 핵신고 및 전문가들의 사찰·검증→핵 물질과 무기, 미사일 등 WMD 제거 및 파괴’를 비핵화 로드맵으로 제시한 바 있다.

세계일보

세계일보

IMC, 손님 맞을 채비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사흘 앞둔 24일 베트남 하노이 ‘베트남·소련 우정노동문화궁전’에 마련된 국제미디어센터(IMC) 내부 모습. 정상회담 하루 전인 26일부터 3월1일까지 운영되는 IMC에는 내외신 취재진 3500명가량이 등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6월 싱가포르에서 개최된 1차 북·미 정상회담 때보다 1000명이 늘어난 것이다. 하노이=연합뉴스


세계일보

北실무단 영빈관 복귀 2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를 사흘 앞둔 24일 오후 미국 측 대표단과 의제 관련 실무협상을 가진 김혁철 북한 국무위원회 대미 특별대표(오른쪽)와 김성혜 통일전선부 통일책략실장(왼쪽)이 숙소인 베트남 정부게스트하우스(영빈관)에 들어서고 있다. 이들은 21일부터 나흘째 마라톤 실무협상을 벌였다. 하노이=연합뉴스


앤드루 김 전 중앙정보국(CIA) 코리아미션센터장은 지난 22일(현지시간) 스탠퍼드대 강연을 통해 미국이 북한에 줄 수 있는 ‘상응 조치’를 경제·정치·안보 등 3가지 분야로 나눠 제시했다. 경제적 인센티브로는 북한 은행의 국제 거래 제한 완화, 북한 수출·수입 제재 완화, 북한 경제구역 내 조인트벤처 제재 면제를 꼽았다. 정치적 상응 조치는 북한 여행 금지 해제와 연락사무소 개설 등 문화 교류, 김씨 일가 등의 블랙리스트 등재 해제와 북한의 테러지원국 지정 철회 등을 거론했다. 안보 인센티브는 종전선언 서명, 평화협정 체결 및 외교관계 수립 등을 지목했다.

뉴욕 타임스(NYT)도 같은 날 미 정부 당국자들의 말을 인용해 북한의 추가 핵실험 및 핵 물질 생산 중단 약속, 국제 사찰단에 핵 시설 개방, 일부 핵 시설 폐기의 상응 조치로 트럼프 대통령이 종전선언, 연락사무소 개설 방안을 제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세계일보

하노이 시내의 한 상점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얼굴이 인쇄된 티셔츠를 판매하고 있다. 하노이=연합뉴스


세계일보

모습 드러낸 트럼프 리무진 2차 북·미 정상회담을 나흘 앞둔 23일 베트남 하노이 JW메리어트 호텔에 미국 대통령의 전용 리무진 차량인 ‘캐딜락 원’(더 비스트)이 주차돼 있다. 하노이=연합뉴스


이에 따라 개성공단 재가동과 금강산관광 재개가 제재 완화 카드에 포함될지 주목된다.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 19일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북한의 비핵화 조치를 견인하기 위한 상응 조치로서 한국의 역할을 활용해달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에 이런 유인책을 한꺼번에 김 위원장에게 안겨주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석탄 등 수출 제한을 풀거나 유류 수입 한도를 확대하는 경제 제재는 선선히 포기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 전 센터장도 “대북 제재 완화는 최종적이고, 완전히 검증된 비핵화(FFVD)가 가시권에 들어왔을 때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폴리티코는 ‘슈퍼 매파’인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뿐 아니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도 북·미 협상이 진전되지 않고 있는 데 대해 좌절감을 표시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술책에 당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kuk@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 Segye.com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