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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정상회담 앞둔 트럼프·김정은… '노벨 평화상' 수상 노리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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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 "두 지도자 '노벨 평화상' 망상에 자로잡혀" / 쿼츠 "어떤 결과 나오든 트럼프는 승리 선언할 것"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7, 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리는 북·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노벨 평화상을 노릴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뉴욕 타임스(NYT)의 저명 칼럼니스트 니콜라스 크리스토프는 23일(현지시간) ‘트럼프·김의 노벨 평화상을 기다리며’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두 지도자가 노벨상을 받을 것이라는 망상에 사로잡혀 비핵화 딜을 잘할지 모른다”고 주장했다. 미국의 언론 매체 ‘쿼츠’도 이날 “트럼프 머릿속에는 노벨 평화상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한반도 문제 전문가인 스콧 스나이더 미 외교협회(CFR) 선임 연구원도 NYT에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 동맹과 노벨 평화상을 맞바꿀지 모른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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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 평화상의 유혹

크리스토프 NYT 칼럼니스트는 “트럼프와 김정은이 거울을 보면서 한 가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을 것”이라며 “두 사람은 노벨 평화상 수상자로 자신을 바라볼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아니었으면 제2의 한국전쟁이 발발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자신을 노벨 평화상 후보로 추천한 사실을 직접 공개하기도 했다. 크리스토프는 “트럼프가 자신을 위대한 한반도 평화 수호자로 여긴다”고 지적했다. 크리스토프는 북한도 역시 트럼프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노벨 평화상과 김 위원장의 수상 가능성에 깊은 관심을 보인다고 지적했다.

크리스토프는 “트럼프나 김정은이 노벨 평화상을 받으려는 망상에 빠져있고, 일반적으로는 지도자가 상을 받으려고 망상하는 것은 좋은 일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 안팎의 많은 안보 전문가들은 트럼프가 노벨상을 노리고, 주한미군 철수와 같은 성급한 약속을 할지 모른다고 우려한다”고 전했다. 그렇지만 이런 망상으로 인해 트럼프와 김정은이 서로 양보를 하고, 열렬하게 평화 프로세스를 추진한다면 이것은 바람직한 일이 될 수 있다고 그가 주장했다. 크리스토프는 “북한이 핵무기를 곧 포기할 가능성이 없다고 보지만, 세계를 보다 안전하게 하는 외교의 길이 열릴 수 있고, 우리가 이것을 실현할 기회를 잡을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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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FP연합뉴스


◆트럼프의 욕심

언론 매체 쿼츠도 “트럼프 대통령이 노벨 평화상을 원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이 매체는 “북·미 정상회담장에서 미국 대통령이 노벨 평화상에 어울리는 장면을 연출하려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매체는 “트럼프가 북한 인권 문제를 제기하거나 민주적인 개혁을 요구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매체는 “트럼프가 중대한 실수를 저질렀는지 아니면 북한 문제와 관련해 진전을 보았다고 허풍을 떨었는지 역사가 평가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쿼츠는 “정상회담에서 어떤 결과가 나오든 트럼프가 늘 하던 대로 틀림없이 승리를 선언할 것”이라며 “좋든, 나쁘든 트럼프의 눈은 노벨 평화상에 꽂혀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5일 백악관에서 기자들에게 “아베 총리가 내게 가장 멋진 편지 사본을 주었다”면서 “그것은 아베 총리가 노벨상을 주는 사람들에게 보낸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의 발언 이후 아베 총리가 궁지에 몰렸다. 아베는 그러나 중의원에서 “노벨위원회는 후보자와 추천자를 50년 동안 공개하지 않는다”고 즉답을 피했다. 아베 총리는 이어 보도가 사실이냐는 의원들의 추궁에 “사실이 아니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고 사실상 후보 추천 사실을 인정했다. 아사히신문은 트럼프 대통령이 비공식적으로 아베 총리에게 요청해 노벨 평화상을 추천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노벨 평화상을 받을 자격이 충분하다는 것이 문재인 대통령의 생각”이라고 가세했다.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ku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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