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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4 (화)

갑자기 조용해진 한국당 PK 연설회…김준교도 '90도 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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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부산=백지수 , 강주헌 기자] [the300](종합)'욕설 난무' TK 연설회와 다른 풍경…뒤쪽으로 물러난 '태극기'

머니투데이

적폐청산·사회대개혁 부산운동본부 회원들(오른쪽 단체)이 21일 부산 해운대 벡스코에서 열린 부산 울산 경남 제주 합동연설회장 앞에서 5.18운동 모독망언 3인 국회 퇴출 및 자유한국당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그 옆에서 한국당 지지자들이 각자 지지 후보의 선거 운동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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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열린 자유한국당 전당대회 3차 합동 연설회가 이전과 달리 조용해졌다. 소위 태극기부대로 불리는 일부 강성 당원들의 욕설과 소란 탓에 비난여론이 쏟아지자 당 지도부가 수습에 나섰다. 당원들도 자중하는 분위기다.

이날 오후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부산·울산·경남·제주권 당원들을 대상으로 열린 합동연설회는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와 달리 극렬 지지자들의 욕설이나 몸싸움 없이 시작됐다. 앞선 연설회에서는 주로 김진태 후보를 지지하는 태극기부대들이 5.18 망언 논란을 일으킨 의원의 제명을 촉구하는 진보 단체와 대치하기도 했다.

이날 풍경은 달랐다. 행사 시작 전 벡스코 앞마당에서 한국당 지지자들 사이로 역시 진보 단체의 집회가 열렸지만 충돌은 없었다.

현장에서는 태극기부대의 활동 자체가 평소보다 눈에 띄게 줄었다. 충돌에 대비해 경찰 8개 중대가 배치됐지만 빨간 옷을 입은 각 당 대표·최고위원 후보 지지자들은 각자 후보를 선전하는 활동만 했다. 김 후보 지지자들도 '3(기호) 김진태'라고 적힌 팻말을 들고 다닐 뿐 별다른 충돌을 일으키지 않았다.

행사장 내에서도 김 후보 지지자들은 무대에서 멀찍이 떨어져 자리잡았다. 이들은 1800여석의 일반 객석 중 맨 뒤편에 몰려 앉았다. 앞쪽에는 오세훈 후보 지지자와 황교안 후보 지지자, 최고위원 후보들 지지자 등이 차지했다. 이들은 각자 자기가 지지하는 후보가 연설할 때만 일어나 피켓을 들고 응원전을 펼쳤다. 집단적으로 욕설을 내뱉던 풍경은 사라졌다.

당 차원에서도 소란을 막기 위해 애를 썼다. 이날은 피켓을 든 지지자들이 앉을 객석에는 펜스를 쳤다. 무대 앞쪽으로는 각 지역 당협에서 추린 핵심 당원들을 앉히는 400여석 규모 내빈석을 마련했다.

전당대회가 '극우 난동' 측면만 부각되며 여론의 비난을 받자 당 내에서도 부담이 커졌다. 행사장에서 만난 한 중진 의원은 "태극기 세력에 여론이 좋지 않아 눈에 덜 띄도록 뒤쪽으로 보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회자도 충돌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서로 조금씩 배려하자. 품격을 유지해 달라"는 안내를 여러 차례 했다.

5.18 망언 의원 징계를 결정해 태극기부대로부터 항의를 받아 온 김병준 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에게도 이날은 욕설 대신 응원이 이어졌다.

김 비대위원장이 "야유가 나올 때마다 박수 소리로 야유를 덮어달라"며 "누가 이 당 주인이고 이 당 주인이 얼마나 합리적이고 당당하고 자신감 있는 당원인지를 여러분이 보여 주셔야 한다"고 말하자 박수와 환호가 나왔다.

김 비대위원장도 "대통령 탄핵까지 경험했다. 하고 싶은 얘기 수없이 많고 욕하고 싶은 것 수없이 있고 비판하고 비난해야 될 것이 수없이 있을 것"이라며 반발을 달랬다.

지난 연설회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저딴 게 대통령"이라는 등 욕설에 가까운 막말로 논란을 일으킨 김준교 청년최고위원 후보도 이날은 사과로 연설을 시작했다. 김 후보는 "젊은 혈기에 실수한 것으로 너그러이 어여삐 봐주셨으면 좋겠다"며 90도로 허리를 숙여 사과했다.

소란은 없었지만 문재인 정부에 대한 비판은 강했다. 한선교 전당대회 의장은 "우리 당 청년 후보가 문 대통령 탄핵을 말했다고 해서 문제될 것은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경남 지역 민심을 염두에 둔 듯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에 연루돼 구속된 김경수 경남지사를 언급하며 문 대통령의 책임을 주장하는 최고위원 후보들도 여럿 눈에 띄었다.

이날 황교안 후보는 '추락한 지역경제 살리기', 오세훈 후보는 '국민 인식과 함께 하는 탄핵 인정', 김진태 후보는 '계파 청산, 세대교체' 등을 각각 내세우며 당심에 호소했다.

부산=백지수 , 강주헌 기자 100jsb@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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