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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단독] 이해찬, 오늘 금투협과 비공개 회동...증권거래세 폐지 불붙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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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증권거래세 단계적 폐지 추진
정부는 "세수 감소 우려" 사실상 반대
실세 여당 대표가 ‘교통정리’ 나선 듯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1일 금융 투자 업계 고위 인사들과 여의도 모처에서 비공개 오찬 회동을 갖고 증권거래세 폐지 문제를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여당이 추진하고 정부가 사실상 반대해온 증권거래세 폐지에 진전이 있을지 주목된다. 그간 민주당은 "공정 과세와 금융 투자 활성화가 필요하다"며 거래대금의 0.3%를 과세하는 증권거래세의 단계적 폐지를 추진해왔다. 하지만 기획재정부는 ‘세수 감소’ 등을 이유로 증권거래세 폐지는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조선일보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지난 1월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를 방문, 증권사 ·자산운용사 사장단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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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와 금융 투자 업계의 만남은 지난달 15일 이후 한 달여 만이다. 이 대표는 당시 여의도 금융투자협회를 방문해 증권사 사장들을 만난 자리에서 "이제는 자본시장 세제 개편을 공론화할 시점"이라며 증권거래세 폐지 등을 검토하겠다고 했다. 당시 김태년 정책위의장은 "거래세 인하 또는 폐지 문제는 당정이 조속히 검토하고 결론을 도출하겠다"고 했었다.

앞서 민주당은 당 자본시장활성화특별위원회 위원장인 최운열 의원 주도로 향후 5년간 증권거래세를 단계적으로 폐지키로 했다. 또 여러 펀드에 투자해서 결과적으로 합산 손실을 봤음에도 그 가운데 일부 수익을 낸 펀드에 대해 세금을 내는 불합리한 과세 방식 등도 고치겠다고 했다. 이와 관련, 민주당 관계자는 "증권거래세는 폐지한 뒤 양도소득세로 일원화하고, 투자상품에 대해서는 손익을 통합 과세하는 것이 공정 과세와 투자 거래 활성화를 위해서 옳다"고 말했다.

하지만 기재부는 최근 ‘세수 감소’ 등을 이유로 들며 민주당에 "연구 용역을 통해 증권거래세 폐지 시나리오를 마련하고, 다른 세수 방안을 확보할때까지 논의를 늦춰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거래세를 폐지하면 연간 3조원 가량씩 세수 감소가 예상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에 대해 민주당은 "증권거래세 폐지로 인해 거래가 활성화되면, 세수가 늘어나는 효과도 동시에 나타날 것"이라고 해왔다. 당 일각에서는 "정부가 당의 요구를 거부하고 증권거래세 폐지 논의를 내년 이후로 미루려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왔다.

이해찬 대표와 투자 업계의 회동은 이처럼 당정이 증권거래세 문제에 이견을 보이는 상황에서 이뤄지는 것이어서 주목을 끌고 있다. 다만 당 관계자는 "이 대표가 지난달 금투협 방문 당시, 증권업계 CEO들과 식사 자리를 제안해서 미리 예정됐던 만남"이라고 했다. 회동에 참석할 예정인 최운열 의원도 본지 통화에서 "딱딱한 간담회라기보다는 당과 투자 업계가 허심탄회한 생각을 나눠보는 자리가 될 것 같다"고 했다. 그러나 이날 당 안팎에서는 "실세 여당 대표가 당정 간 이견에 대해 ‘교통 정리’에 나선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민주당은 이날 수렴된 의견 등을 바탕으로 오는 22일 자본시장특위 전체회의를 열고 증권거래세 개편과 손익 통합 과세 문제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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